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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상헌의 하제별곡] XX가 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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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상헌의 하제별곡] XX가 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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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2.09.27 10:0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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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상헌 언어철학자·시민사회신문주간

‘엑스엑스’라 읽자. 윤석열 대통령 말의 ‘✕✕’가 뭐지? ‘정당인’ 이준석 씨가 공개한 윤 대통령 말 ‘이✕✕ 저✕✕’와 같은가? 

상식적으로는 둘 다 ‘새끼’인 것 같다. 다른 말이란 주장도 있다. 다만 설득력 있는 정식 발표가 없으니 소문은 꼬리에 꼬리를 물 수 밖에. 

언론이 윤 대통령 말이라며 글자로 옮긴 (처음) 문장은 다음과 같다. 

“국회에서 이 ✕✕들이 승인 안 해주면 바이든(조 바이든)이 쪽팔려서 어떻하나.”

김은혜 홍보수석은 맥락으로 볼 때 저 발언의 ✕✕는 미국 국회가 아닌, 우리나라 국회를 말한 것이었다고 했다. 

해외에선 이미 ‘한국 대통령이 미국을 모욕했다.’는 취지의 기사가 파도치고 있다. (맥락으로 볼 때) 그런 해석의 가능성 또는 개연성, 충분하다.

그녀는 “국회에서 이 ✕✕들이 승인 안 해주고 ‘날리면’ 쪽팔려서 어떻하나.”였다고 ‘발표’했다. ‘바이든이’가 아니고 ‘날리면’이라는 것도 주목할 대목. 이렇게 읽어야 외교적 자해(自害)가 아니라고 하는 뜻도 그 실(室)에서 나왔다. ‘애국적 지침’이니 따르라는 건가. 

만질수록 커지는 것, 좀 눙치는 분위기의 야릇한 농담이 요즘 ‘술안주’다. ‘거짓말 거짓말 거짓말’이란 신문의 제목 생각난다.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의 경찰발표를 비판한 글이었다.  

홍보기술 잘못 써서 한미 양국의 국회에게 욕설을 보낸 꼴이 됐네 그려. 진실 아닌, 재주로 말(언어)을 다루면 금세 파탄난다.

해외 언론도 그 ‘✕✕’가 (영어로) 어떤 뜻(단어)인가를 두고 ‘연구’를 많이 한 듯, BTS 오징어게임 말고도 ‘한국 붐’은 여러 분야에서 짱이다. 그 궁리, 세 갈래다.

1번, ‘사노바비치’는 주한미군 등 젊은 외국인들 활개 치는 서울 한 지하철 노선에서 쉽게 듣는 ‘son of a bitch’다. ‘암캐’ 또는 ‘개 같은 년’의 뜻인 비치(개)의 새끼라니 독한 말일세. ‘새끼’를 아들(son)이라 부르면 어감 달라지니 ‘사노바비치’라는 아들로 부른 듯.

2번, ✕✕를 fucker(퍼커)라 했다. 한 신문은 ‘바보 같은 놈’이라고 (사전에 나왔다고) 썼지만, 사기치지 마라. ‘쉬발’이다. ‘지미쉬발’도 있다. ‘mother fucker’다. ‘퍽’은 성교(性交)의 비속어다. 방송에서 ‘마더퍼킹’ 어쩌고 하는 랩 흉내 내는 중학생을 본 적 있다. 뜻을 알까?

3번, ‘머저리’(idiot 이디어트)라는 번역은 차라리 ‘품격’이 있다. ‘그래도 한 나라 대통령인데’ 라며 한 자락 접어준 배려로도 보인다.

세상 대부분 사안은 ‘생각의 틀’인 말로 정리된다. 말이 가진 여러 성질의 영향을 피할 수 없다. 언어철학이란 다소 생소한 분야의 의미를 시사(示唆)하는 것 같다.

‘말로써 말이 많으니 말을 말까 하노라.’라는 시조를 떠올린다. 말은 눈사람 굴리듯 더 큰 말을 부른다. 잘 들어보니 ‘새끼’도 ‘바이든’도 아니더라는 충성 경쟁, 세금 내는 국민이 안쓰럽다. ‘정치적’이라고 호도하지 말라, 상식의 문제다. 그만 만지고, 다 내려오라. 

[전국매일신문 칼럼] 강상헌 언어철학자·시민사회신문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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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022-10-07 22:24:04
어떻하나 기자수준 알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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