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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노믹스 타산지석 삼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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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노믹스 타산지석 삼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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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6.04.12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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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화 대비 엔화 환율이 장중 한때 110엔 선이 무너지면서 일본 엔화의 가치가 1년 6개월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엔화 가치가 일본이 양적완화를 본격 확대한 2014년 10월 이전 수준으로 되돌아가면서 '돈풀기→엔화약세→수출 확대→임금인상→소비확대'로 이어지도록 설계된 아베노믹스가 약발을 다했다는 평가를 낳고 있다. 세계경제 성장이 둔화하는 가운데 아베노믹스가 휘청거리면서 일본에선 다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경제전문가들은 대표적 안전자산인 엔화가치 급등은 전통적으로 세계 경제와 글로벌 금융시장에 좋지 않은 전조라며 한국경제의 동반 타격 가능성에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잃어버린 20년'으로 불리는 장기침체에서 탈출하기 위해 2013년 4월 1차 양적완화를 단행한 데 이어 2014년 10월 2차 양적완화를 실시했다. 아베노믹스는 나랏돈을 풀고, 금리를 낮춰 엔화 가치 하락을 유도해 수출을 증대시킴으로써 경제를 활성화하고 고용을 확대하겠다는 것이었다. 지난해 하반기까지만 해도 아베 총리의 재정확대, 금융완화는 효과를 내는 듯했다. 지난해 말까지 3년 동안 일본의 주가는 약 2배 오르고, 실업률은 3% 초반대로 떨어졌다. 그러나 최근 '엔고' 망령이 다시 살아나면서 아베노믹스의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세계 경제 불안으로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엔화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11일 오전 현재 달러화 대비 엔화환율은 107.63엔까지 떨어져 1년 6개월 만에 최저치를 다시 썼다. 달러화 대비 엔화 환율 하락은 엔화 가치 상승을 의미한다. 연초부터 중국 증시와 위안화 가치는 폭락하고, 유럽 은행권의 건전성에 우려가 제기되면서 안전자산인 엔화에 뭉칫돈이 몰렸다. 여기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춰 달러화 약세에 속도가 붙자 엔화 가치는 더욱 고공행진 했다. 잇단 양적완화와 마이너스 금리 도입에도 엔화 가치가 내려가기는커녕 올라가자 아베노믹스가 결국 좌초 위기에 처했다. 일본 기업들의 경기 전망은 악화하고 있으며, 잃어버린 20년은 잃어버린 30년이 될 것이라는 비관적인 예측이 고개를 들고 있다. 아베노믹스는 돈을 아무리 찍어대 봤자 근본적인 구조개혁이 없이는 경제가 살아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 미국이 과감한 양적완화로 경기 회복의 계기를 마련한 것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상당한 부채를 감축하는 등 구조개혁을 단행했기 때문이다.
우리 경제가 심각한 위기 국면이라면 금리 인하나 재정확대, 발권력을 동원한 양적완화 등 다양한 금융 완화정책을 구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양적완화와 같은 극단적 처방은 다른 정책의 여력이 없는 특수 상황에 국한해 실시하는 것이 어떨까 한다. 따라서 이런 정책은 진지하고 심도 있는 논의를 통해 결정해야지 선거 공약으로 불쑥 내놓을 사안은 아니다. 구조개혁 없는 돈 풀기로는 경제를 활성화하는 데 한계가 있고, 부작용을 누적시킨다는 것을 아베노믹스는 시사하고 있다. 우리 경제의 불황 역시 구조적인 문제라면 단순히 돈 풀기로 해결할 수는 없다는 지적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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