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원당 2000만 원 이상...건설사, 조합 측에 "소송 제기" 내용증명도
시공사 "인분 관련 민원접수 없어...자재값・인건비 상승으로 공사비 올라"
"내용증명 절차상 보낸 것...조합 측과 협의 계속 이어갈 계획" 해명
입주 시작 이틀 만에 옹벽이 무너져 논란이 된 인천 신축 아파트에서 이번엔 여러 세대에서 인분이 나왔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또 사전점검 당시 하자만 무려 1만 6000건이 확인돼 입주예정자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11일 지역주택조합사업으로 건설된 인천 미추홀구 용현동 모 아파트 입주예정자들에 따르면 지난 3월 30일부터 지난달 2일까지 이뤄진 전체 372세대의 사전점검 전후로 일부 세대 실외기실과 화장실 등에서 인분이 나왔다.
입주 예정자들은 한 곳에서는 화장실 타일에 인분이 말라붙은 채 발견됐고, 다른 세대에도 변기에 볼일을 본 뒤 처리하지 않은 흔적이 남아 있었다고 전했다.
이 중 한 세대에서는 사전점검 이후인 지난달 28일에도 인분 흔적이 발견됐다는 주장이다.
인분은 다용도실, 보일러실, 복도 등에서 나왔다. 조합원 인터넷 커뮤니티는 총 4세대에서 인분을 확인했다.
아파트 입주 예정자 A씨는 "공사 현황을 보기 위해 조합에서 현장 방문을 요청해 사전점검 전후로 집 내부와 공용시설을 둘러봤는데 누군가 볼일을 보고 그대로 놔둔 모습이 여러 세대에서 발견됐다"며 "실외기실에 있던 인분 흔적은 실외기가 들어올 때쯤에야 뒤늦게 치워졌다"고 말했다.
또 입주 예정자들은 지하주차장과 실내 공용시설 천장에서 물이 떨어지고 전기합선으로 천장 전기선이 터지는 등 각종 하자도 잇따르고 있다고 주장했다.
입주 예정자들은 아파트 사전점검에서 모두 1만6천건의 하자가 접수됐으며, 이는 세대당 평균 43건이라고 설명했다.
이 아파트에서는 지난 5~6일 비가 내린 후 아파트 곳곳이 누수 몸살을 앓았다. 지하 주차장과 피트니스센터엔 떨어진 빗물이 고였고 세대 내 보일러실에서도 누수 흔적이 발견됐다는 게 조합원들의 주장이다.
이에 앞서 지난달 28일엔 배관이 터지면서 엘리베이터가 물에 잠기기도 했다.
입주 시작 이틀만인 지난 6일에는 길이 20m, 높이 1m 규모의 옹벽이 무너지기도 했다.
이 사고로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아파트 옆 단지의 조경시설과 바닥이 파손됐다.
건설사는 공사비 증액을 요구하고 있다. 조합과 약 580억 원에 도급계약을 체결했지만 입주시기가 다가오자 56억 원을 더 요구하고 나섰다. 조합원당 2000만 원을 넘게 부담해야 한다.
건설사는 조합 측에 관련 공문을 네 차례 보냈고 조합이 협의에 응하지 않자 ‘소송을 제기하겠다’는 내용증명을 보냈으며, 조합원들은 "말도 안 된다"며 반발하고 있다.
시공사 관계자는 "사전점검 이후 인분 관련 하자나 민원을 접수한 세대는 없었다"며 "자재값과 인건비 상승으로 공사비가 올랐지만 전체 공사비의 40%만 받아 하청업체에도 비용을 주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공사비 증액 관련 내용증명을 보낸 것은 맞지만 절차상 보낸 것으로 이후 조합 측과 협의를 계속 이어갈 계획"이라며 "전체 세대 중 70%가 전문업체에 사전점검을 맡겼는데 이 경우 일반 입주민들이 점검할 때보다 하자 건수가 많이 잡힌다"고 해명했다.
[전국매일신문] 인천/ 정원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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