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순천시민들은 주말이면 어디를 갈지 고민하는 일이 줄었다. 

202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가 개막한 4월부터 매주 시민의 눈과 귀가 즐거운 문화행사가 펼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내집 앞 정원이 된 ‘오천그린광장’에 돗자리 하나만 챙겨가면 곧바로 바로 예술의전당이자 세종문화회관이 된다.

●시민을 이어주는 쉼과 문화의 광장, 오천그린광장 
오천그린광장은 원래 방치되어 벌레가 끓는 저류지였다. 그러나 노관규 순천시장은 정원박람회를 준비하면서 이 저류지를 홍수 예방을 위한 기능은 유지하되, 시민들이 언제나 편하게 찾을 수 있는 정원으로 탈바꿈시켰다. 195,000㎡면적에 사계절 잔디를 식재하고 상설무대를 설치했다.

맨발로 자연과 접촉하는 어싱길도 만들었다. 공연이 없는 날에도 오천그린광장은 어싱을 즐기는 시민, 배드민턴을 치는 학생, 피크닉을 나온 가족들로 가득하다. 수도권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도심 속 거대한 잔디광장이 공개됐을 때 관람객들은 “순천의 보물이다”, “밤에 보니 더 외국에 온 느낌이다. 황홀하다”는 평가를 쏟아내기도 했다. 

●명품 문화 공연을 즐기며 수준 높은 광장 문화를 만들어 가는 시민들
시민들은 오천그린광장에서 매월 다채롭게 펼쳐지는 공연을 즐기는 것은 물론, 수준 높은 광장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4월에 개최된 YB 콘서트에는 2만 2천명이 운집했지만 공연 시간 내내 안전하고 질서정연한 모습으로 어떤 안전사고도 발생하지 않아 눈길을 끌었다. 공연이 끝난 후 자리를 정돈하는 시민들의 모습은 6만평의 너른 광장을 누릴 자격이 충분해 보였다. 

가정의 달이었던 5월에는 가족이 다함께 즐길 수 있는 펭수 가족 도전 기네스, 최현우 마술쇼에 이어 트로트한마당까지 열렸다. 아이부터 어르신까지 세대를 아우르는 공연으로 오천그린광장은 시민들의 함박웃음으로 가득찼다.

6월에는 부쩍 빠르게 찾아온 여름에 대비해 여름밤을 물들일 명품 문화공연이 열렸다. ‘해가 지는 오천에서’를 주제로 저녁이면 배일동 명창의 ‘K-클래식’ 판소리 공연, 클래식 기타 공연, 나윤선을 비롯한 국내 정상급 보컬리스트의 재즈 공연 등이 개최됐다.

본격적인 장마가 시작된 7월. 유례없이 많은 비가 내렸지만 오천그린광장의 열기는 식지 않았다. 가든뮤직 페스티벌, 뮤지컬 갈라쇼, 스트릿 댄스 공연, 서커스 공연과 마술극 등 다양한 기획 공연으로 오천그린광장을 찾는 관람객이 끊이지 않았다.

●이제부터 후반전 시작, 가을까지 책임지는 가을만큼 풍성한 문화행사
박람회 후반전을 향해가고 있는 8월부터 폐막식이 있는 10월까지도 정원박람회장의 달력은 낭만적인 가을 정원을 물들일 문화행사로 가득 차있다.

8월에는 지난 5일과 12일, 젊은 관람객들을 열광하게 했던 ‘힙’한 비보잉콘서트와 DJ&힙합콘서트에 이어 시민오케스트라, 재스페스티벌, 국내 정상급 가수들의 콘서트 등이 준비되어 있다. 

9월부터는 매주 토·일 어린이들의 인기 공연이었던 박람회 공식 주제공연 ‘카이로스-습지의 어벤저스’가 재개되며, 이외에도 추석을 맞이해 가족이 다함께 즐길 수 있는 광양만권가족화합 가족콘서트, 김현철의 유쾌한 오케스트라, 포크콘서트 등이 개최될 예정이다.

폐막식이 있는 10월에는 문화공연 외에도 남도영화제, 시민의 날 등이 준비되어 있는 만큼 정원박람회 마지막 날까지 지루할 틈 없는 날들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전국매일신문] 서길원 대기자
sgw3131@jeonm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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