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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년만의 이란방문 성과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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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년만의 이란방문 성과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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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6.05.01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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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2박 4일 일정으로 이란 국빈 방문을 위해 1일 오전 출국했다. 우리나라 대통령이 중동의 마지막 블루오션인 이란을 방문하는 것은 1962년 양국수교 이래 처음으로, '제2의 중동 붐' 초석을 다질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박 대통령은 현지시간으로 1일 오후 테헤란에 도착한 뒤 3일 오후까지 대략 50시간가량 체류하며 정상회담 및 비즈니스 포럼, 문화교류 행사 등 빡빡한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박 대통령은 우선 2일 오전 하산 로하니 대통령과 1시간 15분간 정상회담을 한다. 김규현 외교안보수석은 사전 브리핑에서 "정상회담에서 양국관계 발전방향과 실질협력 방안 등 상호 관심사에 대해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라며 "세계평화와 안정에 위협되는 북핵 문제와 최근 한반도 정세에 관해서도 의견 교환이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정상회담을 마친 뒤에는 협정 서명식과 공동 기자회견, 공식 오찬 일정을 진행한다. 특히 같은 날 오후 이란에서 절대권력을 보유한 최고 통치권자인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최고 지도자와의 면담을 추진 중이어서 성사 시 양국 관계 진전에 상당한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특히 이란은 핵 협상 타결로 서방의 제재에서 벗어난 뒤 중동의 마지막 블루오션으로 떠오른 시장이다. 박 대통령이 역대 최대 규모인 236명의 경제사절을 동행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우리 기업들이 갓 빗장이 풀린 이란 시장을 선점해 침체한 한국 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더없이 좋은 기회다. 이란은 한반도 7.5배의 넓은 영토에 인구가 8천만 명에 달하는 대국(大國)이다. 원유 매장량 세계 4위에 천연가스 매장량은 세계 1, 2위를 다툴 정도로 성장 잠재력이 크다. 올 1월 국제사회의 제재가 풀리자마자 세계 각국은 이란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치열한 외교전에 들어갔다. 이 때문에 박 대통령의 방문은 그 자체로 주요 경쟁국과의 경제외교전에서 얻어낸 의미 있는 성과로 평가된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서방의 제재가 해제된 직후 외국 정상으론 처음 이란을 방문했지만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 등 주요국 정상보다는 우리가 앞섰다.
구체적으로 인프라, 플랜트, 에너지 등 전통적인 양국 협력 분야뿐만 아니라 미래 신성장동력 유망 분야인 보건, 환경, 해양·수산 부문에서도 결실이 나올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다. 특히 대형 건설사들은 철도·댐·석유화학 플랜트·병원 등 대규모 기반시설 공사에 관한 양해각서와 가계약 등을 체결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그 규모가 최소 15조 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일각에선 기업들이 양해각서나 가계약 단계를 마치 수주가 끝난 것처럼 앞다퉈 공개하는 것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있다. 구속력이 있는 본 계약이 성사될 때까지 신중하고 세심한 접근이 필요하다. 자칫 요란하게 수주경쟁만 벌이다 정작 실속은 못 챙기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될 것이다.
북한의 잇따른 핵과 미사일 도발로 한반도 위기 지수가 고조된 상황에서 박 대통령의 이란 방문은 경제 못지않게 안보외교 측면에서도 주목된다. 양국 정상회담을 통해 북한에 핵 개발을 포기하면 생존하는 길이 있다는 메시지를 분명하게 다시 한 번 전달할 수 있다. 이란은 핵 개발 프로그램을 진행하다 서방과의 협상을 통해 핵무기 대신 국제사회와 공존하는 길을 택했다. 국제사회의 강력한 제재와 압박에도 '마이 웨이'를 고집하는 북한이 이란의 선택에서 교훈을 얻도록 해야 한다. 아울러 그간 제기돼온 북한과 이란의 핵·미사일 커넥션 의혹과 관련해 이란 측에 북한과의 협력이 한국의 안보에 심각한 위협이 된다는 뜻을 명확히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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