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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e사람] 지상협 생명푸드셰어링 이사장, “기부·나눔이 있어 세상은 아직 살 만한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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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e사람] 지상협 생명푸드셰어링 이사장, “기부·나눔이 있어 세상은 아직 살 만한 곳”
  • 부산/정대영 기자
  • 승인 2023.10.19 14: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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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나눔에서 밥차, 당뇨 환자 무료 급식까지...“생명과 환경 보호 지킴이 단체”
-“줄어드는 기부, 나눔 문화...“모두가 마음 모아야”
(사)지상협 생명푸드셰어링 이사장이 본지와 봉사활동에 대해 인터뷰를 하고 있다.[정대영 기자]
(사)지상협 생명푸드셰어링 이사장이 본지와 봉사활동에 대해 인터뷰를 하고 있다.[정대영 기자]

세상은 ‘살 만한 곳’이라고 표현하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세상 속의 온기를 불어넣는 기부, 나눔 문화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코로나19 이후 기부문화는 축소됐다. 대한상의 등 공익활동 활성화를 위한 제도개선 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우리나라 세계 기부 지수 88위, 기부 참여율, 기부 의향 분야 등에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팬데믹에 따른 경기 불안 등 각종 경제 지표가 하락하면서 기부 심리도 동반 위축됐다는 분석이다. 심지어 기부 경험이 있는 비율도 30% 밑으로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다.

기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마음’이지만, 그 마음이 움직이지 않는 게 현실이다. 이러한 가운데, 부산에서 음식, 식품으로 생명 나눔을 실천하며, 기부 확산, 동참을 독려하는 곳이 있어 주목받고 있다.

지역주민들의 마음을 모아 ‘길거리 냉장고 운영’부터, 독거노인, 저소득층 가정, 등 어려운 이웃들에게 식품, 식자재 등 생활 속 ‘마음’, ‘생명’을 나누고 있는 사단법인 생명푸드셰어링이 바로 그 화제의 봉사단체이다.

생명푸드셰어링 지역 곳곳에 식품 등 물품들을 지원, 후원하고 있다.[생명푸드셰어링 제공]
생명푸드셰어링 지역 곳곳에 식품 등 물품들을 지원, 후원하고 있다.[생명푸드셰어링 제공]

(사)생명푸드셰어리은 남은 음식 재료를 필요로 하는 사람과 단체(기관)에서 다시 활용되도록 중간 플랫폼 역할을 함으로써 음식이 필요한 곳에 생명을 이어주는 봉사와 함께 지구 환경 지키기를 위해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는 지구 환경 살리기 운동을 전개하는 봉사단체이다.

2015년부터 이 단체에서 봉사활동을 하는 지상협 이사장은 “서로 돕고 나누고, 베품의 봉사활동을 위해 이웃과 함께하는 풍토를 조성하고 복지 사각을 해소함과 동시에 남은 식자재 활용방안을 마련해 음식물 쓰레기 감축 등 지구환경 살리기 의식을 고취함에 그 목표를 두고 있다”며 단체를 소개했다.

생명푸드셰어링은 ‘생명푸드 셰어링 플랫폼 사업’, ‘녹색환경 길거리 냉장고 설치 사업’, ‘생명푸드 셰어링 홍보 캠페인 전개’, ‘함께하는 봉사의 날 운영’, ‘다문화 가족 여성 꽃꽂이 강좌 운영’, ‘생명푸드 셰어링 가게 오픈’ 등을 주축으로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여느 단체와 같이 생명푸드셰어링도 기부, 나눔 문화 축소로 인해 코로나19 이후, 후원 물품 등이 절반 이하로 줄어들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상협 이사장은 “길거리 냉장고 설치사업과 부산 지역 구, 군 등 필요한 곳에 물품 후원을 요청하는 곳이 늘다 보니, 현재로서는 벅차다. 도움을 바라는 곳은 많고, 후원 등 기부하는 곳은 줄고 있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토로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지 이사장이 사단법인 사무실 운영비, 전기세 등 소요되는 각종 비용과 물품 구매비 등은 사비로 지출하는 경우가 더 많아졌다고 한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물품 부족보다 더 힘들게 하는 것이 봉사활동에 대한 사람들의 곱지 않은 시선이라고 한다. 

지 이사장은 “봉사 초창기 기부 물품이 없어 다양한 식자재를 직접 구매해서 냉장고에 채워 놓았다. 하지만 일부는 ‘너희는 정부에서 지원받아 봉사활동을 하면서, 이것밖에 안 주느냐, 왜 적냐?’라는 등 푸념과 심할 때는 욕을 하는 경우도 더러 있다. 그때마다 봉사자들은 마음에 상처를 입게 된다. 그래서 활동을 중지한 회원들도 있다”라고 말한다.

그런데도 봉사를 할 수밖에 없다는 지 이사장은 “솔직히 봉사의 ‘봉’ 자도 모르던 사람이었다. 돌이켜보면 2015년도에 우연히 사하구 모 구의원의 제안으로 후원인으로 행사에 참석하게 된 것이 봉사의 시발점이다, 제가 이렇게까지 봉사활동을 꾸준히 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지금은 저와 뗄 수 없는 삶의 일부가 됐다. 그리고 생활 속 나눔이 제 인생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게 됐다”며 의미를 부여한다.

이어 지 이사장은 “봉사를 하면 할수록 부모님 생각이 많이 난다. 어렸을 때 부모님 속을 많이 썩여 드린 게 마음에 늘 걸렸다. 그래서 이왕이면 제대로 된 진정한 봉사를 하자고 마음먹고, 사단법인 생명푸드셰어링 이사장을 맡아 지금까지 활동해 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그는 “봉사활동을 하며 많은 사람, 특히 장애인이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웃들이 우리에게 감사의 뜻을 전달할 때 모든 노고와 근심이 한순간에 녹아내리며 큰 감동을 안겨준다. 그게 봉사의 매력”이라고 덧붙인다. 

적어도 79세까지는 봉사하고 싶다는 지상협 이사장은 또 다른 봉사활동을 계획하고 있다. 바로 ‘무료급식’이다.
 
그는 “일반 무료 급식소와 다르게 당뇨 환자를 위한 무료 급식을 할 예정이다. 당뇨 환자 식단, 일반인 식단을 구분해서 대접할 생각”이라며 “밥차 역시, 몸이 불편해 밖으로 나오지 못하는 분들을 위해 찾아가는 밥차를 구상하고 있다. 그리고 다문화 장학회도 설립,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기 위해서는 수많은 자원봉사, 또는 봉사자가 필요하며, 특히 많은 물품을 후원해 줄 기업, 단체, 개인들의 기부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한다.

지상협 이사장은 “봉사는 무조건 와서 직접 몸으로 활동해야 봉사의 의미를 알 수 있다”라고 밝힌 후, “부산은 다른 지역에 비해 따뜻한 마음을 가지신 분들이 많다. 기부, 나눔에는 많고 적음이 없다. 동참할 수 있는 따뜻한 마음, 그 마음을 우리에게 전해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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