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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화순의 나물이야기] 입에 쓴 것이 몸에 좋다, 씀바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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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화순의 나물이야기] 입에 쓴 것이 몸에 좋다, 씀바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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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3.12.26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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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화순 대한민국전통식품명인 남양주시 하늘농가 대표

씀바귀는 뿌리와 잎을 채취할 때 하얀 유액이 나오는데, 이것이 쓰다고 붙여진 이름이다. 지역에 따라 쓴나물. 쓴귀물. 싸랑뿌리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린다. 한약명으로 산고채(山苦菜). 고채(苦菜), 황과채(黃瓜菜), 소과채(小瓜菜), 활혈초(活血草)라고 한다. 씀바귀와 고들빼기를 구분하기 어렵다는 사람도 많다. 고들빼기의 경우 잎이 씀바귀에 비해 조금 넓고 뿌리가 짧고 굵은 경향이 있고 약간 맵고 쌉싸래한 맛이 특징이다.

씀바귀는 쌍떡잎식물 초롱꽃목 국화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 식물이다. 우리나라가 원산지이며, 씀바귀, 흰씀바귀, 선씀바귀, 노랑선씀바귀, 벋음씀바귀, 좀씀바귀, 산씀바귀 등 10종이 있다. 일본, 만주, 중국, 대만, 필리핀에 분포되어 있다. 우리나라는 전국 각지에 분포돼 있으며 도로 주변, 산, 들판, 풀밭 등지에서 자생하고 있다. 경기도와 충청남북도를 비롯해 전국에 100ha 이상이 거의 노지재배(露地栽培)되고 있다. 추위와 가뭄에 강하다. 출하는 초겨울 11∼12월과 이른 봄인 2∼4월에 주로 이루어지고 있다.

씀바귀 키는 20∼50㎝ 정도 자라며 잎은 땅 표면에 붙어 10∼13매 정도가 둘러 가며 고루 발생한다. 흰 털이 생기는 것과 전혀 생기지 않는 종류가 있다. 뿌리잎은 길이가 10∼15cm, 폭이 1.5∼1.7cm 정도로 좁고 긴 피침형이다. 꽃은 5∼7월에 직경 15mm 크기로 줄기와 가지 끝에 핀다. 꽃색은 황색 또는 백색이고 종자는 7∼8월에 원통형 삭과(蒴果) 내에 10∼12개 정도가 생긴다. 끝에 털이 있어 바람에 날려 전파된다. 종자 모양은 길이 5mm, 폭 0.5mm로 상추씨와 같다.

씀바귀는 다당류의 리눌린(Linulin), 칼슘, 철, 비타민 등이 시금치보다 월등히 많다. 항산화 작용과 산화 작용을 통해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주고 혈관 속에 있는 유해 노폐물을 배출하여 동맥경화, 고혈압 등을 예방해준다. 몸의 피로감 해소와 혈액을 생성하는 조혈작용으로 빈혈을 예방하고 증상을 완화해준다. 소화력을 증진 시켜 입맛이 없을 때 섭취하면 식욕을 높여줄 수 있다. 기침과 폐렴 그리고 천식과 같은 호흡기질환에도 도움이 되고 열량이 적고 섬유질은 풍부해 다이어트에도 좋다.

씀바귀는 이른 봄에 뿌리와 어린잎을 나물로 무쳐 먹거나 장아찌, 튀김, 데친 요리 등으로 요리해 먹는다. 봄철에 어린잎을 프라이팬에 살짝 볶아 간을 해 먹기도 하고 된장찌개에도 넣어 먹는다. 프랑스에서는 샐러드용으로 이용한다. 뛰어난 약용성분으로 약재로도 많이 이용된다.

씀바귀를 고를 때는 잎이 지나치게 크거나 거칠지 않은 것, 싱싱하고 짙은 녹색을 띄는 것, 뿌리가 잘린 것이 적으며 길고 굵기가 가늘고 잔털이 없는 것, 짓무르지 않은 것, 흰빛이 나고 붉은빛이 없는 것, 특유의 향이 나며 이취(異臭)가 없는 것, 병해충의 흔적이 없는 것, 말라서 곰팡이가 피지 않은 것을 구입(채취)해야 좋다.

씀바귀의 뿌리 무침을 요리하려면 나물을 잘 선별해 흐르는 물로 깨끗이 씻어준다. 쓴맛이 강해서 소금을 약간 넣고 끓는 물에 3∼5분 데친 후 찬물에 오래 우려낸 후 조리한다. 뿌리의 길이가 긴 것은 먹기 좋게 잘라주고 물기를 꼭 짜준다. 볼에 고추장, 고춧가루, 국간장, 식초, 다진 마늘, 통깨, 참기름, 매실청 등을 섞어 양념을 만들고 씀바귀 뿌리를 넣고 조물조물 무쳐준다. 무침이 완성되면 접시에 옮겨 담고 통깨를 살짝 뿌려 마무리해 주면 달콤 쌉싸름한 향미가 나는 씀바귀 뿌리 무침이 완성된다. 어린잎도 같은 요령으로 나물로 해 먹을 수 있다. 남은 나물은 냉장고에 키친타월로 싸서 비닐 팩에 넣은 뒤 보관하는 것이 좋다.

씀바귀는 쓴 성분이 강해 현대인에게 나물로는 큰 인기가 없었다가 최근 항염, 항산화, 항암, 항스트레스 등에 효능이 좋다고 인식되면서 건강식품으로 소비가 늘고 있다. 씀바귀는 주변에 흔하고 쉽게 구할 수 있어 자연치유식물(自然治癒植物)로 조명받고 있다. 초식동물들은 몸에 이상이 있을 때만큼은 씀바귀를 뜯어 먹는다. 영악한 토끼 녀석은 시도 때도 없이 뿌리까지 먹어 치운다. 양약고구(良藥苦口). 입에 쓴 약이 몸에 좋다는 얘기가 씀바귀로부터 나온 것 같다.

[전국매일신문 칼럼] 고화순 대한민국전통식품명인 남양주시 하늘농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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