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25·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30일(현지시간)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첫 홈런을 기록했다.
이정후는 이날 팀이 3-1로 근소하게 앞서가던 8회 1사 후 등장해 1볼-1스트라이크 상황에서 샌디에이고 투수 톰 코스그로브의 3구를 받아쳐 우측 담장을 넘겼다.
홈런을 확인한 이정후는 그라운드를 힘차게 돌았고 홈 플레이트를 밟고 난 뒤 관중들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이정후는 "관중석에는 아버지(이종범 전 LG 트윈스 코치)와 친구도 있었다"고 말했다.
펫코파크는 샌디에이고의 홈구장으로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로서는 원정 경기였지만, 관중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손을 흔드는 이정후에 박수를 보냈다.
이정후의 경기를 보기 위해 샌프란시스코에서 왔다는 로이 씨는 "이정후의 역사적인 장면을 직접 볼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더그아웃에 들어서서는 팀 동료들의 축하 세례가 이어졌다. 동료들은 이정후와 하이 파이브를 하는 것은 물론, 헬멧을 두드리며 MLB 첫 홈런을 축하했다.
이날 경기 후에는 한국 취재진뿐만 아니라 현지 취재진도 대거 몰려들어 이정후의 첫 홈런에 대한 큰 관심을 드러냈다.
이날 현지 방송을 중계한 폭스(FOX) 방송은 이정후의 홈런 뒤 곧바로 관중석에 있던 이종범 전 코치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
이종범 전 코치는 아들 이정후가 홈런을 친 순간 벌떡 일어선 채 두 주먹을 불끈 쥐며 환호성을 질렀다. 이어 함께 온 지인들과 힘찬 세리머니를 했다.
폭스 방송은 그러면서 이 전 코치의 선수 시절 사진과 함께 간단한 이력도 내보냈다. 한국 프로야구 1994년 MVP, 13번의 올스타로 소개했다.
이정후의 MLB 데뷔전이었던 지난 28일에도 이 전 코치는 방송에 등장했다.
아들의 MLB 첫 경기를 보기 위해 직접 샌디에이고 펫코파크를 찾은 이 전 코치는 이정후의 첫 안타 때도 일어서서 손뼉을 치기도 했다.
이정후는 이날 경기 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비가 와서 부상 우려로) 신경이 쓰이는 건 사실"이라면서도 "경기는 빠지고 싶지는 않다"고 했다.
[전국매일신문] 배우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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