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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 전공의 임용등록 단 4.3%뿐…"최소 4∼5년은 의사 공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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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 전공의 임용등록 단 4.3%뿐…"최소 4∼5년은 의사 공백"
  • 백인숙 기자
  • 승인 2024.04.03 14: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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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턴 합격 임용 대상자 3천68명 중 131명만 등록
'빅5' 병원도 '한자릿수'…"수년간 의사 부족 직면"
지난 2일 대구 한 대학병원 인턴 숙소 앞이 조용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일 대구 한 대학병원 인턴 숙소 앞이 조용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올해 인턴 과정을 시작해야 했던 예비 전공의들의 임용 등록이 4.3%에 그치면서 향후 수년간 의사 공백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의료계에서는 올해 인턴 수련이 파행한 데 따라 당장 내년 레지던트 수급 차질은 물론, 최소 4∼5년의 업무 공백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3일 보건복지부와 의료계에 따르면 올해 인턴으로 합격한 예비 전공의들의 수련환경평가위원회(수평위) 임용 등록이 전날 마감됐으나, 대부분 돌아오지 않았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은 이날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에서 "올해 인턴 등록 대상 3천68명 중에 전날 12시 기준 (등록을 완료한 건) 131명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2천937명은 수평위에 임용 등록을 하지 않아 상반기 수련이 불가능해졌다는 얘기다.

올해 인턴 임용 대상은 3천68명이고, 지난달 29일 기준 수련병원 100곳의 인턴 계약 포기자는 2천697명이었다.

인턴 계약을 포기한 이들 대부분이 등록 '데드라인'에도 불구하고 요지부동이었다는 얘기다.

전공의 비중이 높은 서울시내 '빅5' 병원 상황도 마찬가지다.

세브란스병원은 인턴 151명 중 2.6% 상당인 4명만 등록했고, 나머지 병원도 대개 '한 자릿수'에 그쳤다고 밝혔다.

서울아산병원 인턴 정원은 올해 3월 기준 125명으로, 대부분 임용을 포기한 채 출근하지 않고 있다.

올해 수련을 시작해야 할 인턴들이 임용 자체를 거부한 파장은 적지 않을 것이라는 게 의료계의 판단이다.

매년 적정한 숫자의 의사와 전공의, 전문의를 배출해왔던 의료 시스템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인턴은 의사 면허를 취득한 뒤 전문의가 되고자 수련을 시작하는 '막내' 전공의다. 전공의들은 인턴 1년을 마치고 내과, 외과 등 진료과목을 선택해 레지던트 3∼4년을 거쳐 전문의가 된다.

의정 갈등이 계속되고 있는 지난 2일 서울의 한 대학병원 내 전공의 전용공간에 신입 전공의 모집 안내문이 붙어있다. [연합뉴스]
의정 갈등이 계속되고 있는 지난 2일 서울의 한 대학병원 내 전공의 전용공간에 신입 전공의 모집 안내문이 붙어있다. [연합뉴스]

전날 인턴 임용 등록이 마감된 데 따라 '예비 전공의'들은 올해 상반기에 인턴으로 수련하는 건 불가능하고, 오는 9월 하반기나 내년 3월에 수련을 시작해야 한다.

이렇게 되면 당장 내년 3월에 레지던트로 들어가야 하는 인원이 크게 줄어들고, 이러한 파장은 전공의, 전임의, 교수들로 이어져 '도미노'처럼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인턴이나 레지던트는 정해진 수련 기간을 수료해야만 다음 과정으로 가거나 전문의 자격을 취득할 수 있다.

김대중 대한내과학회 수련이사(아주대병원 교수)는 전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인턴을 못 뽑으면 내년 레지던트 1년 차는 없다고 봐야 한다"며 "앞으로 4∼5년간 전문의 수급은 망했다. 전문의 따는 의사가 적으면 펠로우(전임의)가 없고, 펠로우가 없으면 대학병원에서 일할 교수요원도 구할 수 없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송교영 서울성모병원 외과 교수도 "앞으로 최소 4∼5년은 의사들의 공백이 생길 수밖에 없다"며 "미래 세대가 없는 암울한 상황에 직면할 것이고, 이러한 공백이 4∼5년을 넘어 몇 년간 이어질지 예측도 할 수 없다"고 비관했다.

정부도 인턴으로 시작해 장기적으로 전문의 수급 차질까지 이어지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박 차관은 "향후 (전문의 수급 차질 등) 사태에 대한 우려가 있다"며 "이 부분에 대해선 정부가 다른 방법이 있는지 추가 검토를 하도록 하겠다. 지금으로서는 명확하게 말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전국매일신문] 백인숙기자
insook@jeonm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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