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동익의 시선] 나는 이런 나라에서 살고 싶다-지역갈등해결의 답은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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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동익의 시선] 나는 이런 나라에서 살고 싶다-지역갈등해결의 답은 길이다
  • 양동익 제주취재본부장
  • 승인 2021.04.14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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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동익 제주취재본부장

사회 갈등구조의 타파

세계적 관점에서 본다면 우리의 지역감정은 결코 심각한 수준이 아니다. 어쩌면 정치권력과 언론이 이를 부추기고 과장하여 해석하는 이유가 더 크다고 할 수 있다.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의 갈등, 남프랑스의 독립적 성향, 이탈리아 시칠리아의 이질적 정서, 쿠르드족의 독립투쟁, 미얀마의 로잉야족 탄압, 필리핀의 내전, 끝임 없이 반복되는 아프리카 내의 수많은 종족갈등, 심지어 미국과 남아메리카국가에서 지속되는 인디안과 인디오에 대한 차별, 미국 남부와 북부의 지역감정 등은 이루 헤아릴 수 없을 만큼의 극단적인 지역갈등을 가지고 있다.

지역 갈등은 비단 우리의 영호남의 문제만은 아니다. 강남과 비강남 역시 동일하다고 볼 수 있으며 이는 비 강남 지역들 중 서남권이나 서북권이 대기업, IT밸리 또는 대학교와 같은 경제효과 유발 인프라가 동북권보다 비교적 많다는 점과 철도 인프라도 관악구만 제외한다면 서부 영등포권역이나 그 외 지역이 동북부보다 풍부해진 환경적인 차이에서 비롯된다. 2010년대에 들어 추가 인프라 확충 및 개발 계획 역시 동북부권이 다소 미약하다보니 해당 지역에서 푸념이 나오게 되었고 노원, 도봉의 창동기지 이전, 서울아레나 계획 확정 등 2017년 하반기의 우이신설선 완공 외에는 뚜렷한 성과가 적고 진전이 더딘 것이 사실이었다. 한편으로는 일부 자치구들에서 '우리가 강남에 버금 간다.' 라는 인식에서, 부동산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실제로 부동산 가격이 강남에 크게 꿇리지 않는 지역을 묶은 '마용성'(마포, 용산, 성동)이라는 말이 퍼져있고, 가끔 '강남 4구' 자리를 두고 강동구와 동작구 사이 은근한 다툼이 있기도 했다. 경기 남부와 북부, 성남의 수정구와 분당구, 고양군 일산시와 덕양구, 제주도 제주시와 서귀포시 등도 비슷한 이유에서 소지역주의는 계속 존재하고 있다.

한국의 지역감정은 경상도와 전라도를 자연스레 떠올리게 된다. 종교나 민족적인 요소가 얽힌 프랑스, 영국, 스페인 같은 서구에 비하면 덜하지만 그래도 상당히 심각한 수준이었고 대표적인 특징은 정치적인 감정으로써의 지역감정이 심하다는 것이었다. 이러한 갈등은 신라와 백제의 역사까지 끌어내어 어쩔 수 없는 감정으로 정당화시키기도 한다. 그렇다고 경상도나 전라도 어느 한 지역이 분리 독립을 실행할 수 있는 수준의 재력과 군사조직, 인력풀, 그리고 합당한 명분까지 모두 갖추어 충돌하는 수준은 아니다. 사실 해외 다른 국가들의 경우는 흔히 지역갈등이 심각한 내전을 일으키는 수준까지 치닫기도 했고 그러한 가능성이 상당히 내재되어 있기도 하다.

1980년대까지만 해도 영호남은 상대 지역 번호판을 단 차에는 주유를 해 주지 않는다는 등의 풍문이 떠돌아다닐 정도로 매우 심했다. 심지어 대통령 선거에 나선 후보들의 일 순위 공약 중 하나가 지역감정 해소였고, 정부 차원에서 영호남 신랑신부 맺어주기 프로젝트 등 지역감정 해소를 위한 정책을 따로 추진했을 정도였다. 그러나 1990년대 중후반 이후 국민의식 향상과 지역간 경제, 교통, 통신 등의 격차 해소로 인해 서서히 약화되고 있는 추세이다. 오늘날에는 몇몇 사람들의 푸념 외에는 현실에서 직접 느끼기는 비교적 어려워졌다. 그 대신 최근에는 수도권과 지방 차별 문제가 새로 대두되고 있는 중이기도 하다. 그러나 2010년 이후에 일베 저장소로 대변되는 현상에 의해, 일부 노인층의 유물로 여겨지던 영호남의 지역감정 문제는 다시 재현되어 심하게 드러나고 있다. 과거와는 조금 다른 양상을 보이는데, 어떤 면에서는 더 심각한 수준으로 보이기도 한다.

이러한 지역갈등의 유래는 1960년대 ~ 1990년대인데, 지역 인심의 특성 때문으로 간주하지만, 사실 산업화 혜택이 수도권 서해안, 충청 내륙, 경북 남부, 경남 동부에 주어졌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호남의 대부분 지역들은 산업화 혜택을 받지 못하면서 상대적으로 지역주민이 전국으로 분산되었고, 수도권을 포함하여 대규모 공장이 건설된 지역에 정착하는 과정에서 문화적 차이에 따라 이런저런 일로 부딪히는 일이 많았던 이유에서 비롯된 것이라 보는 게 더 타당하다.

영남대 호남의 갈등은 한편으로 심각한 수준의 지역감정은 아니다.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지역감정은 과거에 비해 지방을 떠나는 사람들이 급속히 늘어 수도권의 광역화가 갈수록 진행되어 21세기에 들어서서는 수도권이 대한민국 인구의 절반인 약 2500만 명을 차지하게 되었다. 반면에 비수도권은 위 영남과 호남의 경제적 갈등 기원설과 같이 비수도권 내에서도 정도의 차이는 어느 정도 있으나 전략적으로 집중 육성된 수도권에 비해 상대적인 낙후를 면치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군사정권 시절의 '호남소외론'을 넘어 '지방소외론'이 대두되기도 하였다.

우리의 지역 갈등은 위에서 보듯 그것은 자연히 사라질 수 있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를 부추기는 정치세력이 사라진다는 전제가 붙는다. 이는 정치를 하고자 하는 자가 인간의 기본 심성인 대결의 감정을 부추기고 표를 얻을 수 있는 쉬운 선택을 하기 때문이다. 기초자치단체부터 국회의원에 이르기까지, 또는 이러한 소지역주의부터 광역단위의 지역주의에 이르기까지 모든 선거에 모든 지역주의의 종류를 일깨우는 원인을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갈등은 마음의 다리를 놓아 소통하는 것이 시작이 된다. 그렇듯 지역과 지역의 갈등은 왕래의 기본이 되는 길을 놓는 것이 시작이었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나라의 지역갈등의 상징과도 같은 영호남을 길로 연결하는 것도 커다란 상징성이 되었다. 뿐만 아니라 국토균형발전의 초석이 됨은 덤이었다. 2012년 개통된 남해고속도로와 2015년 대구-광주 고속도로의 완공은 영호남의 가교역할을 충분히 하여 왔다.

마음의 길을 하나 더 만들자고 제안하고 싶다. 목포-광주-대구-포항으로 이어지는 고속철도 건설이다. 이는 국내관광의 활성화를 촉진시킬 뿐만 아니라 수도권이 아닌 지역과 지역 간의 고속철도 연결을 통해 국토균형발전을 위한 국토남부 통합경제권을 구상하는 장기적 계획이 될 것이다. 또한 동해와 서해를 직접 연결하는 새로운 국내관광 컨텐츠의 접근이 가능하고 이는 지역경제에 큰 힘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관광산업은 가장 효과적인 인적교류가 일어날 수 있는 산업이기 때문이다. 이는 한반도 남부권의 공동경제벨트를 독립적으로 조성해야 한다는 개념에서 출발해야 한다. 모든 지역갈등의 시작은 공평하지 못한 지역편중에서 비롯되었다. 국토균형발전과 지자체별 읍면지역 균형을 염두에 둔 정책은 공정한 나라를 만드는 기초가 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전국매일신문] 양동익 제주취재본부장
waterwrap@jeonm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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