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매일신문
지면보기
 표지이미지
지방시대
지면보기
 표지이미지
[의학칼럼] 코피는 왜 나는지
상태바
[의학칼럼] 코피는 왜 나는지
  • 전국매일신문
  • 승인 2022.04.24 10:4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배미례 분당제생병원 이비인후과 과장

코피는 전체 인구의 60%가 경험하는 흔한 증상이지만 새빨간 피가 코에서 나와 흐르게 되면사람들은 공포를 느낀다. 몸에 무슨 큰일이 난게 아닐까, 스트레스가 많아서 그러는지 운동을 너무 과하게 한 것은 아닌지 나름대로 이유를 찾으려 노력과 각자 믿고 있는 지혈법을 시도하게 된다. 고개 젖히고 목덜미 두드리기, 이마에 차가운 물수건 얹기, 콧속에 휴지 넣기 등이 흔히 사용하는 방법이다. 코피는 왜 나는 것이며 어떻게 해야 하는 등 코피에 대한 여러 궁금증을 해결하고 오래 묵은 오해를 풀어보자. 

● 코피는 왜 나는지
코 안의 풍부한 혈관은 점막 표면으로 주행하기 때문에 다른 부위보다 쉽게 손상받을 수 있어 출혈이 잘 발생한다. 얼굴 외상, 염증, 비중격이상이나 코 안 종양 등이 모두 원인이 될 수 있다. 습관적으로 코를 후비는 경우에는 점막의 손상을 일으켜 출혈을 일으킨다. 계속되면 비중격 연골이 노출되어 구멍이 생기기도 한다. 

● 어린아이들은 왜 코피가 많이 나나요
코피는 0~10세의 어린이들과 45~65세의 중 장년층에서 발병률이 가장 높다. 0~5세 소아 중 30%, 6~10세의 소아 중 56% 정도가 한번 이상의 코피를 경험한다고 알려져 있다. 어린이들은 어른보다 코점막이 연약하다. 또한 분비물과 딱지가 많기 때문에 습관적으로 코를 후비거나 문지르는 행동이 많다. 비염이 있거나 코안에 장난감같은 이물을 넣었을 경우에도 출혈이 동반되는 경우가 있다. 코피가 잦았던 어린이들도 대부분 사춘기가 지나면서 증상이 호전된다.  

● 피곤하거나 흥분하면 코피가 나오나
밤새워 공부하다가 책에 코피가 후드득 떨어지는 장면, 이성을 보고 한눈에 반하면서 코피가 주르륵 흐르는 장면을 드라마나 영화에서 흔히 볼 수 있다. 

공부하다가 코피가 나는 경우에는 공부에 대한 스트레스보다는 무의식적으로 코를 후비는 습관이 없는지, 공부하는 공간이 너무 건조하지 않은지 확인해 봐야 한다. 건조한 환경에서는 코점막의 수분이 탈취되기 때문에 코피가 잘 날 수 있다. 특히 실내 난방을 하게 될 경우 더 건조해져 코피를 유발할 수 있다. 

감정적으로 흥분하면 일시적으로 혈압이 오르는 것은 사실이지만 건강한 사람의 혈관벽이 그 정도로 쉽게 찢어지지는 않다. 영화에서 코피를 흘리는 장면이 자주 나오는 것은 흥분한 감정을 표현하기 위한 극적 장치로 생각된다.   

● 코피 날 때 콧등을 누르고 고개를 젖히는 게 맞는 방법인가
잘못된 방법이다. 고개를 뒤로 젖히면 코피가 목뒤로 넘어가 기도로 들어가게 되면서 흡인을 일으킬 수 있다. 기도가 아닌 식도로 넘어가더라도 혈액을 계속 삼키면 메스껍고 토할 수 있으므로 가능하면 입으로 피를 뱉어내는 것이 효과적이다. 

코피 멈추는 올바른 방법은 당황하지 말고 의자에 앉아서 고개를 앞으로 약간 숙여야 한다. 그런 다음에 양쪽 콧방울의 말랑말랑한 부분을 엄지와 검지로 빨래집게 집듯이 잡아서 눌러주고 10분 정도 꾹 누르면 대부분의 코피는 지혈된다. 휴지같은 것을 넣을 필요는 없다. 이렇게 해도 안 멈춘다면 가까운 병원으로 방문하는 것이 좋다. 

● 코피는 뇌졸중·뇌출혈의 징조인가
코피가 자주 나면 이것이 뇌졸중의 전조 증상인 줄 알고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코피와 뇌졸중은 아무런 상관이 없다. 뇌출혈이 생기면 그 피가 아래로 흘러 코로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경우도 있으나 해부학적으로 뇌와 비강은 뼈로 공간이 분리됐다. 

● 코피 예방 방법은
코피를 예방하려면 50~60% 정도로 실내 습도를 조절해주고 최대한 콧속을 말아야 한다. 겨울철에 너무 건조하다면 바셀린이나 안연고 등을 코안에 발라 점막을 보호해 코피를 줄일 수 있다.  

● 언제 병원에 가야 하나 
반복적인 출혈이 아니며 손가락으로 눌렀을 때 금세 멎는다면 굳이 병원을 찾을 필요는 없다. 그러나 10분 동안압박해도 지혈이 안되고 계속 피가 나는 경우 콧구멍으로 나오기보다 오히려 목 뒤로 다량의 피가 넘어갈 때에는 대량출혈로 인한 저혈압이나 수혈 가능성이 있어 병원으로 가야한다. 

만약 코피가 여러 차례 반복되거나 한쪽에서만 난다면 비중격 질환이나 코안의 종양 등을 확인하기 위해 이비인후과를 방문해야 한다.  

[전국매일신문 칼럼] 배미례 분당제생병원 이비인후과 과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