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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오장의 향기로운 詩] 마술상회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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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오장의 향기로운 詩] 마술상회 2
  • 전국매일신문
  • 승인 2022.06.15 0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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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이오장
[이미지투데이 제공]
[이미지투데이 제공]

마술상회 2
              - 김신영 作

 
우리 상점에 오세요
없는 게 없죠
당신이 애지중지하던 스카프
잃어버려 찾지 못하던 반지
전당포에 맡기고 못 찾은 시계
강을 건너다 빠트린 손수건
어머니가 잃어버린 참빗
애기들이 흔들다 놓친 왕방울
모두 여기에 있답니다 


당신이 제일 궁금해하는
유년의 해맑은 기억
첫사랑의 여인
그리운 어머니
먼저 간 친구들까지
모두 여기에 있어요

얼른 오세요
여기에 다 있어요  

[이미지투데이 제공]
[이미지투데이 제공]

[시인 이오장 시평]
시론에서 가장 크게 언급하는 것은 이미지다. 
상상, 영상, 표상 등 사람의 마음에 그려지는 사물의 감각적 영상, 주로 시각적인 것을 말하지만 시각 외에 감각적 심상도 이미지라 한다. 

어느 대상 특히 사람의 외적형태의 인위적 모방 또는 재현으로도 볼 수 있다. 
이미지 면에서 보는 이 작품은 시의 목적에 거의 다다랐다고 볼 수 있다. 

시는 삶이기 때문에 희로애락의 모든 것이 포함되고 사람에게 희망과 용기, 위로를 준다. 

그런 게 없다면 무의미한 작품이 되어 이해하기도 쉽지 않고 시의 목적이 사라진다.

사람은 기억의 동물이다. 
자신에게 주어진 어떤 상태와 물질을 절대로 잊지 못하며 소유욕이 강하여 놓치려 하지 않는다. 

그러나 잊는다는 것은 필수다. 
잊지 못하는 사람이라면 지금쯤 정신병원에 가 있을지도 모른다. 

기억하되 고통이 없는 기억 그것이 현명한 삶이고 그렇게 살아야 행복하다. 

과거에 집착한다면 삶은 끝났다고 봐도 무방하다. 

김신영 시인은 이러한 모든 기억 속을 유영하며 읽는 사람에게 위로를 준다. 

놓친 것은 크고 잃은 것은 아름답다. 
삶 속에서 무수히 겪는 일이다. 
애지중지하던 스카프, 결혼반지, 귀중한 약혼시계, 이별의 상징 손수건, 어머니의 추억이 살아있는 참빗, 아기의 왕방울 등 소중한 것을 잃은 사람들에게 모든 것을 갖췄으니 자기에게 오라고 한다. 

유년의 기억, 첫사랑의 연인, 그리운 어머니, 먼저 간 친구들까지 갖추지 않은 게 없는 방이다. 

시는 삶의 이야기라 했다. 
그렇다면 여기에 충실해야 좋은 시다. 

수많은 언어 중에 좋은 기억의 말을 찾아내어 아름답게 꾸민 시가 어렵고 억지를 부린 시보다 좋다고 하는 것은 이런 작품이 있기 때문이다. 

가벼운 것 같지만 사람의 기본 틀을 한 치의 오차 없이 그려낸 작품이다.

[전국매일신문 詩] 시인 이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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