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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실용·빅블러 신기술 개발로 기술 패권 경쟁의 미래 선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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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실용·빅블러 신기술 개발로 기술 패권 경쟁의 미래 선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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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3.01.09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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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종 성북구도시관리공단 이사장

세계 최대 전자·정보기술(IT) 전시회인 ‘CES(Consumer Electronics Show │ 국제전자제품박람회) 2023’이 지난 1월 5일(현지 시각) 세계 174국 3,100여 기업과 기관이 참가한 가운데 4일간의 일정으로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대단원 막이 올랐다. 매년 1월 초 열리는 CES(국제전자제품박람회)는 TV와 가전, 자동차, 인공지능(AI) 등 첨단 정보기술(IT)의 현재와 미래를 관통하는 전시회로 국가별·기업별 신기술 및 신제품 경쟁이 치열하게 펼쳐진다. 당연히 영향력과 파급효과가 지대할 수밖에 없다.

‘CES 2023’은 각 분야 전문가들이 참가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전자·정보기술(IT) 전시회로서 전 세계에서 내로라하는 가전·IT 기업들이 총출동한 만큼 미래기술과 첨단제품 등 글로벌 트렌드(Global Trend)를 선도하는 ‘기술 혁신의 장’으로 주목받고 차세대 산업 동향 및 수요를 파악하는 곳이기도 하다. 하지만 국가 간 도시 간의 기술 패권 경쟁의 진검승부 펼치는 각축과 치열함으로 볼때 말 그대로 보이지 않는 ‘기술 전쟁터’로 이해하는 것이 오히려 더 적확(的確)할 것 같다.

이번 CES에 참가한 테크기업들이 내세우는 핵심 키워드는 ‘실용(實用)’과 ‘경계 파괴’다. 사용자의 편의를 늘리는‘실용(實用)’과 경계가 허물어지는 ‘빅블러(Big Blur)’ 등으로 요약된다. 아직 오지 않은 먼 미래 대신 당장의 일상생활에 도움을 주는 신기술에 초점이 맞춰졌기 때문이다. 제조사·기술·산업 간 경계를 허물고 거대한 융·복합 형태로 확산하며 깜짝 놀랄 신제품 대신 기존 제품의 성능을 강화하고 기기 간 연결성을 높여 사용자의 편의를 늘리고 확장하는 것이다. 블룸버그(Bloomberg) 통신은 “흐릿하고 거창한 내일이 아니라 단기적으로 투자 수익을 낼 수 있는 기술이 이번 CES의 주인공”이라고 했다. 참가업체들은 약속이나 한 듯 기존 주력 영역을 넘어 ‘파괴적 혁신’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한 마디로 올해 CES는 세상이 얼마나 급변하고 있는지를 생생하고도 분명하게 보여준다. 올해 CES를 관통하는 핵심 단어는 ‘모든 경계가 사라졌다.’라는 한마디다. 융합과 혁신을 확인하는 무대라 할 수 있다. 융합과 혁신을 하지 못하면 도태될 수밖에 없다는 것은 너무나도 자명하다. 글로벌 가전 협의체인 ‘HCA(홈 커넥티비티 얼라이언스)’가 차린 세계 15대 가전 업체의 통합 부스에서는 브랜드·제품·업종 등의 모든 것이 연결되는 ‘빅블러(Big Blur)’ 시대가 이미 왔음을 실감할 수 있다. 삼성전자의 인공지능(AI) 플랫폼 호출음인 ‘하이빅스비’를 부르면 삼성 가전은 물론 LG전자,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 중국 하이얼, 튀르키예의 아르첼릭 가전까지 한꺼번에 제어할 수 있다. 그동안 삼성 가전은 삼성 가전끼리, LG 가전은 LG 가전끼리만 연결됐다면 이제는 다른 회사의 가전도 한꺼번에 연결해 제어할 수 있도록 벽을 허문 것이다. 

또한 반도체 기업 AMD는 AI 기능을 가진 노트북용 프로세서 ‘라이젠(Ryzen) 7040’ 등 새로운 칩을 공개했고, 구글은 음성명령만으로 차량을 제어·구동하는 ‘안드로이드 오토’를 구현했으며, 미국 농기계 업체 존디어는 운전자 없이 24시간 내내 작업하는 ‘완전 자율주행 트랙터’를 선보였다. 미국의 해양 선박 회사 브런스윅은 전기로 구동되는 자율주행 선박을 선보였고, 프랑스의 스타트업 ACWA로보틱스는 자율주행 기술을 적용한 상수도관 탐지 로봇을 선보였다. 캐나다의 누라로직스(Nuralogix)는 세계 최초로 화상통화만으로 화상 통화 중 얼굴 혈류 분석을 통해 혈압과 심박수, 불규칙한 심장박동, 스트레스, 심장마비와 뇌졸중, 2형 당뇨 위험도를 측정할 수 있해주는 ‘아누라 텔레헬스’를 CES에서 공개했고, 네덜란드 원서드(OneThird)는 과일과 채소의 완숙도와 부패 정도를 바로 알 수 있는 ‘완숙도 검사기’를 선보였다. 

한국 기업들도 고군분투하고 있다. 350개 이상의 우리나라 스타트업이 참가, 세계를 놀라게 할 혁신 기술과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에 장착하는 새로운 스마트싱스 허브 ‘스마트싱스 스테이션(Smart Things Station)’으로 삼성전자의 새로운 가치와 비전을 담아냈고, LG디스플레이는 ‘메타 테크놀로지’라는 신기술을 적용한 3세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패널 360도로 접히는 중소형 폴더블 OLED 등을 선보였으며, HD현대그룹은 지속가능한 미래 구현을 위해 바다에 대한 관점과 활용 방식을 근본적으로 전환하는 ‘오션 트랜스포메이션(Ocean Transformation) 비전’을 발표했다. SK그룹도 최첨단 배터리·UAM·SMR 등 40여개 넷제로 기술·제품들을 대거 공개했다.

이번 CES에 참가한 많은 기업이 세상에 없었던 꿈의 기술을 선보인 것은 코로나19 위기 상황에도 굴하지 않고 연구개발(R & D)에 투자를 아끼지 않았기 때문이다. 경제 상황이 어려울수록 투자를 확대하고 초격차 기술을 개발하는 역발상(逆發想)이 필요하다. 올해도 인플레이션 우려는 여전히 크고 성장률 전망은 암울하기만 하다. 경기 침체의 강을 건너고 글로벌 경제패권 전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실용(實用)’과 ‘빅블러(Big Blur)’ 신기술을 개발하고 무장하여 치열한 기술 패권 경쟁의 미래 선점을 위한 특단 대책을 서둘러 강구하고 강력히 추진해야 한다. 

글로벌 시장은 무한 경쟁으로 치닫고 있다. 선진 기업의 질주와 후발 국가의 추격 속도가 갈수록 빨라지고 있다. 융합과 혁신의 시대에 이를 견인하지 못하면 도태될 수밖에 없다. 잠시라도 방심해선 안 된다. 최신 IT 트렌드 파악을 통해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고 피나는 노력으로 융합과 혁신을 선도해 미래의 잠재 시장을 선점해나가야 한다. 기업의 적극적인 투자와 기술 개발을 유도하려면 정부가 ‘모래주머니’로 불리는 규제 사슬부터 서둘러 제거해야 한다. 또 세제·예산·금융 등을 적극적으로 지원해 경쟁국 기업들과 대등한 여건에서 뛸 수 있도록 산업인프라 구축을 서둘러야 한다. 반도체 설비 투자에 대한 대기업엔 최대 25%까지, 중소기업엔 최대 35%까지 올리는 세액공제 추가 확대방안도 국가 진운(進運)의 명운(命運)을 걸고 조속히 추진해야 한다.

[전국매일신문 칼럼] 박근종 성북구도시관리공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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