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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열의 窓] 안정적 농산물 가격을 유지하는 방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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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열의 窓] 안정적 농산물 가격을 유지하는 방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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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3.01.10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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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열 국제사이버대학교 특임교수

지난해 크리스마스 전에 내린 폭설로 호남지역에 하우스가 파손돼 많은 농작물이 죽었다. 이어지는 한파로 전국의 채소류 생육이 전반적으로 부진하다. 여기에 하우스 난방이 더 필요해지면서 재배비용이 올라 농산물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설명절을 앞두고 치솟는 장바구니 물가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생산자·소비자 모두가 고통 받는 상황이다.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가격변동이 심한 적상추 100g당 가격은 1개월 전 842원에서 1월 9일 1,573원(54%↑)으로 상승세를 보였다. 추운 날씨로 인해 국물류 요리재료를 찾는 소비자가 많아지면서 애호박, 청양고추, 쪽파 등의 부자재 채소의 가격도 오름세를 보였다. 애호박은 개당 1개월 전 1,370원에서 2,235원(61%↑), 청양고추는 100g당 962원에서 1,420원(68%↑), 쪽파도 kg당 5,748원에 못 미치는 가격에서 8,973원(64%↑)으로 가파르게 올랐다. 난방비가 많이 들면서 재배비용이 오른 결과다. 

올해 뿐 아니라 최근 몇 년 사이 채소류를 중심으로 수급체계의 불안정성과 가격 변동성이 심화되고 있다. 농산물 가격변동의 근본적인 원인은 수요에 적정한 재배면적이 확보되지 않아 생산량이 감소하거나, 재배면적이 늘어 생산량이 증가되는 상황에 따라 시장가격이 변동하는 것이 기본이다. 기상여건이 좋아 생산량이 증가하거나 반대로 갑작스런 기상재해, 병충해 등이 발생하여 감소할 경우에도 시장 가격은 변동한다. 

농산물 가격은 유통경로 특성에 따라 변동성이 커진다는 것이 더 큰 문제다. 먼저 농산물 유통의 50%정도는 농산물도매시장을 통해 거래되고 있다. 그런데 이곳에서는 수요와 공급의 논리만 적용되는‘경매’로 가격이 결정되기 때문에 생산비 등 원가가 합리적으로 반영되지 않는다는 것이 생산농가들의 불만이다. 

농산물 유통의 한 축인 대형유통업체도 가격 변동성의 한 주체다. 대형유통업체는 물류센터 중심체제로 규모화된 물량을 지속공급하고 있지만,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부당한 요구, 높은 수준의 물류센터 이용료, 수수료 등이 문제가 되고 있다. 실제로 농가 수취가격과 소비자 판매가격의 괴리가 클수록 유통과정에서 특정 경제 주체의 과다 이윤 추구가 많은 것은 분명하다. 

안정적 농산물 가격을 갖추기 위해서는 농산물 유통구조의 문제를 해결하는 유통구조개혁이 시급하다. 주산지 위주의 적정 재배면적 유지와 농협, 영농조합법인 등 산지유통조직을 체계적으로 육성해 시장경쟁력을 갖춰야한다. 도매시장은 중앙도매시장과 지방도매시장을 구분해 정비시켜야 한다. 중앙도매시장은 유통환경 변화에 적합한 시설현대화를 바탕으로 합리적인 가격결정 방식도입, 저장 및 가공분야의 물류시설 확충, 물류(하역)체계의 개선, 중도매인의 경쟁력 강화 방안 등이 마련돼야 한다. 농산물 취급량이 낮은 지방도매시장은 규제를 완화해 로컬푸드로 유통단계 축소하고, 물류비를 절감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대형유통업체에 대해서는 거래의 불공정을 초래하는 부당한 납품 행위, 높은 수수료 등이 개선돼야 한다. 앞으로 민간유통업체들도 ESG(환경·사회·조직적 책임경영) 등 사회적 역할을 다하는 일정 수준의 공공성을 가져야한다. 유통기업의 개별적 시장행위는 이윤 최대화가 목표이기 때문에 거래 과정에서 불공정 거래가 개선될 수 있도록 공익적 역할을 강화하는 정부의 관리체계가 이뤄져야 한다.    

3년간 이어지는 코로나19로 외국인 노동자를 비롯해 사람을 구할 수 없는 상황 속에서 농사인건비는 50%이상 상승했다. 비료, 농약, 유유대 등 고정지출비에서 안 오른 것은 한 개도 없다. 투입비용에 비하면 농가가 가져가는 수익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그럼에도 물가 상승의 화살을 항상 농산물에 돌리고 있음은 가슴 아프다. 농산물 유통 거래 문제는 벌써 수십년 된 개혁과제다. 정부는 농산물 유통의 공정한 거래 질서 확립과 농산물의 가치에 맞는 적정가격이 유지되도록 노력해주길 바란다. 이번 설명절 농산물 장바구니는 생산자와 소비자가 서로를 배려하며, 우리농산물에 대한 가치를 높이는 원년이 되기를 소원한다.  

[전국매일신문 칼럼] 문제열 국제사이버대학교 특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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