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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국민의 관심과 참여가 소나무를 살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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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국민의 관심과 참여가 소나무를 살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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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3.10.30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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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하수 북부지방산림청장

우리나라에는 700여 종의 나무가 자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국민은 몇몇 종류의 나무 외에는 잘 모르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초등학생 이상 국민 누구에게 물어보아도 소나무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지난 2022년 국립산림과학원에서 가장 선호하는 나무를 설문조사한 결과 37.9%가 소나무를 좋아한다고 응답했다. 그만큼 소나무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아끼고 사랑하는 나무이고 주변 어디에서도 접할 수 있는 친근한 나무이다.

이러한 소나무류는 주로 단순림으로 분포하여 솔잎혹파리 등 많은 병해충으로부터 시련을 받아왔다. 특히, 소나무재선충이 1988년 부산 금정산에서 처음으로 발생한 이후 지금까지 35년 동안 143개 시・군・구로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재선충병은 크기가 1mm 내외의 재선충이 나무의 조직 내에서 빠른 속도로 번식해 수분 이동통로를 막아 나무를 죽게 하는데, 한번 감염되면 100% 고사하기 때문에 소나무류에는 가장 치명적인 병이다. 재선충은 너무 작아 스스로는 이동할 수 없기 때문에 매개충인 솔수염하늘소나 북방수염하늘소의 몸에 들어가 이동한다. 매개충인 하늘소가 4월까지는 나무 안에서 유충상태로 있다가 5월 초순부터 성충이 되면서 나무에서 나와 소나무류의 잎을 갉아 먹을 때 몸안에 있던 재선충이 소나무류에 침입하는 것이다.

현재까지는 재선충 자체를 죽이는 방법이 개발되지 않았기 때문에 재선충을 옮기는 매개충을 잡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제시되고 있다. 매개충이 성충이 돼 나오기 전인 3월 말까지 감염된 소나무류를 벌채해 파쇄하거나 소각 또 매몰, 약제 훈증 등을 통해 매개충의 유충을 죽이는 방법이 바로 그것이다.

그럼, 이렇게 소중한 소나무를 보전하기 위해 우리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치료제가 개발될 때까지는 소나무재선충병 피해고사목(매개충 서식처)을 누락 없이 정밀 예찰하여 전량 제거함으로써 피해 확산을 최소화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북부지방산림청에서는 관할지역에 발생한 소나무재선충병 피해 방지를 위해 경기‧강원 영서지역 24개 시‧군과 협력체계를 구축하여 소나무재선충병 확산 거점지역을 중심으로 공동방제구역 설정 및 책임방제를 실시하고 있으며, 피해지 외곽부터 중심부로 피해목을 제거하는 압축방제 방법으로 피해확산을 저지하고 있다.

또한, 소나무재선충병 감염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천연기념물 등 보호가치가 높은 지역에 자생하는 소나무류 등 우선순위를 정하여 예방나무주사도 실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ICT를 적극 도입하여 소나무재선충병 감염목의 GPS 좌표관리, 산림병해충통합관리시스템 운영으로 피해 발생부터 방제사업까지의 이력을 체계적으로 관리함으로써 예찰‧방제 사각지대를 최소화하고, 접근이 불가능한 비가시권에 발생한 피해고사목은 드론예찰과 항공사진 판독으로 누락목 없이 완결방제를 목표로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방제 노력에도 불구하고 소나무재선충병은 지속적으로 확산하고 있는데, 그것은 다음의 두 가지 요인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첫째, 재선충병으로 죽은 소나무를 벌채해 다른 곳으로 이동시키는 경우이다. 재선충병은 대부분 이 같은 인위적인 감염목 이동으로 다른 지역에 확산된다. 재선충병에 감염된 나무는 일체 이동시키지 않고 그 자리에서 벌채・방제해야 하기 때문에 국민의 관심과 불법 이동에 대한 신고가 중요한 예방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둘째, 재선충병으로 죽은 소나무류를 방치하는 경우이다. 재선충병은 한두 그루가 말라 죽은 상태에서 빨리 발견하고 곧바로 벌채・방제해야 주변으로 확산되는 속도를 줄일 수 있으므로, 국민들의 관심과 감염목 발생신고가 가장 중요하다.

‘위기는 기회이다’라는 말이 있다. 지난 몇 년간 온 국민이 손 씻기, 마스크 착용, 거리두기 등 성숙한 시민의식으로 코로나19를 잘 극복했듯이, 소나무재선충병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과 참여로 건강한 소나무림이 조성되기를 기대해 본다.

[전국매일신문 기고] 임하수 북부지방산림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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