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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김영란법은 시대의 소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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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김영란법은 시대의 소명이다
  • 이승희/ 지방부기자 춘천담당
  • 승인 2015.01.11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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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란법 여야합의 소식 이후 일부 학자들, 언론, 정치인들은 약간 회의적인 반응을 전하고 있다.특히 정무위 논의 과정에서 "여성지나 패션 잡지 기자도 공직자라는 얘기냐", "법 적용 대상이 2000만명에 이르는 것은 과하다"는 지적이 나왔다고도 하고 일부 의원은 “공무원들은 이 법이 통과되면 이제 움직이려 하지 않을 것이며 복지부동이 돼서 결국은 시민들이 속이 터져 죽을 것이다”라고 걱정을 하기도 했다고 한다.심지어 법안심사 여당 간사인 홍일표 새누리당 의원은 "당내에서 과잉입법, 위헌 소지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된 만큼 꼼꼼히 따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고 야당 간사 전해철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도 "구체적인 내용을 살필 것"이라며 김영란법에 대한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한마디로 억지춘향식으로 통과시킨 법이라는 것이다. 심지어 위헌소지까지 언급하면서 말이다. 그렇다면 내심과는 다르게 어떻게 통과시킨 것일까?이러한 의문에 대한 답은 뒤로 한 채 한번 시간을 되돌려 보자.먼저 김영란 전권익위원장은 무슨 심정으로 법안을 입안 했을까?"청탁이 부패행위의 근본 원인이다. 부패행위로 연결되는 그 원인을 제거하면 공직자들의 부정한 직무 수행을 막을 수 있다" 법안을 발의할 당시 김위원장의 심정을 토로한 말이다.각급법원 판사를 거쳐 대법원 대법관에 올랐으며 국민권익위원회 위원장 이라는 이력에서 보듯이 통상적인 관점에서 보면 김위원장은 접대 받을만한 위치에 있었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이력의 소유자였기에 국민들은 감동했고 그 동기에 대한 진정성을 더 크게 느낄 수 있었다. 그렇다면 김위원장이 느낀 부정한 직무수행의 폐해는 어느 정도였을까? 얼마나 심각했기에 힘 있는 자들이 위헌을 들먹일만한 법의 필요성을 절감했을까? 우리는 오래지 않아 그가 느낀 절박함을 느낄 수 있었다.세월호 비극에서 들어난 공직사회의 무사안일과 향응, 청탁, 전관예우라는 부패사슬, 철도파업에서 드러난 그들만의 철피아 문화, 국가방위라는 본연의 사명감을 망각한 방산비리, 일본의 원전참사마저도 이들에게는 문제가 되지 않는 원전마피아, 국민혈세 수조를 날리고도 투자라고 강변하는 자원외교, 그리고 이어지는 검사들의 일탈과 비리, 종극에는 입법청탁 까지 우리 모두가 두 눈으로 두 귀로 보고 듣고 지나온 우리의 현실이다.세계적인 역사학자 토인비는 도전에 대한 응전을 통해 역사는 발전한다고 했다. 척박한 자연환경이 인간문명을 더 진화시키고 발달시킨다는 것이다. 이를 달리 말하면 척박하고 암울한 현실이 발전으로 가는 양분이 될 수 있다는 의미가 아니겠는가.김영란법은 부패로 썩어가는 이 사회의 고질병에 대한 응전이다. 더 이상은 안된다는 국민들의 외침이요 강력한 경고이기도 하다.국제투명성기구(TI)는 '2013년 OECD 뇌물방지협약 이행보고서' 발표에서 "41개국 중 한국을 포함한 22개국은 협약 이행이 거의 없거나 전혀 없는 최하위 등급으로 분류됐다"고 밝혔다. 또한 2014년 국가별 부패인식지수(CPI) 에선 한국은 55점을 받아 175개국 중 43위를 기록했다. 이것이 우리의 현실이다.JTBC가 리얼미터에 의뢰해 전국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에 따르면 70.6%가 김영란법의 취지에 공감한다고 답했고 단 8.3%만이 공감하지 않는다고 답했으며 67%는 부패방지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고 응답했다.비록 이 법으로 자신이 처벌을 받을 수 있더라도 더 이상 이 사회를 방치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냉정하고 이성적인 판단의 결과로 보여진다.김영란법은 우리 사회 많은 부문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일부는 부정적으로 일부는 긍정적으로 말이다. 그러나 긍정적인 영향이 훨씬 더 클 것으로 확신한다.마음의 표시도, 슬픔의 표시도, 기쁨의 표시도 대부분의 서민들은 김영란 법과는 관계가 없을 것이다. 다만 접대에 익숙한 이들, 주는 것이 빠른 길이라고 믿는 이들의 문화에는 적지 않은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지금 이 시대는 공정의 시대, 정의의 시대를 원하고 있으며 국민들은 백마 탄 정의의 기사를 원하고 있다. 김영란법은 부패시대를 청산하라는 시대의 소명임을 힘 있는 자들은 알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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