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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움직임 예의주시속 차분하게 대처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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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움직임 예의주시속 차분하게 대처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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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7.02.15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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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장남이자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인 김정남(46)이 현지시간 13일 오전 말레이시아에서 피살됐다고 정부 소식통이 14일 밝혔다. 김정남은 이날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공항에서 신원 미상의 여성 2명에 의해 독침에 의해 살해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남은 김정일과 그의 본처 성혜림 사이에서 출생했으며, 김정은은 김정일의 셋째 부인인 재일교포 출신 무용수 고용희에게서 태어났다. 김정남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김일성 주석으로부터 권력을 물려받던 선례에 따라 오래전부터 '황태자'로서 후계수업을 받아왔다. 1990년 조선컴퓨터센터(KCC) 설립을 주도하는 등 IT 분야 및 군사 분야의 주요 직책을 맡았던 김정남이 낙마한 결정적인 계기는 일본 나리타(成田)공항 밀입국 미수사건이었다. 2001년 5월 아들 및 두 명의 여성을 대동하고 도미니카 가짜 여권을 소지한 채 나리타공항을 통해 일본에 입국하려다 체포돼 추방된 것이다.


이 사건으로 김정일의 눈 밖에 난 김정남은 이후 권력의 주변부로 밀려나 마카오와 베이징(北京) 등지를 오가면서 해외생활을 해왔다. 특히 2013년 12월 장성택이 처형된 후 싱가포르를 비롯한 동남아시아에 주로 거주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은 집권 후 김정남이 북한의 권력 세습을 비판해왔다는 점에서 김정은이 자신의 우상화를 위한 걸림돌을 제거하기 위해 이복형을 암살한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 김정남은 김정은이 후계자로 확정된 2010년 10월 일본 TV아사히와 인터뷰에서 "개인적으로 3대 세습에 반대한다"며 "(다만) 해외에서 언제든지 동생(김정은)이 필요할 때 도울 준비가 돼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정남은 이복동생 김정은의 집권 체제가 굳어진 이후 최근에는 북한 내 정치상황에 대한 공개적인 언급을 자제해왔다. 외교부는 김정남 피살설에 대해 "확인해줄 수 없다"고 밝혔고, 통일부 관계자는 "김정남 관련 첩보는 있으나 확인 중이어서 언급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일본 교도통신은 "말레이시아 정부가 쿠알라룸푸르공항에서 쓰러져 사망한 북한 남성을 검시했다고 발표했다"며 "신원은 확인이 안됐고 김정남과 관계도 불확실하다"고 보도했다.


독침 암살은 북한 공작원이 자주 쓰는 수법으로 알려졌다. 김정남은 2010년 아사히TV와 인터뷰에서 "개인적으로 3대 세습에 반대한다"고 발언하는 등 한때 북한의 권력 세습에 비판적 입장을 보였다. 김정은이 자신의 체제를 한층 공고히 하기 위해 잠재적 위협요소인 이복형을 제거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정남이 김정은의 소환 명령에 불응해 살해됐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그동안 김정남에 대한 북한의 암살기도설이 끊임없이 나돌았다. 김정은의 친족이 해외에서 살해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김정일의 처조카이자 김정남의 이종사촌인 이한영은 한국으로 망명했다가 1997년 2월 북한 공작원에게 암살됐다.


이 사건이 북한의 소행으로 최종 확인되면 여러 가지 파장을 가져올 수 있다. 다른 나라 수도의 국제공항에서 백주에 암살 테러를 자행했다는 점에서 북한 정권의 무모한 호전성과 폭력성을 다시 한번 만천하에 보여준 만행이다. 북한이 신형 중장거리 미사일(IRBM)을 발사하고 이틀 만에 이런 일이 다시 터져 뭔가 북한 내부에 이상기류가 있는 것 아닌지 우려되기도 한다. 일시적으로 북중 관계가 불편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정부는 이번 사건이 한반도 안보 상황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북한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면서 기민하고 차분하게 대처하기 바란다. 외교 안보 당국은 말레이시아 당국과 긴밀히 협조해 사건의 전모를 신속히 파악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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