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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구미제로 몰고 가려는 북의 행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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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구미제로 몰고 가려는 북의 행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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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7.02.23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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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 암살사건에 현지 북한대사관이 개입했을 가능성을 암시하는 말레이시아 경찰의 발표가 나와 주목된다. 김정남 암살사건을 수사중인 칼리드 아부 바카르 말레이시아 경찰청장은 22일 오전(현지시간) 쿠알라룸푸르 시내 경찰청 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5명의 북한 국적자를 쫓고 있다"며 이 가운데 사건 직후 출국한 4명이 이미 평양에 도착한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칼리드 청장은 또 리지우로 추정되는 나머지 1명과 또다른 북한 국적자 2명이 아직 말레이시아에 머물고 있다면서, 이 2명의 신원을 각각 북한대사관 2등 서기관 현광성(44)과 고려항공 직원 김욱일(37) 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들이 사건에 개입했는지를 판단한 기준에 대해 "우리는 그들에게 수사에 협조할 것을 요구할 이유와 근거가 있다"며 그렇지 않다면 이 나라에 다른 많은 북한 국적자가 있음에도 그들을 찍어서 부를 이유가 없다"고만 언급했다.


이로써 이번 사건과 관련해 신원이 확인된 북한 국적의 용의자는 붙잡힌 리정철을 포함해 모두 8명이 됐다. 특히 북한대사관 직원의 개입이 처음 확인됨에 따라 대사관의 조직 개입 여부가 밝혀질지 주목된다. 말레이 경찰은 앞서 이들이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연루자라며 사진만 공개한 바 있다. 칼리드 청장은 이들에게 수사 협조 차원의 인터뷰를 하자고 이날 요청했다면서, 북한 대사관 측이 협조해주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북한에 도착한 것으로 추정된 4명에 대해서도 북에 신병 인도를 요구했다고 말레이 당국은 말했다. 그러나 말레이 경찰은 북한 공작원이 배후라고 보느냐는 질문에는 "아직 수사 중인 사안인 만큼 언급하지 않겠다"며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말레이시아 경찰이 추가로 공개한 범행 과정 등을 종합해 보면 이 사건은 사전에 치밀하게 계획된 조직적인 암살이라고 할 만하다. 범행을 실행한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여성은 반복해서 예행연습을 했고, 범행 순간에는 맨손에 독극물을 묻혀 김정남의 얼굴에 바른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여성은 범행 직후 화장실로 가 독극물을 씻어냈다. 체포 직후 "장난 영상을 찍는 줄 알았다"고 둘러댄 경찰 진술이 모두 거짓말이라는 얘기다. 이들이 범행에 사용한 독극물도 북한 국적의 용의자들로부터 받은 것이라고 한다. 북한 외교관까지 연루된 사실이 드러나면서 북한의 외교적 입지는 더욱 좁아지게 됐다. 특히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국가들과의 전통적 우호관계에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하지만 북한은 말레이 당국의 2차 수사결과 발표 내용도 정면 반박했다. 현지 북한 대사관이 배포한 성명은 "사건 발생 후 10일이 지났지만 말레이시아 경찰은 체포 용의자들로부터 어떤 증거도 발견하지 못했다"며 북한 국적의 리정철 등 체포된 용의자들을 즉시 석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강철 말레이시아 주재 북한대사는 20일 말레이시아와 한국 정부가 결탁해 이 사건을 북한의 소행으로 몰아가고 있다는 주장을 폈다.


북한의 과거  행태로 볼 때 이번에도 명백한 증거를 요구하며 끝까지 책임을 인정하지 않고 발뺌할 게 뻔하다. 말레이시아 측에 공동조사를 요구한 것도 시간을 끌어 관심을 분산시키겠다는 속셈인 듯한데 이 또한 북한의 상투적인 수법이다. 천안함 사태 때 남북한 공동조사를 요구한 것과 같다. 결국 북한은 이번 사건을 영구미제로 몰고 갈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분석이다.  앞으로 북한 소행임을 뒷받침하는 증거가 더 많이 드러날수록 북한의 억지 주장과 선전 공세도 거세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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