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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 일궈낸 컬링 여자대표팀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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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 일궈낸 컬링 여자대표팀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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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02.22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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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5만 경북 의성서 대한민국 컬링 대표팀이 세계서 놀랄만한 기적을 일궈내고 있다.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예선 1위로 4강에 진출했기 때문이다. 총 10개 팀이 출전한 여자 컬링 경기에서는 출전팀이 풀리그 방식으로 총 9차례의 예선전을 치른 뒤 1위부터 4위까지 4강에 진출한다. 세계 랭킹 8위인 한국 여자대표팀은 앞선 경기에서 세계 랭킹 1위인 캐나다를 비롯해 스위스(2위), 영국(4위), 스웨덴(5위) 등 강호를 연파했다. 예선 1위인 한국은 준결승전에서 예선 4위 팀과 맞불게 된다. 예선 성적을 고려할 때 한국의 결승 진출은 유력하며 금메달도 가능해 보인다.


4년 전 소치 대회에서 처음 올림픽 무대를 밟아 8위에 그쳤던 한국 여자대표팀이 평창에서 예선 1위로 4강에 진출한 것은 기적에 가깝다. 사실 평창올림픽이 열리기 전에는 국내에서 '컬링'이란 종목의 이름조차 모르는 사람이 많았다. 그런 비인기 종목의 악조건을 극복했다는 점에서 여자대표팀의 선전은 더욱 값지다. 국내 언론은 물론 세계 유력 매체들도 대한민국 컬링 여자대표팀의 선전을 비중 있게 다루고 있다.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한국 컬링 여자대표팀이 평창 동계올림픽의 '깜짝 스타'로 떠오르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 USA투데이는 "한국 여자 컬링은 평창 동계올림픽의 가장 뛰어난 스타 중 하나다. 슈퍼맨을 연상시킨다"고 칭찬했다. 한국 여자대표팀이 연일 파죽지세로 승리를 거두면서 국내에서 '컬링 열풍'이 불고 있다. '헐(hurry·빨리 비질하라는 뜻)' '얍(yob·비질을 하라는 뜻)' 등 생소했던 컬링 용어를 입에 올리는 사람이 많아졌다. 여자대표팀의 스킵(주장) 김은정 선수가 김영미(리드) 선수에게 작전을 지시하는 "영미∼ 헐" "영미∼가야 돼"라는 말이 네티즌 사이에 유행어가 됐다. 페이스북과 유튜브 등 소셜미디어에는 여자대표팀의 경기를 흉내 낸 패러디가 쏟아지고 있다.


돌풍을 일으킨 여자대표팀의 사연이 알려지면서 신화는 더 극적으로 변했다. 선수단 5명 가운데 후보인 김초희 선수만 제외하고 김은정(스킵), 김영미(리드), 김선영(세컨드), 김경애(서드) 등 주전 4명이 모두 인구 5만4천의 경북 의성 출신이다. 주전 4명은 또 의성 여·중고 출신의 친자매, 친구, 언니·동생 사이다. 김영미 선수가 방과 후 활동으로 컬링을 시작하자 곧이어 친구인 김은정이 합류했고, 김영미의 친동생 김경애와 김경애의 친구 김선영도 한팀이 됐다. 이들은 10년 이상 같은 아파트에서 동고동락했다. 오랜 세월 한솥밥을 먹은 사이여서 경기 때마다 척척 호흡이 맞았다. 군 단위 소도시에서 함께 생활하며 다진 팀워크가 4강 진출의 원동력이었다. 팀워크를 중시한 과학적인 훈련 방법도 주효했다. 컬링 여자대표팀은 지난 8월 충주 탄금호 국제조정경기장에서 조정훈련을 하면서 팀워크와 균형감을 키웠다고 한다. 빼놓을 수 없는 것은 의성군민들의 성원이다. 의성군은 10여 전 국내 최초로 국제 규격의 컬링장을 건설하고 관내 학교에서 방과 후 프로그램으로 컬링을 가르치도록 지원했다. 평창올림픽에 출전한 우리 남녀 컬링 대표 15명 가운데 14명이 의성 출신이라고 한다.


컬링 여자대표팀의 4강 진출을 통해 우리는 팀워크의 중요성을 새삼 깨닫게 된다. 각자 맡은 바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면서 팀워크를 단단히 다져 놓으면 상대가 누구라도 당당하게 승부를 겨룰 수 있는 것이다. 비인기 종목이라고 주눅이 들지 않고 즐거운 마음으로 한우물을 판 것도 여자대표팀의 오늘을 있게 한 요인이다. 이들은 매 경기 최선을 다하면서 어려운 순간에도 미소를 잃지 않는 당당한 모습을 세계인에게 보여줬다. 멋진 팀워크와 투혼으로 연일 감동의 드라마를 연출하고 있는 컬링 여자대표팀의 마지막 남은 경기에도 최선을 다해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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