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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열의 窓] 쌀밥 좀 드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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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열의 窓] 쌀밥 좀 드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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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4.02.24 11:22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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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열 국제사이버대학교 특임교수

오늘은 밥과 쌀 얘기다. 생활 속에서 밥은 정말 다양한 의미로 쓰인다. 고마울 때 야! 진짜 고맙다. 나중에 밥 한번 먹자. 안부를 물어볼 때 너 밥은 먹고 지내니? 아플 때 밥은 꼭 챙겨 먹어. 인사말 할 때 밥 먹었어? 무언가 잘해야 할 때 사람이 밥값을 해야지. 심각한 상황일 때 넌 목구멍에 밥이 넘어가? 등등 한국 사회는 밥이면 다 통했다. 

여기서 한가지 짚고 넘어가자면 지금의 밥은 끼니, 식사의 의미를 담고 있지만 예전의 밥은 무조건 쌀밥을 의미했다. 그러니까 밥은 곧 쌀 이었다. 아무튼 이렇게 중요한 밥이었는데 세상이 변하면서 밥을 굶는 사람이 늘고 있다. 시간도 없고, 살 뺀다고, 입맛이 없다는 이유로 아침 식사를 ‘못’하는 것이 아니라 ‘안’먹는 것이다. 이런저런 이유로 국민의 33%가 아침 식사를 거르면서 쌀 소비가 점점 줄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2년 국민 1인당 쌀 소비량은 56.7㎏으로 최고치를 기록했던 1970년 136.4㎏에 비해 절반 이하로 뚝 떨어졌다. 쌀 소비량은 1980년대부터 하락하기 시작했다. 1980년대 평균 소비량은 127.8㎏으로 1970년대의 130.3㎏보다 1.8% 적었다. 1990년대에는 107.7㎏으로 줄었고, 2000년대 들어와 100㎏ 이하로 떨어졌다. 2023년 쌀 생산량도 370만2,000t으로 전년보다 6만2,000t(1.6%) 감소했다. 그렇지만 소비량은 더 급감해 쌀 재고량은 늘어나게 되면서 공급 과잉은 계속될 전망이다. 

반면, 인건비, 비료 및 농약대, 유류비 등 농사 비용은 천정부지로 치솟는데 쌀값만큼은 예외다. 산지 쌀값은 3년 전보다 20% 이상 낮은 80kg 한 가마에 20만 원대를 밑돌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농민들의 걱정이 태산이다. 쌀농사 중심의 농업체계와 가뜩이나 쌀 개방으로 어려움에 놓여 있는 우리 농민을 돕기 위해서라도 쌀 소비를 늘리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먼저 아침밥 먹기 운동을 통해 국민 건강 증진과 쌀 소비를 확대가 필요하다. 아침밥을 거르면 청소년과 20~40대 직장인들은 두뇌의 집중력이 저하된다. 바쁜 일상에서도 두뇌 활동이 많은 학생과 직장인은 아침밥을 챙겨 먹는 식습관이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또한 아침밥을 먹는 것이 밀가루와 달리 혈당을 서서히 올렸다가 내려줘 당뇨 예방과 심장질환을 개선에도 도움을 준다. 쌀은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식이섬유, 미네랄 등 다양한 영양소가 다량 함유된 곡물이다. 에너지원의 역할뿐만 아니라 콜레스테롤 저하, 항산화 기능, 당뇨병 및 암 예방, 혈압조절 기능, 비만과 변비 예방 등 건강에 유익한 기능성 성분도 많이 가지고 있다. 

특히 색에 따라 영양소가 달라지는데 흑색미(흑미)는 안토시아닌 함량이 높아 노화 지연, 피부 미용, 면역력 증진 등에 효과적이다. 녹색미는 필수 아미노산인 라이신(lysine) 함량이 일반 쌀 보다 25% 이상 많아 어린이의 성장, 발육에 도움이 된다.
바쁜 현대인들의 생활패턴을 고려한 간편식 쌀 가공식품 개발이 필요하다. 쌀가루는 보리, 밀 등의 곡류에 존재하는 불용성 단백질인 글루텐이 없어 최근 건강식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미국이나 유럽을 중심으로 ‘글루텐 프리’ 식품시장이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데 해외시장을 겨냥한 쌀 가공식품 수출도 확대해야 한다. 

어릴 적 부모님은 아침밥만큼은 식구들과 함께하려고 신경을 썼는데 아이들에게는 그때가 밥상머리 교육 시간이 됐다. 조금 더 잤으면 하는 바람에 아침 먹는 것도 귀찮게 생각했던 필자에게 어머님은 “사람은 밥심이 있어야 한다”며 아침밥을 챙기셨다. 나이가 들면서 느끼는데 한국 사람은 ‘밥심’으로 산다는 게 맞는 것 같다. 

쌀은 우리의 영원한 주식이며 삶의 원동력이다. 벼농사는 공익적 가치를 따지자면 홍수 예방, 담수 기능, 환경정화 기능, 경관 미화 등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이점을 가지고 있다. 아침밥 먹기로 농민들의 걱정을 덜어주는 행복한 아침 밥상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나도 오늘은 그동안 ‘밥 한번 먹지!’라고 말로만 인사했던 친구들과 오랜만에 식사라도 해야겠다. 쌀밥으로.

[전국매일신문] 문제열 국제사이버대학교 특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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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철호 2024-02-24 14:43:52
좋은 글
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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