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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필의 돋보기] 잘 살려면 어린이를 위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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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필의 돋보기] 잘 살려면 어린이를 위하라
  • 최승필 지방부국장
  • 승인 2024.05.06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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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필 지방부국장

“초등학생 입학생은 올 처음으로 30만 명대로 떨어질 가능성이 크고, 내후년에는 20만 명대까지 줄어들 것으로 보이는 데다 인구 감소로 인한 폐교도 줄을 잇고 있다”

지난 1월 전국에서 진행된 초등학교 예비 소집 당시 언론을 통해 ‘초등학교 입학생 40만 명 선 붕괴’라는 제목으로 보도됐던 내용이다.

실제로, 통계청 및 교육부 등 관계 기관에 따르면 올 합계출산율은 0.72로 역대 최저를 기록한 가운데 초등학교 입학생 수가 39만6533명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9년에는 47만2947명의 어린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한 뒤 2023년에는 40만1752명으로 감소하는 등 지속적인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전국 17개 시·도 중 12개 시·도에서 초등학교 신입생이 한 명도 없었고, 전국 157개 초등학교에서 입학식을 열지 못했다.

이 같은 현상은 지방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전라북도에서는 34개 학교, 경상북도는 27개 학교, 강원도는 25개 학교, 전라남도에서는 20개 학교, 충청남도에서는 14개 학교에 이른다.

더욱 심각한 것은 이 같은 감소 추세가 수년간 지속될 수 있다는 점이다.

한국교육개발원(KEDI) 조사에 따르면 초등학교 입학생 수는 내년에 31만9935명까지 감소한 뒤 오는 2029년에는 24만4965명으로, 30만 명 선마저 무너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날아라 새들아 푸른 하늘을, 달려라 냇물아 푸른 벌판을, 오월은 푸르구나 우리들은 자란다,
오늘은 어린이날 우리들 세상, 우리가 자라면 나라의 일꾼, 손잡고 나가자 서로 정답게, 오월은 푸르구나 우리들은 자란다, 오늘은 어린이날 우리들 세상”

윤석중 작사·윤극영 작곡의 ‘어린이날 노래’다.

1919년 3·1 운동을 계기로 어린이들에게 민족정신을 일깨워 주기 위해 진주를 시작으로 각 지역에 소년회가 창설되기 시작했다.

토요대학아동미술과에 입학한 소파 방정환은 아이들이 사회에서 제대로 보호를 받지 못하는 현실에 눈을 뜨고, 1921년 김기전·이정호 등과 함께 천도교소년회를 조직, 본격적으로 소년운동을 펼쳤다.

다음해 4월 각 소년운동 단체, 신문사 등이 모여 논의한 결과 어린이날은 ‘새싹이 돋아난다’는 의미로 새싹이 돋아나는 5월 1일을 어린이날(소년일)로 지정, 선포했다.

1923년 5월 1일 색동회 창립과 함께 방정환 등 9명이 어린이날을 공포하고, 천도교당에서 첫 어린이날 행사를 개최했다.

당시 기념행사의 표어는 ‘희망을 살리자, 내일을 살리자’, ‘잘 살려면 어린이를 위하라’였으며, 어린이가 미래의 희망임을 강조했다.

당시 5월 1일은 노동절과 겹쳤기 때문에 1927년부터 보다 많은 사람이 참여할 수 있도록 어린이날 행사를 5월 첫째 주 일요일 개최되며, 동화와 동요 대회, 미술 전람회 등 어린이들이 참가하거나 관람할 수 있는 행사들이 전국에서 다채롭게 진행됐다.

이처럼 어린이날이 해가 갈수록 규모가 커지자 기념행사가 민족의식을 높일 것을 염려한 일제가 1937년 소년단체 해산명령을 통해 어린이날 행사도 금지함에 따라 1939년부터 중단됐다.

하지만 광복 이듬해인 1946년 어린이를 존중하는 마음을 살리기 위해 조선건국준비위원회에 의해 의해 어린이날이 부활됐다.

그해 5월 첫째 주 일요일인 5일 오전 11시부터 휘문중학교 교정에서 어린이날 전국준비위원회와 서울시준비위원회 공동 주최로 해방 이후 첫 어린이날 기념식이 열렸다.

기념식 날짜가 달라지는 불편을 막기 위해 그 후부터는 5월 5일을 어린이날로 정했고, 이 날짜가 오늘날까지 이르게 된다.

올해로 어린이날 제정 102주년을 맞았다. 하지만 정작 주인공들은 해마다 큰 폭으로 줄고 있다.

특히, 어린이날이 있는 5월에 어린이 자동차 사고피해자가 평소보다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나 심각성을 더해주고 있다.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어린이날을 맞아 최근 3년간 만 12세 이하 어린이에 대한 자동차보험 사고피해자 현황을 분석한 결과 어린이 피해자 비중은 방학 및 휴가철인 8월에 5.7%, 어린이날 등 가족 나들이가 많은 5월에는 5.5%로, 평균 5.0%에 비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어린이날 발생한 어린이 피해자는 520명으로, 평소 주말 평균 358명에 비해 무려 1.5배나 많았다.

또, 현대해상 교통기후환경연구소가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현대해상 자동차보험에 접수된 만 12세 이하 어린이 교통사고 13만6000여 건을 분석한 결과 5~6월 피해 건수가 1~2월의 약 2.2배, 연평균에 비해 약 1.4배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어린이의 인격을 소중히 여기고, 어린이의 행복을 추구하기 위해 제정한 어린이날을 및 어린이 주간을 맞아 전국 각지에서 다양한 기념행사가 펼쳐지고 있다.

어린이는 희망을 살리고, 내일을 살리는 주인공이다. 어린이들의 안전을 지키는 일이 잘 사는 길이다.

[전국매일신문] 최승필 지방부국장
choi_sp@jeonm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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