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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해결해야 할 과제 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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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해결해야 할 과제 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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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7.08.17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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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피해자 가족들이 청와대에서 대한민국 대통령을 만났다. 2014년 4월16일 '그날' 이후 정확히 3년4개월 만이다. 청와대 경호처 직원들이 직접 경기도 안산으로 내려가 피해자 가족들을 차량에 태웠다. 이들이 탄 차량은 3년4개월 간 숱한 눈물을 뿌린 국회 앞과 광화문 광장, 청운·효자동 주민센터를 거쳐 청와대로 들어왔다. 청와대는 이들을 위해 일반 방문객용 출입문이 아닌 정문을 활짝 열었다. 피해자 가족들은 이렇게 쉽게 들어올 수 있는 곳인데 왜 그리 오랜 시간이 걸렸느냐며 울먹였다. 행사 시작 전 취재진과 만난 '유민 아빠' 김영오 씨는 "너무 억울했다. 분통이 터졌고. 지금은 너무나 감동적이다. 이렇게 쉽게 들어올 수 있었는데. 아무것도 아니었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오해와 억측, 비난의 대상이 되기도 했던 김 씨는 "노숙하고 단식하고 그렇게 만나달라고…청와대 분수대 앞 광장에서 정말 빌었다. 지금은 응어리가 모두 터지는 것 같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문 대통령이 영빈관에 모습을 나타내자 곳곳에서 박수가 터져 나왔다. 문 대통령은 자리로 이동하며 세월호 피해자 가족들을 안아주고, 악수하며 위로했다. 연단에선 문 대통령은 긴 한숨부터 내쉬었다. 표정은 침통했고, 눈시울과 코끝은 붉게 물들어 있었다. 문 대통령은 10초 가량 말문을 떼지 못했다. 문 대통령은 정부를 대표해서 피해자 가족들에게 고개를 숙이고 떨리는 목소리로 사과와 위로의 말을 전했다. 피해자 가족들은 차분하게 문 대통령의 발언을 경청했다. 발언을 끝낸 문 대통령은 피해자 가족이 앉은 자리를 찾아 일일이 악수하고 위로의 말을 전했다. 일부 피해자는 본인의 이름표에 문 대통령의 사인을 요청하기도 했다. 한 참석자는 "미수습자 수색이나 피해자 지원 등을 확실히 약속해달라는 의미로 보였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의 발언이 끝나자 피해자 가족을 대표해 박혜영 씨와 정부자 씨가 문 대통령에게 노란 보자기에 싼 선물을 전달했다.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지 3년 4개월의 시간이 흘렀으나 우리 사회가 이 참사로 인한 가슴앓이를 계속하는 것은 문 대통령 말대로 아직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한 미수습자가 다섯 명이나 남아 있고, 어처구니없는 대형 참사가 빚어진 원인도 제대로 규명되지 못한 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그런 차원에서 하루하루를 고통 속에서 보내온 피해자 가족들을 대통령이 직접 만나 비록 전임 정부 때 발생한 참사이지만 정부의 무능·무책임에 대해 사과하고 가족들의 고통을 어루만진 것은 잘한 일이다. 행사에 참석한 피해자 가족들이 울먹이고, 그동안 맺힌 응어리가 터진 것 같다고 소감을 밝힌 것은 이들의 아픔이 얼마나 컸던가를 단적으로 말해준다.


아직도 가족들이 애타게 기다리는 미수습자 5명이 조속히 가족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수색작업을 서둘러야 한다. 정부가 침몰지점 해저 면에 대한 2차 수색작업을 16일부터 시작하는데 성과가 있기를 기대한다. 지난달 7일부터 공식적인 조사작업에 들어간 세월호선체조사위원회(선조위)도 정확한 사고원인 규명에 속도를 내줄 것을 당부한다. 선조위 활동과 함께 피해자 가족들이 요구하는 '2기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의 출범을 통해 의혹이 남아있는 부분에 대한 철저한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 그리고 관련 수사 방해 의혹 등에 대한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 여야도 국회에 계류 중인 관련법의 조속한 통과를 통해 이 같은 작업을 뒷받침해야 한다. 특히 여야는 2기 특조위가 철저한 진상규명 작업을 진행할 수 있도록 수사권 부여 등 강력한 법적 권한을 주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1기 세월호 특조위가 특별법에 대한 여야 간 상반된 해석과 정쟁 속에 제 기능을 다 하지 못한 채 문을 닫은 전철을 밟지 않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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