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매일신문
지면보기
 표지이미지
지방시대
지면보기
 표지이미지
[김연식 칼럼] 파리떼
상태바
[김연식 칼럼] 파리떼
  • 김연식 논설실장
  • 승인 2021.11.15 09:5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연식 논설실장

동맹은 뜻을 같이 하는 여러 국가들이 제휴관계를 맺어 협력하는 것을 말한다. 국제사회가 이념과 힘의 대결로 확대되었을 때 자유진영과 공산진영은 각각의 동맹을 맺어 도움을 주고받았다. 지금도 지구촌은 미국을 중심으로 한 자유민주주의와 러시아 중국을 중심으로 한 사회주의 진영이 대립각을 형성하고 있다. 물론 과거의 이념대결 보다는 실리주의가 많이 부각되고 있지만 자국의 안보와 영리를 위해 이념을 중심으로 한 동맹관계가 계속 유지되고 있는 것도 현실이다. 동맹은 국제사회뿐만 아니라 주요 협상에서도 다각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북한 핵을 두고 벌어지는 미국과 북한의 협상은 총체적 힘의 논리로만 보는 것이 아니라 필요에 따라 변화되는 게임양상으로 진행됐다. 미국과 중국의 협력과 북한과 러시아의 협력 등 상호 이해관계에 따라 서로 부침을 반복하고 있지만 결국은 이념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바로 동맹관계는 사상과 이념이 중심이 되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다.

내년 3월 9일이면 대통령선거가 실시된다. 여야 모두 후보를 확정하고 본격적인 선거체제에 돌입했다. 하지만 경선과정에서 나타난 선거 후유증도 만만치 않다. 100여일 안팎으로 진행된 경선과정에서 나타난 앙금은 쉽게 치유되지 않을 것이다. 그만큼 치열한 경선이었고 검증이라는 명목아래 상호 비방전이 가열됐기 때문이다. 이렇게 살벌한 경선과정을 겪고 난 후에 당선자를 위해 원 팀이 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일부 낙선자는 백의종군하겠다고 밝히고 있지만 어쩌면 정치적 수식어에 불과할 수 있다. 경선에 불복할 경우 정치 사회적으로 다가올 수 있는 차가운 눈총을 피하기 위해 취할 수 있는 어쩔 수 없는 방법이 백의종군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치인이 말하는 백의종군은 과거 이순신 장군이 말한 백의종군과는 크게 틀리다.

정치인의 백의종군은 나 한사람을 의미할 뿐 지지자와 함께 당선자를 돕겠다는 의미는 아니다. 반면 이순신장군의 백의종군은 모든 관직을 내려놓고 평민의 입장에서 절대 충성하겠다는 의미다. 분명히 다른 의미지만 정치인들은 이런 말을 자주 사용한다. 서로 대통령이 되겠다고 정책을 설명하고 홍보하는 것까지는 좋았지만 이러한 과정에서 쌓인 감정의 골은 어떻게 치유할 수 있을까. 쉽지 않은 일이다. 정권재창출과 정권교체 등을 위한 여당과 야당의 입장은 동일하지만 후보자와 지지자들의 입장에서 볼 땐 정당보다는 인물이 우선이기 때문이다. 선거 결과는 뚜껑을 열어봐야 알겠지만 당내 갈등을 봉합하는 일이 시급한 과제가 됐다. 이후 후보자들 간의 단일화는 이해관계와 진보 보수의 성향에 따라 합종연횡이 되겠지만 낙선자의 입장에서는 반갑지 않은 일들이다.

대통령선거 직후에는 바로 지방선거가 치러진다. 내년 6월 1일 실시되는 지방선거도 대선과 맞물려 있기 때문에 사실상 선거정국에 돌입했다고 보면 된다. 지방선거는 광역단체장인 도지사 특별 광역시장을 포함해 기초단체장인 시장 군수 구청장, 지방의원인 광역의원 기초의원 등 후보자만 수천 명에 달한다. 이들은 대선 경선과정부터 유력 후보의 지근거리에서 선거운동을 하거나 보좌했다. 경선이 끝나고 여야 중앙당이 본격적인 선거운동을 실시하면 이들 또한 지역에서 자신의 입지를 위해 전쟁을 치러야 한다.

대선후보를 중심으로 진행되는 선거운동은 ‘줄서기’에 가까울 정도로 진행된다. 이들은 대선주자와 친밀감을 보이기 위해 사진촬영 등 가장 밀착된 행보를 보인다. 후보자와 일면식은 물론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상황에서 ‘위원장 부위원장 자문위원 특보’ 등의 임명장을 받고 벼슬인 마냥 홍보한다. 이러한 현상은 여야를 막론하고 전국적으로 일어난다. 대선이 끝나고 당선자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친밀감은 ‘사진 한 장’으로 완성된다. 바로 지방선거에 이용되는 사진 한 장이 홍보의 극점이다. 이 같은 일은 지난 지방선거는 물론 역대 지방선거에서 고스란히 벌어졌고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내년 지방선거는 줄서기보다는 후보자의 정책대결로 이루어지는 선거가 됐으면 한다. 지금 우리나라의 지방은 고사 위기이다.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의 광역단체는 물론 중소도시의 인구는 급감하고 있다. 소상공인과 농민 어민 등은 급등하는 인건비는 물론 인력마저 구하기 힘들어 한숨만 쉬고 있다. 나라는 선진국에 진입했다고 하지만 지방에서 느끼는 소상공인과 주민들의 삶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지방선거 입지자들은 이러한 현실을 제대로 직시하고 지방에 살고 지역주민들이 행복함을 느낄 수 있는 공약을 찾아 정책대결로 가야 한다. 파리떼처럼 유력한 대선후보에 줄서기 보다는 그 시간에 지역의 발전을 위해 고민하고 지역을 살리는 정책을 개발하는 게 옳다. 조만간 정국은 대선과 함께 지방선거 입지자들의 경쟁이 본격화 될 것이다. 입지자들은 지역주민들과 밀착하는 일도 중요하지만 정책을 우선하는 지방선거가 되도록 노력하길 바란다.

[전국매일신문] 김연식 논설실장
ys_kim@jeonmae.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