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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식 칼럼] ‘위대한 수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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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식 칼럼] ‘위대한 수업’
  • 김연식 논설실장
  • 승인 2021.11.22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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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식 논설실장

대통령 선거와 지방선거가 다가오면서 우리나라는 본격적인 선거정국에 돌입했다. 내년 3월9일이면 제20대 대통령 선거가 실시되고 곧바로 6월1일에는 지방선거가 치러진다. 차기 지방선거는 대통령선거 결과에 따라 많은 영향을 받을 것이다. 새로운 대통령에 대한 기대감이 지방선거까지 이어져 표심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4년 전 문재인 대통령 취임이후 한 달여 만에 실시된 지방선거는 민주당이 전국에 걸쳐 싹쓸이 하다시피 했다. 영남과 호남 강원 등 지역성향에 따라 진보 보수가 뚜렷하게 구별됐지만 지난 지방선거는 예외였다. 민주당 깃발만 꼽으면 당선된다는 인식이 전국으로 확산된 것이다. 이어 2020년 실시된 국회의원 선거에서도 민주당은 300석 중 180석을 얻으면서 압승을 거두었다. 정치 전문가들은 이러한 상황에 대해 민주당이 잘해서 국민적 지지를 받은 것이 아니라 자유한국당의 실정으로 민주당이 효과를 본 것으로 분석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을 위한 촛불집회 등이 ‘탄핵’으로 성공을 거두면서 민주당은 정권탈환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했다. ‘적폐청산’이라는 키워드로 전 국민의 공감을 산 민주당은 지난 대선에서 쉽게 정권을 차지할 수 있었다. 당시 자유한국당은 국민의 힘으로 당명을 변경하고 변화를 거듭했으나 국민의 시선은 냉정할 정도로 차가웠다. 하지만 거대공룡이 된 민주당은 국민의 기대와는 달리 새로운 기득권으로 등장했다. 청와대를 비롯한 국회의원 등 일부 여권 인사들은 각종 특권과 비리로 연루돼 국민들의 비난을 받기 시작했다. 부동산 정책의 실패와 부정부패 등이 이어지자 국민들은 다시 눈을 돌리기 시작했고 반대로 국민의 힘이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이다.

우리나라는 10여 년 전 인문학이 전국을 강타했다. 인문학은 정치사상을 비롯한 철학 종교 문학 여행 등 장르를 망라하고 사랑을 받기 시작했다. 물론 그 이전에 여러 가지 형태로 인문학이 많이 등장했지만 국민들의 관심을 받기에는 부족함이 조금 있었다. 하지만 국민의 삶의 질과 감성 등이 주목을 받으면서 인문학에 대한 관심은 시간이 지날수록 높아졌다. 특히 최근 우리나라가 선진국에 접어들면서 나타난 지식산업은 특정인의 소유가 아니라 전 국민이 공감하는 분야로 자립잡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최근 EBS가 지난 8월부터 공개강좌로 방영하고 있는 ‘위대한 수업’은 제2의 인문학 전성시대를 예고하고 있다. 전 세계의 석학들이 출연해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는 ‘위대한 수업’은 펜데믹으로 감성에 목말라 있는 국민들에게 일반상식은 물론 아름다운 지혜까지 전달하고 있다. 출연진은 미국 영국 호주 이스라엘 등 다양한 나라들의 학자들로 구성돼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과 철학 윤리학 생물학 법학 등 다양한 장르에 걸쳐 공개강좌를 펼치고 있다. 아쉽게도 우리나라 강사진은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

민주당과 국민의 힘 대선후보가 확정되고 국민의 당과 정의당 진보당 국가혁명당 등 군소정당의 후보들도 대부분 확정됐다. 차기 대선은 무소속까지 합하면 10여 명은 될 전망이다. 후보자들은 갖가지 공약을 걸고 국민들에게 다가서고 있지만 역대 대선의 경험으로 볼 때 이재명 운석열 두 사람 중 한 명이 차기 대통령이 될 가능성이 높다. 치열한 경선과정을 거친 만큼 본선 경쟁력도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여야와 후보자 각각이 내세운 공약은 벌써부터 비현실적이라는 지적이 많다. 특히 부동산 정책은 수백만 호의 아파트를 공급하겠다고 공약했지만 임기 중 실현 불가능한 것이다.

또한 경선과정에서 공언한 각종 경제정책과 지방 살리기 대책 등도 실효성 보다는 지역현안 사업을 짜깁기 한 백화점식 공약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많다. 지방을 살리기 위한 진정한 대책 보다는 수 십 년에서 수 년 묶은 지역현안을 대통령이 되면 해결하겠다는 약속은 어떻게 보면 너무나 무책임하고 경솔한 언행에 불과하다. 문제의 핵심이 무엇이고 왜 필요한 것인지 고민도 하지 않은 채 참모들이 만들어 준 메모를 읽는 수준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이렇게 해서 대통령에 당선되면 머릿속은 다시 백지가 되고 지역에서는 사회단체장과 국회의원 자치단체장 지방의원 할 것 없이 해당 정부부처를 찾아다니며 국비 지원을 요구할 것이다.

경험만큼 좋은 학습은 없다고 한다. 우리의 문제는 현장에 답이 있다는 ‘우문현답’이라는 말처럼 지역의 문제를 좀 더 진솔하게 경험하고 해결하려는 의지를 주문하고 싶다. 지금까지 국토개발이 아날로그 방식이었다면 제4차, 제5차 산업혁명으로 가는 디지털산업도 중요하다. 하지만 아직도 고속도로 하나 없는 낙후되고 소외된 지역에 진심어린 관심을 가져 주는 것은 어떨까. ‘위대한 수업’의 산물은 지식을 활용해야 되는 것이다. 수도권 과밀을 해소해야 한다는 인식만 하지 말고 그들이 지방으로 향할 수 있는 다리를 만들어 주는 것이 더 현명한 방법이다. 지방발전에 대한 차기 대통령의 ‘우문현답’을 기대해 본다.

[전국매일신문] 김연식 논설실장
ys_kim@jeonm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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