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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오장의 향기로운 詩] 유체이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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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오장의 향기로운 詩] 유체이탈 
  • 전국매일신문
  • 승인 2022.07.06 0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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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이오장
[이미지투데이 제공]
[이미지투데이 제공]

유체이탈 
            - 박영원 作

파리도 낙상할 목탁은
사바세계 회오리바람 따라
풍경이 되고 

하늘 향한 십자가는
첨탑 위에서 빙글뱅글
바람개비 춤을 추고 

경전은 오로지
시절 따라 지저귀는
CD판 앵무가 되었다

[이미지투데이 제공]
[이미지투데이 제공]

[시인 이오장 시평]
사람이 유체 밖의 세상을 인지한다는 것은 사신의 경지가 하늘에 닿아야 한다. 
일반적으로 개인의 생애에서 여러 번의 유체일탈을 경험한다는 연구발표도 있다. 

동양에서는 서양보다 먼저 수도자의 정신수양에서 일종의 환각상태로 자신을 떠나 세상 밖의 새로운 세상을 경험하며 생의 또 다른 경지를 체험하려는 목적과 현생의 불안감을 잊으려는 노력으로 수양에 들어 유체일탈의 경지를 바란다. 

단전호흡으로 공중부양을 꿈꾸고 기도만으로 하늘과 소통했다는 등 많은 이들이 자신만의 경지에 들었다고 호언장담 하지만 과연 유체 이탈이 가능할까, 오히려 다른 사람들의 지탄을 받거나 웃음거리로 전락하고 만다.

박영원 시인은 유체이탈의 화법으로 사회의 모든 것을 희롱한다. 

목탁은 불교의 염불이나 의식에서 쓰는 기구다. 
십자가는 예수의 형틀로 사랑을 위한 희생의 상징이며 믿음의 증표다. 
경전은 불경, 성경, 코란, 등 종교의 가르침이 새겨진 기록물이다. 

여기에는 선지자의 모든 것이 기록으로 남아 후대가 이를 배우고 익혀 올바른 사람의 길을 찾는다. 

한데 현실을 보자. 
목탁은 파리가 낙상할 만큼 번지르르하지만 진정한 교리를 실천하고 있는가. 
헛염불에 잿밥만 욕심내는 수도자가 많다. 

십자가는 동네의 이정표가 된 지 오래다. 
심지어 한 건물에 두세 개가 있는 곳도 있다. 

경전은 또 어떤가. 
요즘 종교 지도자들이 경전대로 산다고 장담할 수 있는가. 

정치인들도 현실에 동떨어진 말만 늘어놓는다. 
전부가 유체 이탈을 하고 있다. 

박영원 시인은 모든 것을 제대로 돌려놓고 싶다. 
사람은 어느 곳에 있어도 사람다워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지도자는 지도자답게 행할 것을 주문한다.

[전국매일신문 詩] 시인 이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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