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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읽는 詩 63] 절박함은 성공의 자양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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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읽는 詩 63] 절박함은 성공의 자양분이다
  • 서길원 大記者
  • 승인 2022.12.07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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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길원 大記者

이희섭 시인
경기도 김포 출신으로 2006년 ‘심상’을 통해 등단, 아내(정용화)와 딸(이혜미)이 모두 등단한 시인 가족.

<함께 읽기> ‘우여곡절(迂餘曲折)’을 사전에서 찾으면 ‘뒤얽혀 몹시 사정이 복잡해짐’으로 나온다. 그러니 스님들이 도를 닦는 '절'과는 전혀 상관이 없다. 하지만 시인은 우여곡절에서 끝음 절이 우리말인 ‘절’과 발음이 같다는데 착안, ‘가장 험한 곳에 위치, 가장 힘들게 오르는 절’로 풀이했다. 우리는 흔히 ‘우여곡절 끝에 겨우 이 자리에 이르렀다’는 식으로 말을 하고 있다. 우여곡절은 그것을 다 겪고 지나온 사람이 주로 하는 말이다. 그래서 거기에는 어느 정도 자랑스러움, 뿌듯함이 담겨 있어 스스로를 추켜세우는 표현이기도 하다.

“화려하고 빛나는 곳이나 / 절박함이 없이는 끝내 오를 수 없는 절” 현재의 화려함의 원천이 바로 절박함 때문이라는 것이다. 절박함, 아마 시인이 이 단어를 선택할 때도 첫음절의 ‘절’에 주목했을 게다. 필요해서 발명이 나오다시피, 절박함이야말로 모든 성공의 자양분이 됨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어느 곡절의 경전을 읽어야 할지 / 수군대는 소란스런 절” 우여곡절 끝에 성공에 이르기까지 평탄한 길은 없다. 그 길에는 온갖 벽과 암초와 구덩이 같은 장애물이 가로막는다. 뛰어넘기까지 또 얼마나 험난한 역경을 넘어야 했을까. 그러니 '수군댄다'는 표현이 나왔을 테지만. “그 계곡에 들어서면 / 누구도 피할 수 없는 굴곡이 있어” 당나라 시성 이백은 ‘촉도난(蜀道難)’이란 한시에서 “아아, 아슬아슬하여 높기도 높아라. 촉나라 가는 길의 어려움은 푸른 하늘에 오르기보다 더 힘들어라” 했듯이, 우여곡절이란 절로 가는 길 또한 그에 못지않다. 누구도 피할 수 없는 깊은 계곡과 절벽과 빽빽한 숲이 가로막고 있으니... “내 안에 있는 화엄을 / 끝없이 찾아가는 절” 결국 우여곡절은 ‘나’를 찾아가는 여행이라 하겠다. 나태와 안일 속에서는 ‘참다운 나’를 찾지 못한다. 거기에 이르기까지 많은 것들과 싸워야 한다. 때론 기쁨과 성취를 맛보겠지만 되려 슬픔과 절망과 좌절의 아픔을 더 느끼게 된다. 절박함 없이 나의 참모습을 찾기 어려우니까.

[전국매일신문] 서길원 大記者
sgw3131@jeonm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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