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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열의 窓] 친환경농산물 구매에 담긴 착한소비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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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열의 窓] 친환경농산물 구매에 담긴 착한소비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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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3.02.28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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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사이버대학교 특임교수 문제열

최근 젊은 소비자를 대상으로 ‘미닝아웃(Meaning Out)' 소비 트렌드가 유행이다. 미닝아웃이란 의미라는 뜻의 ‘미닝(Meaning)’과 벽장에서 나온다는 뜻의 ‘커밍아웃(Coming out)이 결합해 만들어진 합성어다. 제품 품질 외에도 환경, 지속가능성, 인권 등 윤리적 가치를 꼼꼼히 따져 소비한다는 뜻으로 자신만의 가치와 신념을 중요시하는 이른바 ‘착한 소비’, ‘가치 소비’를 일컫는다. 또한 이를 소셜 네트워크서비스(SNS)로 적극적으로 자신의 신념을 나타내고, 사회적 관심사를 이끌어내 주변의 동참을 독려하는 소비 형태의 표현이기도 하다.

매일경제가 MZ세대를 대상으로 실시한 ‘가치 소비에 대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자신은 가치 소비자인가?’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79%가 ‘그렇다’고 응답했다. 다수의 MZ세대가 소비할 때 그 의미를 크게 고려함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그들은 왜 ‘미닝 아웃’소비에 관심을 가질까? 트렌드 모니터의 ‘2020 착한 소비활동 및 SNS 기부 캠페인 관련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중 착한 소비활동 참여자들의 63.4%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소비를 해보고 싶어서’, 50.9%가 ‘작게나마 이웃을 돕고 싶어서’, 49.8%가 비교적 남을 도울 구 있는 쉬운 방법이라 생각돼서’라고 답했다. 많은 사람들이 미닝아웃 소비를 통해 타인을 도울 수 있다는 점에 의미를 두고 있는 것이다.

대표적인 것이 ‘제로웨이스트(zero waste)’라는 친환경 소비운동이다.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쓰레기 배출량을 줄인다는 것이다. 환경이나 저탄소농산물 인증 제품을 소비하거나, 대체육 소비, 재생 PET 용기에 포장된 식재료를 소비하고, 일회용 포장용기가 아닌 다회용 용기에 음식을 받아먹거나 재활용 소재를 사용한 의류 등 환경에 도움이 되는 소비를 하는 것이다.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고 종이를 활용한 선물세트를 비롯해 친환경 공법으로 만든 농수축산물을 선보인 것이 대표적이다. 먹거리는 일상과 밀접한데다 비교적 저비용으로 친환경 가치소비에 참여할 수 있어 미닝아웃 트렌드 내에서도 관심이 높다.

두 번째는 ‘기부상품, 소비가 있다. 이를테면 기부런으로 불리는 운동을 해서 건강도 찾고 달린 만큼 기부도 되는 소비라든지 수익의 일부를 유기견 보호 센터에 기부하는 음식점 같은 곳이다. 팔찌나 가방 등의 물품을 판매해 기부금을 마련하는 브랜드도 많다.

세 번째는 ‘돈쭐내는’ 소비문화이다. 돈과 혼쭐내다를 합성어한말이다. SNS 등을 통해 알려진 선행을 베푼 업주나 업체를 대상으로 소비자들이 적극적으로 ‘팔아주기’ 운동을 전개하는 문화다. 어떤 사람이 사회적으로 옳은 행동을 했을 때 ‘이 사람은 돈으로 혼나야한다.’라는 다소 과격하지만 따뜻한 의미를 가진 문화다. 착한 기업에 대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해 빠르게 대중들에게 전파하며, 기업의 사회적 공헌활동을 이끌어 ‘선한 영향력’을 유도한다.

이밖에 ESG 경영기업이나 공정한 기업, 착한 기업, 사회적 기업의 상품, 기부 상품 등 윤리적 소비에 의미를 두는 경우도 있다.

미닝아웃 소비는 다소 비싸거나 찾기가 번거롭더라도 기꺼이 구입하고, 때로는 불편하더라도 소비로써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의지로 분명 긍정적인 사회현상이라 할 수 있다. 이런 소비 현상에 따라 기업들도 단순한 이윤 창출을 넘어 사회적 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환경보호활동을 펼치며 소비 트렌드에 발맞추고 있다. 고객에게 발송되는 택배 상자 외측에 ‘실종자 라벨'을 직접 부착해 전국 각지로 유통해 실종자 찾기에 나서는 택배회사도 있다. 지속된 경기 불안정 속에서도 다양한 사회적 책임을 실천하고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하는 스타트업도 있다.

이런 미닝아웃에 걸 맞는 소비가 바로 국내 친환경 농산물 구입하기다. 환경보호를 위해 노력하는 농민을 도울 수 있고, 한국 농업을 지킨다는 의미도 있다. 또, 도시와 농촌이 서로 상생하는 의미도 담을 수 있다. 발렌타인데이나 화이트데이 대신 단오나 칠석에 떡을 돌리며 이웃과 연인의 의미를 되새기고, 명절선물은 친환경 농산물로 전달한다면 이것이 진정한 미닝아웃이 아닐까 싶다.

[전국매일신문 칼럼] 국제사이버대학교 특임교수 문제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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