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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필의 돋보기] 생태계 균형의 조력자, 꿀벌 지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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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필의 돋보기] 생태계 균형의 조력자, 꿀벌 지키기
  • 최승필 지방부국장
  • 승인 2023.05.21 13: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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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필 지방부국장

지난 20일 ‘세계 벌의 날’을 맞아 인천 송도센트럴파크 테라스 정원에서 포스코이앤씨와 건국대학교 산업협력단, 연수구자원봉사센터, 인천시설공단, 어반비즈서울,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함께 ‘해피 벌스 데이(Happy 벌’s Day)’를 진행했다.

포스코이앤씨의 도시 양봉 사업 일환으로 마련된 이번 행사는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꿀벌 관련 체험 프로그램과 다채로운 환경 관련 공연, 경품 이벤트 등으로 진행, 많은 가족단위 시민들에게 색다른 경험을 제공했다. 5월 20일 ‘세계 벌의 날’을 기념하기 위한 행사다.

앞서, 지난 12일 서울시가 ‘세계 벌의 날’을 맞아 KB국민은행, 서울그린트러스트와 함께 서울숲 공원 내 꿀벌정원 도시양봉장을 새단장했다.

꿀벌정원은 꿀벌들이 좋아하는 밀원식물이 어우러진 규모 637㎡의 공간으로, 개체수가 급감하고 있는 꿀벌 생태계 회복을 위한 비호텔(Bee Hotel)과 도시 양봉장으로 조성했다.

서울시는 꿀벌정원 유지 관리 등을 위해 KB국민은행과 서울그린트러스트, 어반비즈서울 등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기로 했다. 꿀벌의 생태계 회복을 위한 사업이다.

‘세계 벌의 날(World Bee Day)’은 6년 전인 지난 2017년 12월 20일 국제연합(UN)이 전 세계의 식량 생산과 생태계 보호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벌의 가치를 알리기 위해 지정한 날이다.

날짜는 매년 5월 20일로, 슬로베니아의 저명한 양봉가 ‘안톤 얀사(Anton Jansa)’의 출생일에서 따온 것이라고 한다.

유럽에서 가장 큰 양봉 국가이기도 한 슬로베니아는 2015년 유엔에 ‘벌의 날’ 지정을 발의하고, 2017년 12월 열린 유엔총회에서 ‘세계 벌의 날’이 공식 제정된 것이다.

‘꿀벌이 없으면 인류도 멸망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꿀벌은 매우 중요한 존재다. 꿀벌이 없으면 과일과 채소, 곡물 생장에 큰 타격을 주게 되고, 생산량이 줄어들면서 인간도 큰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지구 생태계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꿀벌은 꿀을 모으기 위해 꽃을 옮겨 다니며, 이 때 꿀벌의 몸에 묻은 꽃가루가 다른 꽃으로 옮겨지고, 수분(受粉)을 통해 꽃이 열매가 되도록 도와준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세계 최대 3000만 종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는 곤충은 개화식물 87%의 수분을 책임지고 있다고 한다.

또, 전 세계 식량의 90%를 차지하는 100대 농작물 중 70% 이상이 꿀벌과 같은 화분(花粉) 매개 동물의 수분활동 도움을 통해 생산된다고 한다.

이뿐만 아니라 벌은 꿀과 로얄제리, 꽃가루 등 고급 식품과 꿀벌 왁스, 프로폴리스 등 부산물인 건강식품도 생산하며, 농부들의 수입원은 물론, 수백만 인구에게 일자리까지 제공한다.

이 같은 꿀벌은 주변 환경에 매우 민감한 환경 지표종으로, 이들이 활발하게 서식하는 곳은 생태계가 건강하고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지역이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벌의 수가 많고 적고가 환경에 어떠한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알 수 있으며, 벌의 건강 상태와 벌의 개체 수 증가 여부를 관찰하면 환경의 변화를 예측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KB금융그룹은 ‘세계 벌의 날’을 맞아 지난 19일 기후변화 등으로 인해 최근 2년간 개체 수가 급감하고 있는 꿀벌의 중요성과 꿀벌 생태계 회복을 위한 실천사항을 담은 ‘꿀벌을 위하여’ 영상을 공개했다고 밝혔다.

영상은 45일밖에 살지 못하는 꿀벌이 평생 약 800㎞를 날아 3000송이의 꽃을 찾아다니면서 세계 100대 작물 중 71%의 작물의 수분을 돕는 등 농작물과 식물 수정에 필수적인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전한다.

또, 지난해부터 지속되고 있는 꿀벌의 실종이 식량 대란을 일으켜 물가를 상승시키고, 결국 우리의 지갑을 얇게 만들 수 있음을 경고한다.

KB금융은 영상을 통해 꿀벌의 위기가 우리와 먼 얘기가 아니라 삶과 직결되는 얘기임을 알리며, 국민 모두가 함께 꿀벌이 살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줄 수 있는 방법인 도시양봉, 밀원식물·나무심기에 동참해 주길 제안한다.

유엔은 전 세계 야생벌의 40%가 멸종위기에 처했고, 오는 2035년에는 꿀벌이 영영 사라질 수도 있다며, 만약 꿀벌이 돌아오지 않는다면 인류는 식량난과 영양 부족으로 한 해 142만 명을 잃을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요즘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 기후변화 등으로 수많은 꿀벌이 폐사하는 등 꿀벌 개체 수가 급감하고 있다.

실제로, 한국양봉협회는 지난 4월 기준, 협회 소속 농가 벌통 153만7000여개 중 61%인 94만4000여개에서 꿀벌이 폐사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벌통 1개에 꿀벌 1만5000~2만 마리 사는 것을 고려하면 적게는 141억6000마리에서 많게는 188억8000마리가 폐사한 것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78억 마리에 비해 2배가 넘는 등 꿀벌 집단폐사 규모가 점차 커지고 있다.

그린피스와 안동대 보고서는 꿀벌의 폐사 원인에 대해 “모든 것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며, 가장 큰 위협 요인은 기후변화를 꼽았다.

농촌진흥청도 월동벌 피해 합동조사 결과 꿀벌 실종 사건의 원인으로는 해충인 꿀벌응애와 천적인 말벌, 이상기후를 꼽고 있다. 지구 생태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꿀벌을 지키기 위한 모두의 노력이 필요할 때다.

[전국매일신문] 최승필 지방부국장
choi_sp@jeonm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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