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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혁의 데스크席]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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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혁의 데스크席]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논란
  • 최재혁 지방부국장
  • 승인 2023.06.29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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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혁 지방부국장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가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천일염을 미리 구매하려는 소비 심리가 확산되고 있다. 오염수 방류 전 소금을 미리 확보하려는 소비자들이 구매에 나서면서 소금 대란이 빚어지고 있다. 전국 마트에서는 ‘소금 1인당 1개 한정’이라는 안내문이 매대에 붙어 있는데도 개장 후 채 30분도 되기 전에 동이 나는 등 연일 품절사태가 빚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20kg 천일염 가격이 한 달 전에 비해 2배 이상 폭등하는가 하면 대기업을 사칭, 싼값에 소금을 판다고 속인 뒤 입금액을 편취하는 사기 사건까지 발생했다.

소금값이 오르는 건 오염수 때문이 아니라는 게 정설이다. 우선, 폐업한 염전이 급증했다. 2012년 1만143㏊였던 염전 면적은 2022년 8362㏊로 17.6% 줄었다. 특히 문재인 정부 때인 2017~2021년에는 여의도 면적의 2.7배에 이르는 777㏊의 염전이 태양광 발전시설로 변했다. 국내 천일염 생산량의 80%를 차지하는 신안군에서 지난해 폐업한 염전만 98곳, 206㏊에 이른다.

지난 4~5월 잦은 비로 소금 생산량도 줄었다. 이런 상태에서 야권이 ‘방사능 물고기’ ‘방사능 소금’ 등의 오염수 괴담을 끝없이 퍼뜨리면서 불안감을 조성했고, 이를 틈 탄 중간 상인들이 사재기하면서 일반 소비자의 불안감을 자극했다. 근거 없는 괴담이 ‘소금 사재기’를 부른 것이다.

일본 정부는 알프스(ALPS)라고 부르는 방사능 물질 제거 설비에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를 통과시키면 세슘과 스트론튬, 플루토늄 같은 방사성 물질들이 다 걸러지고 다만 삼중수소만 남는다고 강조한다. 또 삼중수소는 방류구에서 2~3㎞만 떨어져도 빗물에 섞여 있는 수준으로 농도가 낮아진다고 설명한다. 자연계에도 존재하는 삼중수소는 발암이나 기형 등의 질병을 유발할 수 있는 방사능 물질이긴 하나 농도에 따라 피폭량이 달라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위험도를 놓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천일염을 만드는 과정에서 물을 증발시키면 삼중수소도 같이 증발하기 때문에 천일염에는 삼중수소가 남아 있을 수 없다는 데 의견을 같이한다. 그런데도 소금사재기 현상이 기승을 부린다. 과학마저도 통하지 않는 세상이 된 것이다.

그렇지만 이를 국민 탓으로 돌려서는 안된다. 후쿠시마 앞바다에서 기준치의 180배에 달하는 ‘세슘 우럭’이 발견됐다는 최근의 일본 언론 보도에 접한 소비자들로서는 우려가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지금으로서는 본격적인 방류가 시작될 경우 소금은 물론이고 생선과 횟감 등 수산물 소비 중단 사태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소금사재기 현상을 괴담이나 과도한 불안감 탓으로 치부하기에 앞서 정부는 오염수와 관련된 객관적인 정보를 국민에게 얼마나 제공했는지 살펴봐야 한다. 정확한 정보를 접하기가 어려워 무엇이 진실인지를 제대로 알지 못하는 소비자들의 불안 심리를 낮추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정부가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오염수의 안전성을 확실하게 입증해야 한다. 수산물 전반에 대한 불신이 확산되면 수산업계의 생존도 우려될 수밖에 없다.

[전국매일신문] 최재혁 지방부국장
jhchoi@jeonm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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