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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200] 순천시 차세대 공공자원화시설 ‘서둘러야 할 신의 한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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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200] 순천시 차세대 공공자원화시설 ‘서둘러야 할 신의 한 수’
  • 서길원 大記者
  • 승인 2023.07.23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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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길원 大記者

283개 전봇대를 뽑아 철새들을 보호하고, 쌩쌩 달리는 자동차 도로 위에 만든 오천그린광장이 신의 한 수였던 것처럼 연향들에 조성될 가칭, 차세대 공공자원화시설 또한 ‘순천이 하면 다르다’는 것을 보여주며 신의 한 수가 되리라 믿는다.

안데르센의 동화 ‘인어공주’로 유명한 덴마크의 수도 코펜하겐에는 시민들로부터 인어공주 동상 보다 더 사랑 받는 건축물이 있다. 코펜하겐의 폐기물 열병합발전소 코펜힐이다.

요즘말로 표현하면 ‘대략난감’이다. 우리로서는 폐기물의 ‘폐’자만 들어도 오염시설이라며 난리가 날 텐데 시민들로부터 사랑 받는다는 것을 상상하기 힘들다. 더구나 코펜힐이 수도인 코펜하겐의 중심에 있다는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이 곳 코펜힐에서는 매일같이 페스티벌이나 공연이 열린다. 아파트 단지와 불과 200m 떨어진 이곳은 잔디 스키장과 암벽 등반코스가 있어 코펜하겐 시민들의 ‘놀이터‘이기도 하다. 건물 옥상의 카페와 푸른 잔디밭에 잔디 스키장이 조성돼 있고, 시선을 돌리면 아름다운 바다풍광이 펼쳐진다.

폐기물 처리장이 시민들의 사랑을 받는 ‘핫플레이스’가 된 이유는 무엇일까.

코펜힐은 도시의 폐기물 중 재활용되지 않는 것을 매립하지 않고 대신 태워서 열과 전기를 생산하는 시설이다.

2017년부터 가동을 시작한 이곳에는 코펜하겐 뿐만 아니라 인근 5개 도시의 생활 및 산업폐기물이 하루 300여대의 트럭에 실려 들어와 소각 된다.

소각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한 해 소각되는 55만 톤의 쓰레기는 9만여 가구가 사용하는 전기와 난방열로 재탄생 한다.

이쯤에서 폐기물을 소각하면 법칙처럼 떠오르는 다이옥신 등 유해물질 발생에 따른 환경 피해가 궁금해질 수밖에 없다.

코펜힐은 유럽연합(EU)에서 적용하는 배출기준보다 더 엄격한 기준을 적용해 오염물질을 정화하기 때문에 굴뚝으로 배출되는 건 수증기와 이산화탄소이다.

코펜힐은 지난 2021년 세계건축축제(WAF)에서 '올해의 세계 건축물'로 선정되기도 했다.

코펜힐은 폐기물 처리 시절이 과거처럼 혐오시설이 아니라 환경친화시설이자 시민들의 자긍심까지 심어주는 주민친화시설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우리나라도 오는 2030년부터는 생활쓰레기 직매립이 전국적으로 금지된다. 이대로 가다가는 삼천리금수강산이 ‘쓰레기강산’으로 변할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이미 서울이나 경기도 하남시 등지에서는 생활쓰레기를 소각, 전기를 생산하는 열병합 발전소가 가동되고 있다.

특히 소각장을 지하에 두고 지상에는 공원과 체육관 그리고 물놀이 시설을 조성한 하남시의 폐기물처리시설 ‘유니온파크’는 이제 하남시를 대표하는 랜드마크로 자리하고 있다. 소각을 통해 발생한 에너지는 지상의 모든 여가 시설의 전기와 냉난방 에너지로 사용하고 있는 것은 물론이다.

최근 순천시에서도 발 빠르게 폐기물처리시설(가칭 차세대 공공자원화시설)을 국가정원이 있는 연향들에 조성한다고 한다.

‘국가정원 옆의 폐기물처리시설’은 코펜하겐의 중심시에 들어선 코헨힐보다 한 수 위로 평가할 수 있는 발상의 전환이 아닐 수 없다.

지난해 말까지 배출된 순천시 생활쓰레기는 7만 6,505톤에 달한다. 이를 28만 순천시 인구수에 적용할 경우 순천시민 1인당 연간 272㎏ 정도의 쓰레기를 배출하고 있는 셈이다.

순천시가 1991년부터 생활쓰레기를 매립해온 ‘왕지 생활폐기물매립장’은 5년 정도 운영하면 끝난다.

앞서 얘기 했듯이 2030년 부터는 생활쓰레기 매립이 불가능하다. 겨우 7년이 남았다. 지금 준비하지 않으면 쓰레기 문제는 발등에 떨어진 불이 될 것이다.

순천시에 따르면 연향들에 조성될 ‘차세대 공공자원화시설’은 하남시처럼 지하에 폐기물처리시설을 설치하고 지상은 문화와 예술 그리고 체육시설이 융복합되는 시설을 조성, 생산된 에너지 사용을 극대화할 것이라고 한다.

생태를 대표하는 ‘국가정원’과 쓰레기 자원으로 대표되는 ‘에코자원정원’이라는 전혀 다른 가치를 지닌 두 정원이 같은 공간에 존재한다는 것 만으로도 즐거운 상상이 된다.

지금까지 순천시는 스스로 비교 우위의 성장 동력을 찾아 대한민국 대표 생태도시로 우뚝 섰다. 그 시작은 순천만 보전을 위해 추진했던 정원박람회다. 그리고 10년 만에 개최된 202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를 통해 작금의 순천은 대한민국 지방정부의 판을 바꾸며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하고 있다.

283개 전봇대를 뽑아 철새들을 보호하고, 쌩쌩 달리는 자동차 도로 위에 만든 오천그린광장이 신의 한 수였던 것처럼 연향들에 조성될 가칭, 차세대 공공자원화시설 또한 ‘순천이 하면 다르다’는 것을 보여주며 신의 한 수가 되리라 믿는다.

[전국매일신문] 서길원 大記者
sgw3131@jeonm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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