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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201] 정원박람회 vs 새만금 잼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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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201] 정원박람회 vs 새만금 잼버리
  • 서길원 大記者
  • 승인 2023.08.16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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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길원 大記者

“대규모 인파가 몰리는 같은 국제행사인데도 ‘새만금 스카우트 잼버리’와 달리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가 성공적 대회 운영으로 호평을 받는 이유는 무엇인가”

미숙한 대회 운영으로 세계적 조롱거리가 된 ‘새만금 스카우트 잼버리’가 막을 내린 가운데 개막 4개월이 넘도록 성공 신화를 써 내려가고 있는 ‘202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가 새롭게 조명받고 있다.

대규모 인파가 몰리는 같은 국제행사인데도 새만금 스카우트 잼버리와 달리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가 성공적 대회 운영으로 호평을 받는 이유는 무엇인가 하는 것이 관심의 초점이다. 요약하자면 ‘순천을 배우자’쯤 되겠다. 

지난 4월 1일 전남 순천에서 7개월간 일정으로 개최된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는 15일 현재 관람객 목표 73% 달성, 수익금 목표 102% 달성이라는 성공 신화를 써 내려가고 있다.

개장 첫날 15만5000명의 인파가 몰렸고 개장 12일 만에 관람객 100만 명을 돌파했다. 가파르게 상승곡선을 그리던 관람객은 결국 개장 석 달도 되지 않아 관람객 500만 명이라는 기염을 토해냈다. 하루 최고치로 19만1959명의 관람객이 박람회를 찾기도 했다.

중소도시 한 곳의 인구를 통째로 옮겨온 숫자와 맞먹는 수많은 인파와 차량이 쏟아졌지만 안전사고나 교통체증은 거의 발생하지 않았다. 이날 현재까지 600만여 명의 관람객을 유치하고 60만 평에 달하는 박람회장을 운영하면서도 무사고의 순항을 이어가고 있다. 

순천 사례를 배우기 위한 발걸음이 이어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290여 곳에 달하는 정부 기관과 단체 등이 박람회장을 다녀갔다. 개장 이래 매일 두 개 기관 이상이 순천을 찾은 셈이다. 

전국적으로 정원조성 및 정원박람회 유치에 뛰어드는 지자체도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다. 오세훈 서울 시장이 간부들과 함께 박람회장을 찾은 것을 비롯해 박형준 부산시장과 김동연 경기지사 등도 방문, 지방 정원조성과 ESG, 탄소 중립 관련 정책 수립의 혜안을 얻어갔다. 세종시는 2025년 ‘국제정원도시박람회’를, 부산시는 삼락생태공원일대를 ‘낙동강지방정원'으로, 거제시는 대한민국 3호 국가정원 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벤치마킹에 나서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정부 관계자들이 최근 정원박람회장을 찾아 최첨단 ICT 장비를 활용한 스마트관제시스템을 살펴본 뒤 도입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순천만정원박람회의 성공은 총체적 부실로 국민들의 자존심에 큰 상처를 준 새만금 잼버리대회의 반면교사가 아닐 수 없다.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와 새만금 잼버리대회는 모두 대통령이 참석할 만큼 대규모 국제행사였고, 예전의 경험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으나 두 대회는 ‘성공’과 ‘실패’라는 극명하게 엇갈린 평가를 받고 있다. 

도대체 무엇이 달랐던 것인가. 우선 예산 측면에서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는 7개월의 개최 기간동안 2천40억원을 투입, 12일간 1천171억원이 투입된 잼버리대회에 비할 바가 못 된다.

그럼 에도 정원박람회의 성공에는 미래비전을 제시하는 리더의 정치와 지혜로운 공무원, 품격 높은 지역민의 순기능이라는 삼합의 조화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5명의 공동 위원장으로 지휘체계와 책임소재가 모호할 수밖에 없었던 잼버리와 달리 정원박람회는 조직위원회 이사장을 노관규 순천시장 한 명으로 일원화했다. 

이는 지휘와 책임을 오롯이 한 몸에 짊어진 노 시장이 정원박람회 준비 기간은 물론 대회가 시작되고서도 평일과 주말에 하루도 빠짐없이 관련 공직자들과 함께 현장을 지키는게 힘이 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노 시장은 ‘현장에 답이 있다’는 믿음으로 정원박람회 현장에 시장실을 두고 진두지휘, 실질적 문제해결에 집중한 결과이기도 하다. 

이는 여가부 장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행정안전부 장관,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한국스카우트연맹 총재 등 5인이 공동조직위원장을 맡아 컨트롤타워도 없이 생색내기 좋은 감투만 많았던 잼버리와 여실히 비교되는 대목이다.

뿐만아니라 주민들의 수준 높은 시민 의식이 정원박람회 성공의 가장 큰 요인이 됐다. 시민들은 행정을 신뢰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한 걸음 더 나아가 성공 신화의 주인공이 되고자 했다. 크고 작은 불편을 감수하며 정원박람회를 자신과 자신이 살고 있는 고향의 발전과 긍지로 여기고 기꺼이 동참했다. 

잼버리는 대회가 끝나고도 문제해결보다는 ‘전 정부 탓’과 ‘현 정부 탓’이라는 볼성 사나운 ‘네 탓’ 공방으로 날을 새고 있다.

나라다운 나라를 위해 정치를 순천으로 옮기고, 국회를 순천으로 옮겨야 할 모양이다. 더 없이 치사하고 추하기까지 한 ‘탓 타령’ 그만 좀 하고 순천에서 한수 배웠으면 좋겠다는 말이다.

[전국매일신문] 서길원 大記者
sgw3131@jeonm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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