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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국제유가에 짙어지는 ‘3高 1低’ 비상한 대응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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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국제유가에 짙어지는 ‘3高 1低’ 비상한 대응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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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3.09.11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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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종 성북구도시관리공단 이사장

세계 경제는 다시 빨간불이 켜지며 ‘3고(高) 1저(低)’ 먹구름의 격랑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가장 큰 원인은 진정되고 있던 국제유가의 급등이다. 서부텍사스유(WTI) 기준 국제 유가는 9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지난해 11월 이후 10개월 만에 최고치로 배럴당 90달러를 넘어섰고,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수입하는 원유인 중동산 두바이유 가격도 배럴당 90달러 선을 돌파했다. 국제유가의 벤치마크인 북해산 브렌트유도 90달러대에 진입했다. 3개월 전 70달러 수준에서 무려 20%나 올라 연중 최고치다. 미국 월가 일각에선 유가가 다시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설 수 있다는 예상까지 내놓고 있다. 이번 유가 급등은 세계 2, 3위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의 감산 연장 때문이다. 이제 겨우 회복 기미를 보이던 경기는 추세 전환을 하기도 전에 다시 고꾸라질 위기에 봉착한 것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는 지난 9월 6일(현지 시각) 전화 통화를 하고 원유 감산을 비롯한 양국 간 협력 강화를 논의했다고 크렘린궁이 밝혔다. ‘알렉산더 노박’ 러시아 부총리는 정부 텔레그램을 통해 “러시아도 12월까지 하루 30만 배럴씩 자발적 감산하기로 했다”라고 밝혔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사우디 에너지부도 이보다 앞선 지난 9월 5일(현지 시각) 자국 국영 매체를 통해 밝힌 성명에서 “7월부터 시작한 하루 100만 배럴의 자발적 감축을 올해 12월까지 연장한다.”라고 발표했다. 두 산유국의 감산은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네옴시티’ 건설이라는 거대 프로젝트에 부을 돈이 필요하고,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는 전비가 필요하기에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다. 여기에 세계 최대 원유수입국인 중국의 원유 소비가 디플레이션 우려로 줄어들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수출과 수입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다.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세계 최고 수준인 우리나라의 피해는 더 클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물가가 걱정이다. 다소 안정세를 찾고 있던 물가가 다시 오름세를 탈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유가는 물가를 끌어올리는 직접 요인이다. 유가가 오르면 각국 중앙은행이 공격적 금리 인상으로 간신히 고삐를 잡은 물가가 다시 불안해질 수밖에 없다. 대중교통요금과 전기요금은 이미 올랐고 추석을 앞두고 각종 식품과 과일, 채소가격마저 들썩이는 마당에 설상가상의 악재를 맞게 된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8월 소비자물가가 폭염과 폭우에 전년 동기 대비 3.4%나 올랐는데 추석까지 다가오고 있다. 과일 가격은 이미 폭등세다. 사과(홍로) 도매가격은 10㎏에 8만 원도 훌쩍 넘어 1년 전보다 60% 가까이 올랐다.

더 큰 문제는 한국 경제가 또다시 시련을 맞게 된 데 있다. 경기 부진은 계속되고 있고 물가 오름세는 심상치 않은데 유가 급등이란 초대형 악재까지 덮쳤기 때문이다. 실물경기는 지난 7월 생산(-0.7%), 소비(-3.2%), 투자(-8.9%) 3대 지표 모두가 일제히 줄어드는 ‘트리플 감소’가 나타날 정도로 좋지 않다. 게다가 11개월째 감소세인 수출 회복도 기대하기 어려워졌다는 데 있다. 무역수지는 작년 3월부터 15개월 연속 적자를 내다 지난 6월 이후 석 달째 흑자를 내고 있지만, 속사정은 좋지 않다. 경상수지가 3개월 연속 흑자를 이어갔지만, 수출보다 수입이 더 크게 감소한 결과 생긴 ‘불황형 흑자’였기 때문이다. 결국 유가 하락에 따른 에너지 수입 감소가 무역수지 개선의 일등 공신이었던 셈이다. 수출이 아직 회복되지 않은 상태에서 유가 급등에 따른 수입 증가는 무역적자로 이어져 경상수지마저 불안하게 만들 가능성이 크다. 

이렇듯 작금의 우리나라 경제지표는 진한 먹구름으로 갑자기 돌변한 상황이다. 더구나 물가를 잡자고 함부로 금리를 올리기 어렵고 경기를 떠받치기 위해 재정을 풀기도 힘들다. 정부는 작금의 경제 상황의 심각성을 무겁고 냉철하고 엄혹하게 인식·통찰하고 24시간 잠들지 않고 국내외 경제 상황 전반을 실시간으로 체크하고 통제·관리하고 총괄하는 ‘컨트롤 타워’로 작동하는‘경제 워룸(War room)’을 설치하여 즉각 가동하고 위기 극복을 위한 ‘컨틴전시 플랜’을 수립하여 신속히 실행에 옮겨야 한다. 

[전국매일신문 칼럼] 박근종 성북구도시관리공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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