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교육청이 경기도와 협력으로 올 해부터 교복에 이어 체육복까지 무상 지원키로 했으나 구체적인 지침이나 방침이 없이 시행하면서 일선 학교가 갈팡질팡하고 있다. 

9일 부천시와 부천교육지원청에 따르면 도내 2024학년도 중.고등학교 신입생부터 교복과 체육복ㆍ생활복 구입 비용으로 40만원까지 확대 지원하고 있다. 

경기도교육청이 50%인 20만원을, 경기도가 25%인 10만원, 부천시가 25%인 10만원을 부담한다. 지난 해까지는 교복 구입비로 30만원을 지원했다. 

교복은 학교별로 학교주관 구매제도를 통해 구입해왔으나 그동안 끊임없이 업체간 담합과 불공정 입찰 논란이 제기되어 왔다.

올 해부터 교복과 함께 체육복까지 학교주관 구매제도를 통해 구입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영세 체육복 제작 업체들은 죽이고 교복업체들만 배부르게 해 줄 수 있다는 불만과 비판이 제기되고 있어 또 다른 논란이 일고 있다. 

무상 지원된 40만원의 예산은 단체복 구입에만 사용할 수 있다. 단체복은 학교별로 규정이 다르다. 교복만 단체복으로 규정된 학교가 있는 반면 교복과 생활복을 단체복으로 규정된 학교도 있다. 그러나 대부분 학교에서 체육복은 단체복으로 포함되지 않아 체육복 무상 지원을 위해서는 학교별 단체복의 규정이 변경되어야 가능하다.

도 교육청은 당초 2025학년도부터 중.고 신입생 무상체육복 지원을 시행할 계획으로 2024년도 예산안에 교복사업비만 편성했다. 그러나 도가 체육복 지원 예산까지 편성하면서 올해부터 시행하게 됐다.

이에따라 도 교육청이 지난 해 말 일선 교육지원청에 교복과 체육복의 통합 지원계획이 하달되면서 일선 학교가 부랴부랴 체육복 무상 지원 대책을 수립하는 등 혼선을 빚고 있다. 

부천교육지원청은 일선 학교에 예산을 지원하기위해 규정의 정비가 필요하다고 판단, 빠른 시일 내에 단체복에 대한 규정 정비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2024년도 신입생은 기존계약 품목을 우선지원하고 잔액에 대해서는 자율적으로 추진하도록 했다.

이 같은 지침 하달로 일선학교가 기존 방식대로 체육복을 구입하려는 계획을 중단하면서 미리 체육복을 제작해 놓은 영세 체육복 업자들만 엄청난 손해를 보게되는 상황에 처하게 됐다. 

실제 부천 관내 K업체는 도 교육청의 지침 하달 전 학교 측으로부터 체육복 제작을 의뢰받아 6만5천원 상당의 동복과 6만원 상당의 하복을 제작해 놓았다가 판매가 중단되면서 억대의 손해를 보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학부모들 사이에 교복과 체육복을 현물이 아닌 현금으로 지원해줘야한다는 민원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학부모들은 1년에 몇번 입지도 않은 교복을 현물로 지원할 것이 아니라 현금 지원을 통해 교복물려입기 등 자율적으로 구입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경기도의회 교육기획위원회 황진희 위원장은 “교복의 현물 지원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들이 많다. 체육복만이라도 현금 지원 방안이 적극 모색되어야 한다”고 밝혀 향후 현물 지원에 대한 개선안이 나올지 주목되고 있다.

부천시 관계자는 “경기도교복지원조례에 맞춰서 학교에서 지원방법을 정하고 있으며 2024학년부터 체육복이 추가되어 부천시가 대응사업으로 예산을 세워 지원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부천교육지원청 관계자는 “도 교육청의 통합 지원계획에 따라 동일하게 진행한다”면서 “규정 정비가 완료되면 체육복 예산을 일선 학교에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부천/오세광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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