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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장두로미(藏頭露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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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장두로미(藏頭露尾)
  • 박희경 지방부 국장
  • 승인 2024.01.14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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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경 지방부 국장(포항담당)

경북 포항지역이 해묵은  ‘쪼개기 후원금’ 진실공방으로 시끄럽다. 

국민의힘 김정재 국회의원(포항 북) 측근들이 전직 포항시의원에게 '쪼개기' 후원 혐의에 대한 재판 진술 번복을 회유하기 위해 억대의 현금을 제공했다는 의혹이 한 인터넷 언론에 의해 보도됐기 때문이다.

이같은 보도를 근거로 포항지역 한 시민단체가 김정재 의원을 검찰에 고발하자 김의원측이 언론사와 이 단체를 상대로 강경대응에 나서면서 대결 양상이 격화되고 있다.

지난 9일 한 인터넷 언론사가 보도한 내용은 이렇다. 지난 2022년 3월 대구지방법원의 A전 포항시의원에 대한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사건 항소심 1심 판결을 앞두고 김정재 의원이 해당 시의원에게 현금을 제공하며 진술 번복을 회유해 결국 김 의원은 사법처리를 면했다는 내용이다.

나아가 당원협 핵심인사들은 A 전 의원을 위해 서울의 유명 로펌과 직접 접촉해 변호를 맡겼으며  김 의원 측은 회유 과정에서 이 전 의원이 유리한 진술을 하는 조건으로 '사건이 종료되면 변호사비를 변제하겠다'고 약속했다는 것이다.

이같은 보도가 나가자 '최정우 퇴출 포스코지주사·미래기술연구원 포항이전 범시민대책위원회' 임종백 공동집행위원장은 10일 김정재 의원과 국민의힘 포항북구당원협의회 전 사무국장 B씨 등 2명을 위증교사·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대구지검 포항지청에 고발했다.

하지만 김 의원은 ‘김정재의원측 ‘쪼개기’후원 진술 번복 금품회유 파문‘ 제하의 지난 1월 9일자 한 인터넷 매체의 보도내용은 명백한 허위라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김 의원은 선거를 앞둔 민감한 시기에 주변인을 대상으로 한 가짜뉴스와 흑색선전이 도를 넘고 있다며 그저 선거철에 떠도는 낭설이라 가벼이 넘길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며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다고 했다.

김 의원은 또  A 전 시의원의 불법 후원 문제는 4년 전 21대 총선 공천 과정에서 이미 제기됐던 사안으로 당시 사법기관의 수사로 자신과 관련 없다는 사실이 확인됐음에도 4년이 지난 지금, 또다시 금품회유의 의혹을 제기하는 것은 명백한 허위사실이자 심각한 명예훼손이라며 해당 언론 보도에 대한 민·형사상의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같은 언론 보도를 근거로 자신을 고발한 '최정우 퇴출 포스코지주사·미래기술연구원 포항이전 범시민대책위원회' 임종백 대표에 대해서도 명예훼손과 무고에 따른 민·형사상의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이처럼 이전투구(泥田鬪狗)가 정점으로 치닫자 시민들 역시 이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예의주시 하고 있다. 총선을 목전에 둔 민감한 시기에 나온 의혹이기에 더 한 듯하다.

그냥 넘어갈 일이 아니다. 김 의원측의 말맞다나 선거철만 되면 어김없이 터져 나오는 근거 없는 마타도어를 이번 기회에 뿌리 뽑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진실은 밝혀져야 한다. 아닌 사실이 마치 사실인냥 확대 재생산돼 정치인의 발목을 잡는 행위는 지역 발전의 걸림돌이기 때문이다.

또 김 의원이 말하는 것처럼 이 기사를 보도한 언론사가 최소한의 사실관계 확인조차 없이 일방의 주장만을 근거로 가짜뉴스를 생산했는지도 따져봐야 한다. 이는 해당 언론사의 공신력과 명예가 달린 문제 이기 때문이다. 나아가 이를 근거로 고소·고발을 한 시민단체가 정말 정치 협잡꾼인지도 가려야 한다. 

‘장두로미’(藏頭露尾)라는 말이있다. 머리는 숨겼지만 꼬리는 숨기지 못하고 드러낸 모습을 일컫는다. 쫓기던 타조가 머리를 덤불 속에 처박고서 꼬리는 미처 숨기지 못한 채 쩔쩔매는 모습에서 생겨난 말이라고 한다. 결국 진실은 밝혀진다는 뜻일 것이다. 그랬으면 좋겠다. 사법당국의 철저한 조사를 통해 당사자들이 법의 엄정함을 알았으면 더 좋겠다.  

[전국매일신문] 박희경 지방부 국장(포항담당)
barkhg@jeonm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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