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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부동산 업계 부실지표 심상치않다…저축은행사태 후 최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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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부동산 업계 부실지표 심상치않다…저축은행사태 후 최악
  • 김지원 기자
  • 승인 2024.01.15 11: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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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금융권 건설·부동산 연체·부실비율 1년새 3배로
은행권 부동산 업종 연체율도 13년 만에 가장 높아
한은 "부실자산 상·매각에 소극적이면 부실 커질 것" 경고
서울 영등포구 태영건설 본사에 불이 켜져 있는 모습. [연합뉴스]
서울 영등포구 태영건설 본사에 불이 켜져 있는 모습. [연합뉴스]

태영건설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 개시 등 건설・부동산 업계 전반에 찬바람이 불고 있는 가운데 관련 업종의 대출 부실에 따른 금융 불안은 상당 기간 이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고금리와 부동산 경기 부진 탓에 두 업종의 연체율·부실채권 비율 등 건전성 지표가 사실상 2011년 저축은행 사태 이후 10여년 만에 가장 나쁜 상태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특히 2금융권(비은행권)에서는 이들 부실 지표가 1년 사이 갑자기 약 3배로 뛰면서, 더 적극적이고 선제적인 부실 정리 노력이 필요하다는 경고도 잇따르고 있다.

금융업권별 건설·부동산업 기업대출 현황. [양경숙 의원실·한국은행 제공]
금융업권별 건설·부동산업 기업대출 현황. [양경숙 의원실·한국은행 제공]

15일 한국은행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양경숙 의원(더불어민주당)에게 제출한 '금융업권별 건설·부동산업 기업대출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말 현재 전체 금융권(은행+비은행)의 건설·부동산업 대출 잔액은 608조5,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역대 최대 기록으로, 1년 전 2022년 3분기(580조8,000억 원)보다 4.8%, 2년 전 2021년 3분기(497조6,000억 원)보다 22.3% 늘었다.

건설업과 부동산업을 따로 봐도, 두 업종의 대출 잔액은 작년 3분기(115조7,000억 원·492조8,000억 원)가 가장 많았다.

특히 2년 사이 비은행권(저축은행·새마을금고 제외 상호금융조합·보험사·여신전문금융회사 합산)의 부동산업 대출 잔액이 155조 원에서 193조6,000억 원으로 24.9% 급증했다.

금융업권별 건설·부동산업 기업대출 연체율 현황. [양경숙 의원실·한국은행 제공]
금융업권별 건설·부동산업 기업대출 연체율 현황. [양경숙 의원실·한국은행 제공]

대출 증가세뿐 아니라 연체율 등 부실 지표 수준과 상승 속도는 더 심각하다.

작년 3분기 비은행권의 건설·부동산업 대출 연체율은 각 5.51%, 3.99%에 이르렀다. 2015년 관련 통계 집계 이후 가장 높을 뿐 아니라, 2022년 3분기(1.77%·1.55%)와 비교해 불과 1년 사이 각 3.1배, 2.6배로 뛰었다.

연체 기간이 3개월 이상인 고정이하여신(NPL) 비율의 경우 저축은행에서 건설업이 7.34%, 부동산업은 5.97%로 집계됐다. 1년 전(2.20%·2.52%)의 3.3배, 2.4배 수준이다.

부동산업은 2018년 4분기 통계 집계 이래 가장 높고, 건설업은 2013년 1분기(35.36%) 이후 10년 6개월 만의 최고 기록이다.

상대적으로 부동산 익스포저(위험노출액)가 적다는 은행권에서조차 건설·부동산업 연체율(0.58%·0.15%)은 2015년 3분기(3.65%), 2010년 3분기(2.63%) 이후 각 8년, 13년 만에 가장 높았다.

은행권의 두 업종 고정이하여신비율(0.92%·0.27%)도 2011년 1분기(10.23%), 2010년 3분기(6.35%) 이후 약 13년 만에 최고 수준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한은의 통계로 미뤄 현재 금융권의 건설·부동산 관련 대출 건전성 지표는 2011년 저축은행 사태 전후 수년간 급등한 시기 이후 가장 나쁜 상태라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금융업권별 건설·부동산업 기업대출 고정이하여신비율 현황. [양경숙 의원실·한국은행 제공]
금융업권별 건설·부동산업 기업대출 고정이하여신비율 현황. [양경숙 의원실·한국은행 제공]

일단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 11일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회의 직후 기자 간담회에서 "태영건설 사례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중에서도 위험관리가 잘못된 대표 사례"라며 "태영건설 사태가 금융 시스템 위기로 확산할 가능성은 작다"고 진단했다.

이어 한은은 "일부 부동산 관련 익스포저가 많은 예금취급기관의 경우 적극적으로 리스크를 관리해야 한다"며 "부동산 경기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부실자산 상·매각 등을 통한 관리에 소극적으로 임하면 부실 규모가 확대될 수 있다"고 금융권에 부동산·건설 업종 대출 부실에 대한 선제적 조치도 촉구했다.

이에 대해 2금융권 관계자는 "부동산·건설업 경기 침체에 따라 연체율이 오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서도 "2017년 부동산 상승기 당시 2금융권에서 대출 규모를 경쟁적으로 늘리면서 연체 발생 가능성이 큰 차주가 유입됐고, 이때부터 발생한 연체가 누적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업권별로 감독 규정에 따라 대손충당금을 적립하고 있다"며 "캠코의 부동산PF 정상화 지원 펀드의 경우 금융사가 수용할 수 있는 수준으로 할인율 협상이 이뤄진다면 사업성이 부족한 사업장을 정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전국매일신문] 김지원기자
kjw9190@jeonm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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