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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매TV] 국가지정문화재 명승 '함허정'을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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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매TV] 국가지정문화재 명승 '함허정'을 가다
  • 곡성/ 김영주기자
  • 승인 2024.01.17 11: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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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곡성군 입면 제월리에 국가지정문화재 명승으로 지정된 함허정 일원을 찾았다.

함허정은 조선 중종 38년1548에 광양, 곡성 둥 여러 고을의 훈도(조선시대에 지방의 향교에서 교육을 맡아보던 직책)를 지냈던 심광형이 이 지역 유림들과 풍류를 즐기기 위해 지은 정자다. 앞면 4칸, 옆면 2칸의 홀처마 팔각지붕에 납도리 소로수장 한 건물이며, 삼면이 트인 마루 1칸과 방 2칸 반, 그리고 바닥을 한 단 높인 쪽마루 반 칸이 평면으로 구성돼 있다. 

건물 아래로 우리나라 4번째로긴 강 섬진강이 흐르고 있으며, 주위에 나무가 울창하고 멀리 명승지 국립공원 무등산이 자리 잡고 있어 과거 옥과 현감이 부임하면 반드시 봄철에 향음례(예전에 온 고을의 유생이 모여 향약을 읽고 술을 마시며 잔치하던 일)를 베풀었다고 한다. 

전남 곡성군 입면 제월리에 국가지정문화재 명승으로 지정된 함허정 일원을 찾았다.
전남 곡성군 입면 제월리에 국가지정문화재 명승으로 지정된 함허정 일원을 찾았다.

함허정 가까이에는 심광형이 후학들의 수양을 위해 건립한 제호정 고택이 있다. 두 곳이 가까이 있어 당대 선비들이 풍류를 즐기던 곳과 수양을 하던 곳을 함께 살펴 볼 수 있다. 

정자에서는 아름다운 섬진강 물길이 보이고 풍광이 빼어난 곳임을 느낄 수 있다. 정자 앞으로는 섬진강 물줄기가 만들어낸 제월섬이 있다. 역시 정자에는 여러 현판이 걸려 있다. 

여기에 들른 문인들이 함허정의 멋진 풍광을 노래한 글들이다. 문과 벽에 바른 종이가 깨끗한 걸 보면 꾸준히 관리를 하고 있는 걸 알 수 있으며, 낮게 두른 기와 담장도 곡선을 이뤄 정겨워보인다.

또 제월섬은 곡성과 전북 순창이 경계를 이루는 섬진강에 형성된 하중도(河中島)다. 오랜 시간 동안 토사가 쌓여 저절로 만들어진 섬으로 한때 묘목포로 활용되었다가 오랜 세월 동안 방치돼 있었다. 

3년 전, 곡성미래교육재단이 꿈놀자 학교 야외 교육장으로 활용하면서, 이 섬의 비경과 진면목이 널리 알려지는 계기가 됐다. 마을 이름을 따라 '제월섬'이라는 정식 명칭을 갖게 됐는데 비 갠 하늘의 맑은 달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전남 곡성군 입면 제월리에 국가지정문화재 명승으로 지정된 함허정 일원을 찾았다.
전남 곡성군 입면 제월리에 국가지정문화재 명승으로 지정된 함허정 일원을 찾았다.

제월섬 입구에 설치된 멋들어진 숲 놀이 지도를 펴보면 이곳이 얼마나 대단한 보물섬임을 알 수 있다.

제월섬으로 들어가면 대나무 거인이 숲속을 향해 성큼성큼 걸어가는 모습의 잔디광장이 나타난다. 오솔길을 따라서 조금 더 들어가면 하늘을 향해 쭉쭉 뻗은 메타세쿼이어 숲과 만나게 된다.

​메타세쿼이어 숲 입구 이정표를 보면 제월섬 꿈 놀자 학교에서는 밧줄 놀이터, 트리 클라이밍, 오리엔티어링 같은 다양한 야외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트리클라이밍은 암벽등반처럼 하네스를 착용하고 로프에 매달려 나무에 오르는 운동과 놀이를 겸한 일종의 레포츠로 특히 어린이들에게 인기가 높다.

전남 곡성군 입면 제월리에 국가지정문화재 명승으로 지정된 함허정 일원을 찾았다.
전남 곡성군 입면 제월리에 국가지정문화재 명승으로 지정된 함허정 일원을 찾았다.

​또 오리엔티어링은 지도와 나침반을 활용해 정해진 장소를 찾아 체크하면서 달리는 게임이면서 스포츠다. 몇 년 전 제월 섬에서 전국 오리엔티어링 대회가 열린 적도 있었다.

​제월섬에서 유치원 아이들이 숨바꼭질 놀이를 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유치원·초등학생·중학생들이 서로 어울려서 즐거운 함성을 지르며 야외 학습을 하기에 제격이다.

​제월섬 메타세쿼이어 숲은 남이섬 못지않은 장관을 보여준다. 묘목 포로 사용했다가 방치된 상태에서 메타세쿼이어 나무가 자라면서 오늘날 같은 멋진 숲으로 탄생했다.

제월섬에서는 부모님과 함께 트리하우스 짓기를 비롯한 연중 다양한 야외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다. 지난해 이곳에서 세계적인 예술가들이 참여한 섬진강 실험예술제가 열렸다.

전남 곡성군 입면 제월리에 국가지정문화재 명승으로 지정된 함허정 일원을 찾았다.
전남 곡성군 입면 제월리에 국가지정문화재 명승으로 지정된 함허정 일원을 찾았다.

곡성군 미래 교육재단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제월섬 꿈 놀자 학교에서 어떤 야외 학습이 진행되고 있는지를 알 수 있다.

섬 중앙을 가르는 오솔길은 소나무 숲을 지나 섬진강 갈대밭으로 이어진다.

그리고 다리 건너 함허정이 자리한 동산으로 올라가는 계단에 이르게 된다. 

동산 정상에 작은 정자를 지나 대숲 사이로 난 길을 따라 내려가면 함허정과 제호정 고택ㆍ군지촌 정사를 다시 만난다. 제월섬과 함허정은 특히 가을이 아름답다.

전남 곡성군 입면 제월리에 국가지정문화재 명승으로 지정된 함허정 일원을 찾았다.
전남 곡성군 입면 제월리에 국가지정문화재 명승으로 지정된 함허정 일원을 찾았다.

[전국매일신문] 곡성/ 김영주기자
0joo-K@jeonm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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