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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 없는' 병원 현실화…"2∼3주 이상 길어지면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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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 없는' 병원 현실화…"2∼3주 이상 길어지면 한계"
  • 백인숙 기자
  • 승인 2024.02.20 09: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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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전임의 등으로 당분간 유지…피로도 누적되면 어려워져"
2020년 총파업 때도 정부, 2주간 맞서다 '백기' 들기도
20일 서울 시내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빅5' 병원을 비롯한 전국 수련병원에서 전공의들이 사직서를 제출한 가운데 이날부터는 본격적으로 병원 이탈 행렬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20일 서울 시내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빅5' 병원을 비롯한 전국 수련병원에서 전공의들이 사직서를 제출한 가운데 이날부터는 본격적으로 병원 이탈 행렬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정부의 의과대학 입학 정원 확대에 반발하는 전공의들이 병원을 떠나면서 '전공의 없는' 병원이 현실화된 가운데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2~3주면 한계에 다다를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0일 의료계와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전공의들의 집단사직으로 인해 가동되는 비상진료체계가 버틸 수 있는 기간은 대략 '2∼3주 정도'로 여겨진다.

특히 전공의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상급종합병원의 부담이 크다.

복지부는 2020년 의대 증원을 추진했을 당시 전공의의 '무기한 총파업' 경험을 토대로, 이번에도 30∼50% 정도의 진료 축소는 불가피할 것으로 본다.

상급종합병원을 중증·응급 환자 중심으로 전환하고, 경증·비응급 환자는 종합병원이나 병의원으로 갈 수 있게 해 의료 시스템의 과부하를 막는 데 집중하고 있다.

각 병원에서도 급하지 않은 수술이나 입원을 연기하고, 당직에 교수들을 대거 동원하면서 전공의의 업무 공백을 메우고 있다.

다만 전공의들이 복귀하지 않은 상황에서 축소된 진료체계를 유지할 수 있는 기간은 한정적이다.

정통령 중앙사고수습본부 중앙비상진료상황실장은 "여러 병원 상황을 보면 대략 2∼3주 정도는 기존 교수님들과 전임의, 입원전담전문의, 중환자실전담전문의 등 전공의를 제외한 인력으로 큰 차질 없이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며 "현재 비상근무 당직 체계를 짜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어 "그 이상으로 기간이 길어지면 이분들의 피로도가 누적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때는 군의관이나 공중보건의사 중 필요한 인력을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전국 수련병원의 전공의 사직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20일 오전 대구 한 대학병원에서 의사가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국 수련병원의 전공의 사직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20일 오전 대구 한 대학병원에서 의사가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욱이 임상강사, 펠로 등으로 불리는 '전임의'들도 사직 대열에 가세할 경우 감당할 수 없는 수준으로 의료 공백이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전임의는 전공의 과정을 마치고 전문의를 취득한 후 병원에 남아 세부 전공을 배우는 의사들이다.

여기에 더해 '파업'했던 2020년과 달리, 이번에는 '사직'인 만큼 상황이 더 악화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의료계 안팎에서 확산하고 있다.

한편 전공의들은 2020년 당시 의대 증원에 반발해 8월 7일 한차례 총파업을 벌였고, 같은 달 14일 대한의사협회의 총파업에 참여했다. 이후 같은 달 21일부터 무기한 파업에 들어갔다.

당시에도 수술 취소, 진료 차질 등 '의료대란'이 벌어졌고, 결국 무기한 파업에 들어간 지 2주 만에 정부가 '백기'를 들었던 전력이 있다.

[전국매일신문] 백인숙기자
insook@jeonm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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