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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지는 의료공백에…정부, 檢 고발 카드 꺼냈다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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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지는 의료공백에…정부, 檢 고발 카드 꺼냈다 [종합]
  • 백인숙 기자
  • 승인 2024.02.21 14: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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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개 수련병원 전공의 8816명 사직
정부 “환자 위태롭게 하는 것이 ‘겁박’”
6112명 업무개시명령…불이행시 고발
수술 연기·신규 예약 불가 등 피해 속출
전공의들의 집단 사직으로 '의료대란' 우려가 높아지는 가운데 20일 오후 인천 한 대학병원 수납 창구 앞에 진료 지연 안내문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전공의들의 집단 사직으로 '의료대란' 우려가 높아지는 가운데 20일 오후 인천 한 대학병원 수납 창구 앞에 진료 지연 안내문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빅5' 병원을 필두로 시작된 전공의들의 근무지 이탈이 21일 이틀째 이어지면서 '의료공백'이 커지고 있다.

21일 정부와 의료계에 따르면 20일 오후 10시 기준 주요 100개 수련병원을 점검한 결과 전공의의 71.2%인 8,816명이 사직서를 제출했다. 이들 100개 병원에는 전체 전공의 1만3,000명의 약 95%가 근무한다.

이들이 낸 사직서가 수리되지 않은 가운데, 사직서 제출자의 25% 수준인 1,630명은 근무지를 이탈했다.

근무지 이탈자는 소속 전공의의 63.1%인 7,813명으로 확인됐다.

이에 복지부는 현장점검에서 이탈이 확인된 6,112명 중 이미 업무개시명령을 내린 715명을 제외한 5,397명에게 업무개시명령을 발령했다.

주요 수련병원 100곳 중 50곳에 직원을 파견해 현장을 점검하고, 업무개시명령에도 복귀하지 않은 전공의에 대해서는 '면허 정지' 등 행정 처분을 내린다는 방침이다.

김국일 복지부 비상대응반장은 업무복귀명령에도 복귀하지 않은 전공의들을 검찰에 고발한다는 보도에 대해 "업무복귀명령 절차가 마무리되는 시점에 고발과 행정처분 여부를 검토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복지부는 투쟁 방침을 세우고 모금을 하기로 한 대한의사협회(의협)에는 공문을 보내 모금 중단을 요청했다.

박민수 복지부 제2차관은 "성금 모금은 불법적인 단체행동을 지원한다는 것이므로 중단을 요청했다"며 "(모금을 이유로) 의협의 설립 취소를 검토하지는 않았고, 다만 공익적 목표에 부합하는 활동을 해달라고 당부드린 것"이라고 말했다.

박 차관은 "(집단 사직 등) 의견 표출도 법이 정한 테두리 안에서 해야 한다"며 "사람 목숨을 가지고 그러면 안 된다. 정부의 명령을 '겁박'이라고 하는데, 정부는 그냥 법을 집행할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본인들이 현장을 떠나서 환자를 위태롭게 하는 거는 (정부 명령의) 억만 배에 가까운 겁박 아닌가"라며 "왜 인식들이 그런지 정말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경기도내 주요 병원들이 전공의들의 공백으로 인한 환자 불편이 일부 현실화되고 있다.

수원 아주대병원은 이날까지 소속 전공의 225명 중 대다수가 사직서를 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치과를 제외한 총 650여 명으로, 전체의 30%가량이다.

이에 따라 예약된 모든 수술을 정상적으로 진행하기는 어려워 상대적으로 급하지 않은 수술의 경우 일정을 뒤로 미루고 있다.

아주대병원 관계자는 "전문의와 간호사들이 전공의 진료 공백을 채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나, 입원 중이거나 수술 일정이 밀린 환자들은 다소 불편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형외과 등 주요 진료과는 신규 외래 진료 예약을 당분간 받지 않기로 했다.

분당서울대병원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전체 의사 930여 명 중 192명에 해당하는 전공의 대부분이 사직서를 제출한 상황이다.

다만 이 병원 전공의 다수는 사직서를 냈음에도 전날까지 정상 근무를 한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분당서울대병원 역시 인력 부족에 대비해 비교적 급하지 않은 수술은 환자 측과 상의해 일정을 연기하고 있다. 

수원 가톨릭대 성빈센트병원 역시 정형외과 등 주요 진료과의 신규 외래 예약에 차질이 빚어지는 상황이다. 고려대 안산병원, 한림대 평촌 성심병원 등 역시 다수 전공의가 사직서를 제출함에 따라 일부 수술이 연기되는 등 불편이 이어지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경기도에 따르면 전날 기준 도내 40개 전공의 수련병원 중 33개 병원 소속 전공의 1,573명이 사직서를 제출했다. 이는 도내 전체 전공의 2,321명 중 67.8%에 해당한다.

이에 따라 도는 비상진료대책상황실을 비상진료대책본부로 격상하고, 응급실 당직 명령 관리 등 24시간 응급의료 비상 진료체계를 가동하는 한편 소방재난본부와 공조해 여력이 있는 병원으로 환자를 분산 이송하고 있다.

[전국매일신문] 백인숙기자
insook@jeonm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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