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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열의 窓] 한국이 베트남 농업에 주목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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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열의 窓] 한국이 베트남 농업에 주목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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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4.03.09 1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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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사이버대학교 특임교수 문제열
문제열 국립한경대학교 연구교수
문제열 국립한경대학교 연구교수

로빈 윌리엄스 주연의 ‘굿모닝 베트남’이란 영화가 있다. 미군(美軍) 방송국의 DJ인 에이드리언 크로너가 겪는 베트남 전쟁의 참상을 보여주는 영화인데 중간중간 들려주는 음악과 전쟁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로빈 윌리엄스라는 배우를 전 세계인에게 각인시킨 명작으로 ‘굿~모닝 베~트남’으로 시작하는 DJ의 멘트로 유명하다. 

영화 중간에 루이암스트롱이 부른 명곡 ‘what a wonderful world(아름다운 세상)’를 배경으로 보여지는 베트남의 농촌 풍경이 아름답다. 물론 계속된 미군의 폭격으로 베트남의 마을과 논이 사라지지만, 전쟁의 참혹함 속에서도 베트남의 농촌 풍경은 평화롭게만 보인다. 
1960~70년대 베트남 전쟁 때도 그랬지만 지금도 베트남은 쌀 중심의 전통적 농업문화를 갖고 있다. 농업과 자연을 조화롭게 이루며 살아가는 지혜가 있는 민족이다. ‘Pho(쌀국수)’와 ‘Com(찐쌀)’과 같은 요리가 주식이며 세계에서 1인당 연간 쌀 소비량(190kg)이 가장 많은 나라다. 우리나라보다 3배 이상의 쌀을 많이 먹는다.

베트남의 국토 면적은 3,313만4천ha로 우리나라의 3.3배에 해당한다. 국토는 70% 이상이 산악, 구릉(丘陵), 고원지대이다. 농경지 면적은 국토의 27%를 차지하는 890만ha이다. 농촌 인구는 6,194만 명으로 전체 인구 9,949만 명의 62% 점한다. 농림수산업 인구는 1,426만 명으로 15세 이상 전체 취업 인구의 29%를 차지한다. GDP에서 농림수산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14% 정도로 베트남 경제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베트남 북쪽은 고원지대로 높고 남쪽은 낮은 지형이다. 서쪽은 안남산맥이 놓여 있고 동쪽은 해안 저지대를 이룬다. 메콩강 유역의 최남단에서 라오까이 최북단까지 1,750㎞로 아열대, 열대 몬순기후다. 호찌민시가 있는 남부는 강수량(연 2,000mm 내외)과 일조량이 풍부해 연중농업에 유리하다. 북부의 홍강 삼각주와 남부의 메콩강 삼각주 지역은 충적토의 비옥한 토양을 갖추고 있어 농작물 재배의 적지다. 

이런 천혜의 자연조건 덕분에 베트남의 쌀, 커피는 세계 시장에서 널리 알려져 있다. 쌀농사는 연 2∼3기작 재배로 4,400만 톤 정도 생산된다. 우리나라 생산량의 12배 정도이다. 이 가운데 700만 톤(2023년)을 수출해 인도에 이어 세계 2위 쌀 수출국이다. 커피 역시 브라질(22.2%)에 이어 세계 시장의 16.1%를 점유한 세계 2위 커피 수출국이다. 

산간 지역에서는 밭작물과 열대과일 농사 등이 광범위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후추, 녹차, 고추, 사탕수수, 옥수수, 바나나 등 농산물이 다량 생산된다. 이 밖에도 산림수산 품목으로 목재 및 목제품, 고무, 해산물 등이 수출로 이어지고 있다. 

베트남 정부는 2030년까지 농림수산 분야의 GDP 성장 목표를 연평균 2.5~3%, 노동생산성과 농림수산물 수출액 목표를 연평균 5.5~6%로 설정했다. 이를 바탕으로 2050년 효율적·친환경적·현대적인 생산 환경을 갖춘 세계 최고의 농업국가 중 하나로 도약한다는 방침이다.

우선 농산물 생산량을 늘리고, 소득증대를 위해 고부가 환금작물(換金作物)의 경작을 권하고 단순 노지 경작에서 벗어나 비닐하우스와 같은 시설 재배를 늘리고 있다. 지속가능한 농업과 환경보호, 생태계 유지를 중요시하며 안전한 농산물을 보다 효율적이고 친환경적인 방향으로 진화시키기 위해 ‘유기농업 개발 사업(2020~2030년)’을 추진하고 있다. 

첨단 농업육성을 위해 베트남의 대기업들을 중심으로 스마트 농법과 공정을 도입, 생산성 향상과 수출증진을 위한 고품질 농산물 생산에 투자를 선행하고 있다. 이미 35개의 하이테크 농업지구가 조성되어 있으며 40개의 하이테크 인증 농기업이 있다. 빅데이터, 정보통신기술(ICT) 등을 접목한 스마트 팜 농법 분야에 선진기술 및 전문가, 외국인직접투자(FDI) 기업 유치를 위해 전력하고 있다. 

베트남의 농업정책이 효율적이고 친환경적인 농업, 현대적인 하이테크 팜 확대 조성에 집중되어있는 만큼 관련 농자재 및 기술 분야의 수요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의 농기계, 농약과 비료, 스마트 팜, 첨단 농업기술이 접목된다면 베트남은 국제 경쟁력이 있는 농업국가로 발전하게 될 것이다. 베트남에서 박항서 축구 감독과 삼성이 기치(旗幟)를 높였듯이.

[전국매일신문] 문제열 국제사이버대학교 특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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