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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1천400원대로 급등하나…'이란・이스라엘 사태'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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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1천400원대로 급등하나…'이란・이스라엘 사태' 촉각
  • 김지원 기자
  • 승인 2024.04.14 17: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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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 연일 연고점 경신…17개월 만에 1천370원대 넘어
美 연준 금리 인하 늦어지는데…중동 위험은 더욱 고조
정부·한은 "외환 변동성 경계심…필요시 시장안정화 조치"
12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원/달러 환율, 코스닥 지수가 표시돼 있다. 이날 코스피 종가는 전장보다 25.14포인트(0.93%) 내린 2,681.82로 집계됐다. [연합뉴스]
12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원/달러 환율, 코스닥 지수가 표시돼 있다. 이날 코스피 종가는 전장보다 25.14포인트(0.93%) 내린 2,681.82로 집계됐다. [연합뉴스]

정부와 한국은행이 중동 위험 고조에 원/달러 환율 급등이 우려되자 외환당국으로서 역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환율은 연일 연고점을 경신하며 17개월 만에 1천370원대를 넘어서는 등 1천400원대를 목전에 두고 있다.

14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지난 12일 전주 대비 22.6원 상승한 1천375.4원에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 2022년 11월 10일(1,377.5원) 이후 1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며, 주간 상승 폭 역시 지난 1월 19일(25.5원) 이후 가장 컸다.

최근 환율이 빠르게 오른 것은 기본적으로 미국 달러가 강세를 나타냈기 때문이다.

미 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3월 미국 CPI는 전년 동월 대비 3.5% 상승해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까지 뛰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CPI 발표 직후 금리선물 투자자들이 기대하는 6월 금리 인하 확률은 20% 밑으로 떨어졌다.

미국 경제가 견조한 소비 등에 힘입어 예상을 웃도는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는 것도 연준의 금리 인하를 늦추는 요인이다.

JP모건은 미국의 3월 비농업 부문 취업자 수가 예상치를 크게 상회하는 등 노동시장이 매우 강한 모습을 나타낸 데 주목하며, 연준의 금리 인하 시급성이 줄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원/달러 환율이 연일 연고점을 경신하며 치솟는 가운데 14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거리 한 환전소에 원/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 지난 12일 원/달러 환율은 전주 대비 22.6원 상승한 1375.4원에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 2022년 11월 10일(1,377.5원) 이후 1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며, 주간 상승 폭 역시 지난 1월 19일(25.5원) 이후 가장 컸다. [연합뉴스]
원/달러 환율이 연일 연고점을 경신하며 치솟는 가운데 14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거리 한 환전소에 원/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 지난 12일 원/달러 환율은 전주 대비 22.6원 상승한 1375.4원에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 2022년 11월 10일(1,377.5원) 이후 1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며, 주간 상승 폭 역시 지난 1월 19일(25.5원) 이후 가장 컸다. [연합뉴스]

미국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후퇴한 가운데, 유럽중앙은행(ECB)이 6월 정책금리 인하를 시사하면서 달러는 한 번 더 강세 압력을 받았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도 지난 12일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기자회견에서 "미국이 피벗 시그널을 작년 말부터 줬기 때문에 (통화정책) 탈동조화는 이미 시작됐다고 본다"며 ECB와 스위스 중앙은행을 언급하기도 했다.

중동 지정학적 위험 고조도 달러 강세를 유발한다. 위험회피 심리가 확산하면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달러 가치도 오르기 때문이다.

12일(현지시간) 뉴욕 외환시장에서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이란의 공격이 임박했다는 소식에 지난해 11월 이후 처음으로 106선을 웃돌기도 했다.

이란은 13일(현지시간) 이스라엘 본토에 무인기(드론)와 순항미사일을 발사하는 등 보복 공격을 감행했다.

이란은 지난 1일 발생한 시리아 주재 자국 영사관 폭격의 배후로 이스라엘을 지목하면서 보복을 예고한 바 있다.

이처럼 외환시장 충격이 우려되자 기획재정부는 이날 최상목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 주재로 대외경제점검회의를 열고 관련 영향을 점검했다.

최 부총리는 "대외 충격으로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과 괴리돼 금융·외환시장 변동성이 지나치게 확대되는 경우 정부의 필요한 역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달 배당금 송금 관련 수급도 원/달러 환율 상승 요인이다.

시장에서는 원/달러 환율 상단을 1천400원대까지 열어둬야 한다는 전망도 나온다.

원/달러 환율이 1천375원 선을 넘어선 것은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때인 1997∼1998년, 글로벌 금융위기 시기인 2008∼2009년, 연준의 고강도 긴축으로 달러가 초강세를 나타냈던 2022년 하반기 정도다.

원/달러 환율이 연일 연고점을 경신하며 1,400원 선도 위협하고 있다. 지난 12일 원/달러 환율은 전주 대비 22.6원 상승한 1375.4원에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 2022년 11월 10일(1,377.5원) 이후 1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며, 주간 상승 폭 역시 지난 1월 19일(25.5원) 이후 가장 컸다. 사진은 이날 서울 중구 명동거리 한 환전소에 표시된 원/달러 환율. [연합뉴스]
원/달러 환율이 연일 연고점을 경신하며 1,400원 선도 위협하고 있다. 지난 12일 원/달러 환율은 전주 대비 22.6원 상승한 1375.4원에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 2022년 11월 10일(1,377.5원) 이후 1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며, 주간 상승 폭 역시 지난 1월 19일(25.5원) 이후 가장 컸다. 사진은 이날 서울 중구 명동거리 한 환전소에 표시된 원/달러 환율. [연합뉴스]

현재 환율이 과거 '위기 수준'인 셈이지만, 예전만큼 시장 불안이 크지는 않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과거에는 환율이 오르면 대외부채를 상환 부담 때문에 신용 리스크가 있었다지만, 지금은 우리나라가 대외순자산국이기 때문에 환율 변화로 경제 위기가 오는 구조는 아니라는 것이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대외금융자산(대외투자)은 2조2천871억 달러로 전년 말(2조1천687억달러)보다 1천184억 달러 증가했다.

대외금융자산이 대외금융부채보다 더 많이 늘면서, 순대외금융자산(대외금융자산-대외금융부채)도 7천799억 달러로, 전년 말(7천713억달러)보다 85억 달러 증가했다.

이 총재는 "국민연금 등 연기금과 서학개미라고 표현하는 개인투자자의 해외 투자, 자산이 많이 늘었기 때문에 선진국형 외환시장 구조가 자리 잡았다"라고도 평가했다.

실제로 국민연금의 해외투자 규모는 지난 1월 말 기준 561조4천억원으로, 전체 금융 부문에서 해외투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53.6%에 달했다. 국민연금은 해외투자 비중을 2028년 60% 수준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서학개미'라고 불리는 개인 투자자의 해외증권 투자 규모도 급증했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개인의 해외투자 잔액은 771억 달러(약 102조7천억 원)로 사상 최대 수준이었다.

전체 민간 부문(개인투자자·자산운용사·보험사·증권사·은행 등)의 해외증권 투자에서 개인이 차지하는 비중도 2019년 말 7.3%에서 4년 만인 2023년 말 약 3배인 20%까지 뛰었다.

다만 이러한 해외증권 투자 확대가 원/달러 환율 변동성을 키울 가능성도 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12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금융통화위원회 기준금리 결정에 관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12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금융통화위원회 기준금리 결정에 관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은은 최근 보고서에서 "양호한 미국 경기 여건, AI·반도체 업황 개선 기대 등으로 미국 주가 상승세가 이어질 경우 개인의 대규모 해외주식투자가 재개되고,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 등에 채권 가격 상승을 예상하는 해외채권 투자도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올해 중 국내 외환 수급이 수출 증가에 따른 경상수지 확대와 함께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나, 지난해 일시적으로 큰 폭 유입되었던 기업의 해외 유보소득이 줄어드는 가운데 개인투자자의 해외증권 투자가 한꺼번에 확대될 경우 외환 수급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 총재도 간담회에서 "특정 레벨의 환율을 타깃하지는 않지만, 주변국 영향으로 쏠림현상이 나타나 인해 환율이 과도한 변동성을 보이면 시장 안정화 조치를 통해 환율을 안정시킬 여력이 있고, 방법도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전국매일신문] 김지원기자
kjw9190@jeonm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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