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매일신문
지면보기
 표지이미지
지방시대
지면보기
 표지이미지
의료개혁 본궤도…'의사업무 대신'할 PA간호사' 본격 양성
상태바
의료개혁 본궤도…'의사업무 대신'할 PA간호사' 본격 양성
  • 이신우기자
  • 승인 2024.04.18 19:1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부 "의료개혁 흔들림없이 완수"…내주엔 의료개혁특위 출범
19일 범정부 대책본부 재개…의사들 반발이 변수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18일 오후 서울 중구 LW컨벤션센터에서 필수의료 강화를 위한 간호사 역량 혁신방안을 주제로 열린 의료개혁 정책토론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18일 오후 서울 중구 LW컨벤션센터에서 필수의료 강화를 위한 간호사 역량 혁신방안을 주제로 열린 의료개혁 정책토론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총선 참패 후 의료개혁 추진에 있어 다소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던 정부가 이제 본격적으로 의료개혁을 '본궤도'에 올리는 모양새다.

정부는 의사들이 반대해온 '진료보조(PA) 간호사'를 본격적으로 양성해 의사들이 맡았던 업무 일부를 대신할 방침이다.

범정부 차원의 대책회의를 19일 재개하고, 이르면 내주 '대통령 직속 의료개혁특별위원회'를 출범시키기로 했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18일 의사집단행동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회의를 주재하며 "의료개혁을 흔들림 없이 완수해 나가겠다"고 밝혀 총선 후 가장 강력한 의료개혁 추진 의지를 드러냈다.

이어 "의료개혁은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과제"라며 "각계의 합리적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겠다"고 강조했다.

정부의 의대 증원 추진에 반발한 전공의들이 병원을 떠난지 60일째인 18일 서울 시내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 관계자가 휴식을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의 의대 증원 추진에 반발한 전공의들이 병원을 떠난지 60일째인 18일 서울 시내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 관계자가 휴식을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변수는 의사들의 반발이다. 

강경파인 대한의사협회(의협) 임현택 차기 회장과 사표 제출 후에 한 달을 맞는 의대 교수들의 움직임이 중요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총선 참패 후 여당은 "의대 증원에 대한 민의가 반영됐다"는 의사들의 '의대증원 심판론'에 시달리며 의료개혁 추진에 있어 다소 흔들리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정부는 19일 오후 한덕수 총리 주재로 의사집단행동 중대본 회의를 열흘 만에 개최하고, 회의 후에는 관련 브리핑을 하기로 했다.

브리퍼로는 그동안 의료개혁을 최전방에서 옹호하는 역할을 해 의사들이 '경질'을 요구하는 박민수 복지부 차관 등이 거론된다.

정부의 의대 증원 추진에 반발한 전공의들이 병원을 떠난지 60일째인 18일 서울 시내 한 대학병원 응급진료센터 앞에서 환자가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의 의대 증원 추진에 반발한 전공의들이 병원을 떠난지 60일째인 18일 서울 시내 한 대학병원 응급진료센터 앞에서 환자가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다음 주에는 의료개혁 과제들을 논의하는 사회적 협의체인 대통령 직속 의료개혁특위를 출범시킨다.

특위 위원은 20명 안팎으로, 복지부 등 정부 인사를 비롯해 의사·간호사·약사 등 의료계 단체, 환자단체 등으로 구성될 전망이다.

정부와 갈등을 빚는 의협과 대한전공의협의회 참여 여부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두 단체 참여 여부와 관계 없이 특위는 출범시킬 방침이다.

조 장관의 이날 '필수의료 강화를 위한 간호사 역량 혁신방안'을 주제로 의료개혁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이 토론회에서 조 장관은 탁영란 대한간호협회장과 악수를 하며 화기애애한 모습을 연출했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18일 오후 서울 중구 LW컨벤션센터에서 필수의료 강화를 위한 간호사 역량 혁신방안을 주제로 열린 의료개혁 정책토론회에 참석해 탁영란 대한간호협회장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18일 오후 서울 중구 LW컨벤션센터에서 필수의료 강화를 위한 간호사 역량 혁신방안을 주제로 열린 의료개혁 정책토론회에 참석해 탁영란 대한간호협회장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토론회에서는 '전담간호사'로도 불리는 PA 간호사들에 대한 전문교육을 통해 의사들의 업무 일부를 맡도록 하는 미국과 일본의 사례가 집중적으로 소개됐다.

사실 PA 간호사는 의료개혁에 있어 의사들의 반대가 가장 심했던 분야 중 하나다.

수술 보조, 검사시술 보조, 검체 의뢰, 응급상황 시 보조 등을 하는 PA 간호사는 법의 경계선에서 의사의 의료행위를 일부 대신해 왔다.

PA 간호사는 필수의료 기피 현상으로 의사 수가 부족해지자 2010년을 전후해 빠른 속도로 늘어났고, 현재 전국에 1만명 이상 활동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간호계는 '간호법' 제정 등을 통해 PA 간호사를 제도화하고 간호사들의 위상과 역할을 높이려고 노력해 왔지만, 이는 의사들의 반발 등으로 번번이 무산됐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18일 오후 서울 중구 LW컨벤션센터에서 필수의료 강화를 위한 간호사 역량 혁신방안을 주제로 열린 의료개혁 정책토론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18일 오후 서울 중구 LW컨벤션센터에서 필수의료 강화를 위한 간호사 역량 혁신방안을 주제로 열린 의료개혁 정책토론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런데 전공의 집단사직으로 의료 현장에서 의사들이 부족해지면서 PA 간호사의 역할이 중요해졌고, 의사들의 역할을 일부 대신할 주역으로 떠올랐다.

정부는 이날부터 대한간호협회와 함께 PA 간호사 대상 시범 교육에 들어가 PA 간호사의 전문 역량을 본격적으로 키우기로 했다.

나아가 여당은 새 간호법안을 21대 국회 회기 내 처리하겠다는 방침을 밝혀, 간호계의 숙원이었지만 지난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폐기됐던 간호법이 마침내 제정될 가능성마저 점쳐진다.

'이이제이'(以夷制夷)를 연상케 하는 이러한 정부와 간호계의 연대로 의사들의 집단행동에 맞서는 공동 대응전선이 형성되는 모양새다.

정부가 의료개혁을 본궤도에 올리기 위해 애쓰고 있지만, 변수는 의사들의 반발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온건파 비상대책위원회가 이끌던 의협은 내달 1일부터 강경파인 임현택 당선인 중심의 새 집행부가 이끌게 된다.

임 차기 회장은 '막바지'에 이른 의대 증원 확정을 앞두고 대정부 투쟁을 한층 강도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릴 가능성이 이다.

각 대학이 내년도 대입전형 시행계획을 확정해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에 제출하는 시한은 이달 말까지다. 대교협이 이를 승인하면 각 대학은 다음 달 말까지 홈페이지 등에 모집요강을 공고한다. 이렇게 되면 의대 증원은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게 된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18일 오후 의사 집단행동 관련 특별 근무중인 경기도 성남 국군수도병원을 방문해 의료진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덕수 국무총리가 18일 오후 의사 집단행동 관련 특별 근무중인 경기도 성남 국군수도병원을 방문해 의료진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의대 교수들의 움직임도 주목된다.

오는 25일은 의대 교수들이 무더기로 사직서를 제출한 지 한 달째로, 민법에 따라 '사직 효력'이 발생하는 시점이기도 하다.

의대 교수들의 사직서 제출이 '정부 압박용'인 상징적인 카드라고 하지만, 실제로 의료 현장을 떠나는 교수들이 나올 경우 이를 정부가 저지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의협과 의대 교수들의 반발이 격화하면 정부가 중단했던 전공의 의사면허 정지 절차를 재개하면서 '강경노선'으로 돌아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보건복지부는 사직 전공의들에게 3개월 의사면허를 정지하겠다는 사전통지서를 보내 3월 26일부터 면허를 정지시킬 수 있었지만, 대화를 위해 면허정지 본통지를 하지 않고 있다.

[전국매일신문] 이신우기자 
leesw@jeonmae.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