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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만점' 의대생, 강남역 인근서 '이별통보' 연인 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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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만점' 의대생, 강남역 인근서 '이별통보' 연인 살해
  • 이신우기자
  • 승인 2024.05.08 13: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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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행 전 흉기 미리 구입해 계획범죄 정황…오늘 오후 구속 심사
데이트폭력 3년새 30% 증가…"작년 최소 138명 여성 피살"
서초경찰서 전경.
서초경찰서 전경.

대낮 서울 강남 한복판에서 이별을 요구한 연인을 흉기로 찔러 살해한 사건이 또 발생했다.

피의자가 수능 만점자 출신의 명문대 의대생이라는 사실까지 밝혀지면서 시민들의 충격이 크다.

8일 서울 서초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6일 서초구 지하철 2호선 강남역 근처 건물 옥상에서 여자친구에게 흉기를 휘둘러 숨지게 한 혐의(살인)로 20대 남성 최모(25)를 긴급체포했다.

경찰은 "옥상에서 남성이 투신하려 한다"는 신고를 받고 현장으로 출동해 A씨를 끌어냈는데 이후 약이 든 가방 등을 두고 왔다는 최씨의 말에 현장을 다시 확인하는 과정에서 숨져있는 피해자를 발견했다.

최씨는 경찰 조사에서 동갑내기 여자친구가 '헤어지자'고 하는 말에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범행 2시간 전 경기 화성의 한 대형마트에서 흉기를 미리 구입하고 피해자를 불러내는 등 범행을 미리 준비한 정황도 드러났다.

특히 최씨가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만점을 받았고, 서울 명문대 의대에 재학 중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온라인, SNS 등에는 그에 대한 신상정보가 빠르게 퍼지고 있다.

또한 범행 장소가 지난 2016년 5월 17일 발생한 '강남역 살인사건' 현장에서 불과 500여m 떨어진 곳이라는 점에서 마침 사건 8주기를 앞두고 흉악 범죄에 대한 두려움을 다시 상기시킨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당시 노래방 화장실에서 한 여성이 일면식도 없는 남성에게 살해당하면서 한국 사회의 여성 대상 폭력과 혐오 문제가 수면 위로 오른 계기가 됐다.

경찰은 전날 최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며, 법원은 이날 오후 3시 30분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열고 구속 여부를 심리할 예정이다.

한편 여성을 대상으로 한 강력 범죄는 해마다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3월에는 경기도 화성에서 역시 20대 남성이 이별을 통보한 여자친구를 흉기로 살해하고 그의 어머니도 다치게 한 사건이 있었다. 

수원지검은 지난달 그를 구속기소하면서 이름(김레아·26) 등 신상과 머그샷을 공개하기도 했다.

작년 7월 인천의 한 아파트에서 옛 연인을 흉기로 찔러 살해한 A씨(31)는 앞선 폭행과 스토킹 범죄로 법원의 접근금지 명령을 받고도 피해자를 찾아가 범행을 저질렀다.

지난해 3월에는 30대 남성들이 각각 서울 금천구와 경기 안산시에서 사귀던 여성을 살해하는 사건이 잇따라 발생했다.

입사 동기인 여성을 351회에 걸쳐 스토킹하고 결국 지하철 2호선 신당역 여자 화장실에서 흉기로 살해한 전주환(33)은 지난해 10월 대법원에서 무기징역이 확정됐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데이트 폭력(교제 폭력)으로 검거된 피의자는 2019년 9천823명에서 2022년 1만2천828명으로 3년 새 30.6% 증가했다.

남편이나 애인 등 친밀한 관계의 남성에 의해 여성이 살해되는 사건에 대한 정부 공식 통계는 없다.

다만 한국여성의전화는 언론 보도 사건 등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친밀한 관계의 남성에 의해 살해된 여성이 최소 138명에 이른다고 발표했다. 사흘에 한명 꼴이다. 자녀나 부모 등 주변인 피해자 수를 포함하면 최소 568명이다.

[전국매일신문] 이신우기자 
leesw@jeonm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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