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매일신문
지면보기
 표지이미지
지방시대
지면보기
 표지이미지
구조조정이 성공하려면...
상태바
구조조정이 성공하려면...
  • .
  • 승인 2016.06.09 14:1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조선과 해운 등 한계산업 구조조정 실탄 마련을 위해 총 11조원 규모의 자본확충펀드가 조성된다. 이와 별도로 정부는 오는 9월 말까지 수출입은행에 1조원 규모의 현물출자를 추진하고, 내년도 예산안에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의 출자소요를 반영하기로 했다. 기업 구조조정 진행 여파에 따라 정부와 한은이 수은에 추가 직접 출자하는 방안도 강구된다. 기업 부실관리의 책임이 있는 산은과 수은에 대해 임금삭감과 인력감축, 자회사 매각 등 고강도 쇄신안이 적용된다. 이달 중 조선업을 특별고용지원업종으로 지정하는 등 조선업 및 유관산업에 대한 다양한 고용지원방안도 마련된다. 정부는 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산업경쟁력 강화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이같은 내용의 산업·기업 구조조정 추진계획을 확정했다.
이날 회의에는 유 부총리 외에 임종룡 금융위원장,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 등이 참석했다. 정부는 기업 구조조정 추진 과정에서 컨트롤타워가 없다는 지적을 감안해 기존의 차관급 협의체를 부총리 부재 관계장관회의로 격상하고 이날 첫 회의를 열었다. 정부는 기업 구조조정에 필요한 재원을 추정한 결과 산은과 수은 등 국책은행에 5조∼8조원의 자본확충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재정과 중앙은행이 가진 다양한 정책 수단을 검토해 최적의 조합(policy-mix)을 찾는다는 기본방침 아래 정부의 직접출자와 한국은행의 간접출자 등을 통해 금융시장 안전판을 구축하기로 했다. 정부는 우선 수은의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 비율 10.5%를 유지하기 위해 오는 9월 말까지 정부 보유 공기업 주식 등 1조원 규모의 현물출자를 실시하기로 했다. 내년도 예산안에 산은과 수은의 출자소요를 반영하는 현금출자 방안도 추진한다. 국책은행 자본확충 방안의 핵심인 간접출자 방식의 자본확충펀드는 11조원 한도로 조성된다. 펀드(SPC)는 자산관리공사가 설립하고 한은 대출 10조원, 기업은행의 자산관리공사 후순위 대출 1조원 등으로 재원을 마련한다. 자본확충펀드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정부와 한은이 조성했던 은행자본확충펀드의 변형 모델로 한은이 대출해준 돈으로 펀드를 만들면 펀드가 산은 및 수은 등 국책은행의 신종자본증권(코코본드)을 매입해 은행의 자기자본비율을 높여주는 방식이다.
조선과 해운의 부실 규모를 보면 국민은 기가 막힌다. 해운사와 조선업에 대한 은행권의 위험 노출액(익스포저)은 약 70조 원에 이른다. 대우조선해양,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등 조선 '빅 3'에 대한 익스포저만 50조 원이 넘는다.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의 익스포저는 1조8천억 원가량이다. 은행권은 법정관리에 들어간 STX조선에 대한 충당금으로 3조 원을 적립하고, 해운업, 대우조선에 대한 충당금도 각각 수천억 원을 적립해야 할 상황이다. 이 때문에 이번 계획의 발표에도 국민은 부실기업 구조조정에 돈이 더 들어가지 않을까 우려가 적지 않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되지 않을까 걱정이다. 부실 규모가 가장 큰 대우조선해양의 경우 1987년부터 공적자금과 국책은행 자금만 6조5천억 원이 투입됐지만 지난해 말 부채 비율이 7천%를 넘었고, 지난 3년간 적자가 4조4천500억 원에 달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개별기업 자구 노력이 원칙"이라며 "신규 추가 자금 지원은 없다"라고 밝혔다. 이 원칙을 꼭 지켜서 재벌, 대기업, 채권단의 무능, 방만 경영, 부도덕을 뒤치다꺼리 하느라 더는 국민 혈세를 낭비해서는 안 된다.
이를 위해서는 부실의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해 관련자들을 처벌하고, 부실 경영의 책임이 있는 기업주들은 사재 출연 등으로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검찰 부패범죄 특별수사단은 정부의 구조조정 계획 발표 당일 경영 부실 은폐 의혹이 제기된 대우조선해양, 산은에 대해 압수수색을 단행했다. 한진해운의 자율협약 신청이 발표되기 직전 미공개 정보로 주식 거래를 한 의혹을 받는 최은영 전 한진해운 회장도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조사를 받았다. 대우조선의 경우 수조원대의 회계부정, 방만 경영, 대주주이자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의 부실 관리 등에 대한 철저한 책임 추궁이 이뤄져야 한다. 부실기업 수사가 여론의 압력에 못 이겨 시작됐다가 용두사미로 끝나서는 안 되며 기업주 및 경영진의 비리, 도덕적 해이가 재발하지 않도록 의혹의 실체를 낱낱이 밝혀야 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