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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심는 기부천사로 변신한 한류삼계탕 사장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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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심는 기부천사로 변신한 한류삼계탕 사장님
  • 서정익기자
  • 승인 2016.07.06 10: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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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중구 순화동에서 36년째 신라삼계탕 운영 남월진 대표
- 2012년부터 중구 창덕여중에 3000 여만원 상당 수목 기부


<전국매일/서울> 서정익 기자 = "장미가 다 져버렸네... 학교담장을 따라 철쭉, 반송나무, 사과나무가 둘러쌓여 있어요. 이건 울산에서 왔고, 이건 바로 옆 서소문공원에서 왔고..." 

서울 중구 정동에 위치한 창덕여중 입구에 들어서자 남월진(68)대표의 눈길은 운동장을 둘러싼 정원에, 손길은 나무들을 가리키며 분주해진다.

1945년에 문을 연 창덕여중은 학생수는 230 여명에 불과하지만 산책길과 정원이 나무와 꽃들로 둘러쌓여 서울 도심인데도 불구하고 고즈넉하다.

대부분 남 대표가 기부한 것들로 꾸민 것이다. 이처럼 남 대표가 창덕여중에 나무를 심게된 것은 2012년 큰손녀의 입학식때 참석한 것이 계기가 됐다.

평소 중구 관내 행사에서 자주 만났던 김성수 교장과 차 한잔을 마시던 남 대표는 학교 운동장 옆 언덕이 텅 비어 있는 것을 보고 왜 나무를 안심느냐고 물었다. 아이들 놀이공간으로 조성하려 한다는 교장의 말을 들은 남 대표는 나무를 심자고 건의했다.

즉시 고향인 경남 울산에 있는 조경농장 주인에게 전화를 걸어 학교에 심을 나무를 주문했다. 얼마후 철쭉 3천100주, 반송·사과나무 150주, 잔디 등이 학교 곳곳에 심어졌다. 약 3000 여만원에 해당하는 수목들이다.

어느새 창덕여중 조경 조성은 남대표의 몫이 됐다. 마치 우리집 정원을 조성하는 것처럼 남대표는 세심하게 움직였다.

워낙 나무 값이 비싸 개인적으로 구입하기에는 한계가 있어 학교 인근의 시교육청이나 시청, 농협중앙회 등에 요청해 나무를 구했다. 인근에 폐쇄된 근린공원의 나무도 확보해 이식했다. 이런 남대표의 노력으로 학교 정원은 각양각색의 나무로 사철 꽃이 피고 푸르름을 더했다.

최근에는 산책로도 조성했는데 재료가 흥미롭다. 산책로가 나무로 시작하다가 벽돌로 이어졌는데 모두 주변 공사장에서 가져와 재활용한 것들이다.

학생들이 쉬는 시간에 정원에 나와 독서하면서 음악을 들을 수 있도록 음향시설도 설치하고 운동기구도 설치했다. 방치되어 있는 분수정원에는 물고기를 풀어놨다.

창덕여중 교장도 남대표를 뒷받침했다. 남씨 혼자서 조경 관리를 할 수 없어 관리는 학교측에서 맡았다.

남 대표의 통 큰 기부 배경은 68년부터 48년 동안 중구에 거주하면서 자리 잡은 애틋한 지역사랑에 대한 마음이다.

당시 태평로에서 식료품점을 운영하던 남 대표는 80년부터 서소문동에서 설렁탕집 '신라삼계탕(중구 순화동 139-1)'의 문을 열었다. 지금의 순화동에 자리잡은 것은 2001년부터.

그의 부지런함과 근면함 때문에 장사하는 곳마다 번창했다. 신선한 재료로 우리 가족이 먹을 음식을 손님과 함께 나누는 마음으로 장사하다 보니 손님들이 몰렸다.

2006년에는 '홍콩의 식신(食神)'이라 불리는 '차이란’이 120여명의 팬클럽과 신라삼계탕을 찾았다. 다음 해에는 세계 126개 국가들을 돌아다니면서 먹을거리와 볼거리를 취재하는 외국의 TV 프로그램에 소개되어 한국을 대표하는 먹거리 집으로 우뚝 섰다.

한류가 세계를 휩쓰는 지금은 '한류삼계탕’소문을 듣고 찾아오는 외국인 손님들로 넘쳐나 주말에도 문을 닫을 수가 없을 정도다.

올해 3월에는 명동에서 외국 관광객을 대상으로 열린 시식행사에 신라삼계탕도 대표 음식점으로 참여했는데 중국에서 포장수출 의뢰가 들어와 사업확장을 고려 중이다.

서소문공원이 바라보이는 신라삼계탕 구석에 마련된 남대표의 사무실에는 경로당 어르신 효실천 봉사, 청소년 음식 봉사, 소공동 행복더하기 위원 등 봉사 표창장과 상패로 가득차 있다. 현재는 소공경로당회장직과 바르게살기 중구협의회 고문을 역임하고 있다.

남 대표는 “큰 손녀가 창덕여중을 졸업하고 고등학생이 됐다. 지금 초등학교 3학년인 둘째손녀가 창덕여중을 들어갈 때 쯤이면 사과나무에 사과가 열리고 반송나무의 키가 더 크겠지요. 학교를 잘 가꾸면 학생들이 행복해지고 희망이 크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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