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매일신문
지면보기
 표지이미지
지방시대
지면보기
 표지이미지
시간이 걸리더라도 인내심 갖고 설득해야
상태바
시간이 걸리더라도 인내심 갖고 설득해야
  • .
  • 승인 2016.07.18 14:1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군 당국이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의 경북 성주 배치를 둘러싼 우려를 불식하고자 군사기밀까지 공개하며 적극적인 대국민 설득작업에 나섰다. 우리 군은 북한의 탄도미사일을 발사 단계부터 탐지하고자 충청권에 있는 그린파인 레이더 2대를 교대로 가동하지만, 사드 레이더는 평소에는 꺼져 있다가 탄도미사일 발사 징후가 포착됐을 때 가동된다. 레이더에서 나오는 전자파의 양도 그만큼 적다는 얘기다. 다만, 사드 레이더는 고속으로 비행하는 적 미사일을 정밀하게 추적하고 요격하기 위해 목표물을 향해 집중적으로 빔을 쏘기 때문에 그린파인 레이더와 전자파 세기를 단순 비교할 수는 없다는 분석도 있다. 사드 레이더의 인원 안전거리는 그린파인보다 짧지만, 항공기 안전거리는 긴 것으로 알려졌다. 사드 레이더에서 2.4㎞ 떨어진 공중은 전파 교란 가능성 때문에 '일반 항공기 비행제한공역'으로 설정돼 항공기 출입이 제한된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사드 레이더의 구체적인 주파수와 출력이 공개되지 않는 한, 안전성을 확신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방부가 군사기밀까지 공개하며 사드를 둘러싼 우려를 불식하는 데 나서자 사드에 관한 괴담 수준의 근거 없는 루머가 하나씩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사드 레이더가 고지대에서 북쪽 상공으로 빔을 방사하고 국내에서 아무 문제 없이 운용 중인 레이더보다도 전자파 출력이 약하다는 사실이 공개된 이상, 사드배치로 성주 특산물인 참외가 전자파로 오염된 '사드 참외'가 될 것이라는 주장과 같은 괴담은 설 자리가 없어진 상황이다. 사드배치에 강하게 반발하는 중국과 러시아에서는 유사시 한국에 배치된 사드가 타격 대상이 될 것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북한도 전날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대변인 성명을 통해 "남조선은 대국들 간의 정치, 경제, 군사, 외교적 갈등과 마찰의 한복판에 설 수밖에 없게 되어있다"고 주장하는 등 '괴담'을 퍼뜨리는 데 가세하는 형국이다.
주민들의 각종 의구심과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한 당국의 책임 있고 성의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 황교안 국무총리는 15일 성주 지역을 찾아 사드배치와 관련해 사전에 정부의 충분한 설명이 없었던 점을 사과했다. 황 총리는 조금이라도 안전에 문제가 있다면 사드를 배치하지 않겠다고 했다. 뒤늦게라도 책임 있는 당국자가 주민들을 직접 찾아가 설득 노력에 나선 것은 다행이다. 다만 이 과정에서 일부 주민이 물병 등을 던지고 총리 일행이 탄 버스를 수 시간 동안 막아섰다고 하니 유감스러운 일이다.
정확한 정보가 공개되면 될수록 괴담과 유언비어는 사라질 것이다. 군 당국이 14일 탄도미사일 조기경보 레이더인 '그린파인' 기지를 공개한 것은 군사기밀 유출 위험성에 대한 지적도 있지만, 사드의 인체 유해성 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해 불가피했던 조치였다고 본다. 사드 레이더보다 전자파 출력이 훨씬 강하다는 그린파인 레이더의 경우 레이더 전방 30m 지점에서 6분 동안 관측한 전자파 강도는 국내 전파법상 인체 노출 허용기준치의 4.4%에 불과했다고 한다. 이런 정보 앞에 '성주에서 거주하고 있는 분들은 전자레인지를 뒤집어쓰고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는 식의 악의적인 주장은 설 자리를 잃게 마련이다. 실증적이고 과학적인 자료를 꾸준히 제시하면 주민들도 사드의 안전성을 납득할 수 있다고 본다. 더욱이 성주군수가 외부 세력의 개입에 반대한다는 입장까지 밝혔다고 한다. 사드와 관련해 국민이 그래도 의구심을 떨치지 못한다면 정부당국은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인내심을 갖고 설명하고 설득해야 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