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親朴 '공황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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親朴 '공황상태'
  • 서정익기자
  • 승인 2016.07.21 07: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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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누리당 친박계가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았다.
 4·13 총선 참패를 딛고 재기를 노리려던 시나리오도 줄줄이 폐기는 물론 계파의 ‘발전적 해체’가 아닌 ‘소멸’ 우려가 제기될 정도다.
 당장 차기 지도부를 꾸리는 8·9 전당대회 전망이 불투명하다.
 현 정권의 ‘실력자’로 불렸던 4선의 최경환 의원이 지난 6일 전대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친박계 진영에 먹구름이 드리웠다.
 최 의원은 자신을 겨냥한 총선 참패 책임론과 극심한 계파 갈등을 우려해 “백의종군”을 다짐했다.
 그는 당시 “공천에 관여할 수 없는 평의원이었는데도 마치 제가 공천을 다 한 것처럼 매도 당했다”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그러나 2주일도 지나지 않아 김성회 전 의원에게 지역구 이동을 종용하는 등 공천 개입 의혹을 시사하는 지난 1월의 녹취록이 보도돼 당혹스러운 처지가 됐다.
 최 의원의 불출마에 따른 대안으로 급부상한 ‘큰형님’ 서청원(8선) 의원도 체면을 구겼다.
 서 의원이 경기 화성갑에서 현역 최다선 고지에 오르는 데 최 의원과 윤상현 의원은 물론 당시 현기환 청와대 정무수석비서관까지 나섰다는 녹취록이 나오면서다.
 출마 여부를 놓고 고민을 거듭하던 서 의원은 녹취록이 보도된 이튿날 불출마를 선언했다.
 최·윤 의원과 현 수석의 개입으로 김 전 의원이 화성갑 출마를 포기, 서 의원은 자신의 의도와 무관하게 혜택을 본 당사자가 돼버린 구도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친박계 실세로 꼽히던 정치인들이 나란히 불명예를 떠안은 마당에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을 겨냥한 의혹마저 불거져 친박계는 더 암담해졌다.
 이들을 대체할 마땅한 당권주자가 눈에 띄지 않는 데다, 누가 나서더라도 ‘친박 패권주의’에 대한 반감 때문에 승산이 낮다는 관측에서다.
 한 친박계 중진 의원은 20일 “집에 큰불이 났다. 불길을 어디서부터 잡아야 할지조차 모르겠다”고 답답함을 호소했다.
 친박계가 당권을 잡고 정권 재창출을 도모하려던 계획이 꼬인 것이다. 원내 친박계 대권 주자도 마땅치 않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영입이 막연히 거론되는 정도다.
 전대의 ‘플랜A’와 ‘플랜B’가 무산된 친박계 일각에선 중립 성향의 이주영 의원이나 현재로서 유일한 친박계인 이정현 의원을 밀자는 ‘플랜C’가 거론된다.
 친박계 재선 의원은 “이주영 의원은 여러 차례 당내 선거에서 떨어져 동정표가 적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출마 여부를 저울질 중인 4선의 홍문종 의원이 ‘구원투수’로 나서야 한다는 견해도 있다. 수도권 출신인 데다 조직 동원력이 뛰어난 게 장점으로 꼽힌다.
 이주영·홍문종 의원은 지난해 초 원내대표·정책위의장 경선에서 친박계 러닝메이트로 뛰었던 인연도 있다.
 홍 의원은 “상황이 녹록지 않은 게 사실이라 요 며칠 꼬박 밤을 새우면서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친박계가 당권 탈환에 실패할 경우 박근혜 대통령의 임기가 후반부로 갈 수록 구심점이 약해진 계파의 ‘핵분열’이 가속할 것이라는 전망이 고개를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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