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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곳하나 의지할 곳없는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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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곳하나 의지할 곳없는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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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6.07.25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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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존할 가족과 친구가 있느냐는 질문에 대한 긍정적인 답변을 한 사람의 비중은 한국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입법조사처의 'OECD 사회통합지표 분석 및 시사점'(이만우 보건복지여성팀 팀장) 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 OECD 사회통합지표를 분석한 결과, 한국은 '사회적 관계(사회적 지원 네트워크)' 부문에서 10점 만점 중 0.2점을 받았다. 이런 물음에 대해 한국인의 72.4%만 긍정적인 답변을 내놨다. 나머지 27.6%는 곤경에 처했을 때 주위에 도움을 받을 가족·친구가 없는 고립 상태에 처한 셈이다. 한국인들 사이 이런 긍정적인 답변의 비율은 조사 대상인 36개 국가(OECD 34개 회원국+브라질, 러시아) 중 가장 낮았다. 전체 평균인 88.0%보다 15.6% 포인트나 낮은 수준이다. 긍정적인 답변율이 높은 나라는 스위스(95.8%), 덴마크(95.0%), 독일(93.6%), 호주(92.0%) 등이었으며 미국(90.0%), 일본(88.5%) 역시 평균보다 높았다.
한국은 정치적으로 불안한 터키(86.1%)나 칠레(85.0%), 멕시코(76.7%) 같은 중남미 국가들보다도 낮았다. 한국은 긍정적인 답변율 자체도 낮았지만, 젊은 층과 중·고령층 사이의 격차도 심각하게 컸다. 보고서는 긍정적 답변율을 15~29세, 30~49세, 50세 이상 등 3가지 연령대별로 나눠서 분석했다. 15~29세의 긍정적인 답변율은 93.26%로 전체 평균(93.16%)보다 높았지만, 50세 이상은 60.91%(전체 평균 87.20%)로 조사 대상 중 가장 낮았다. 두 연령대 사이 긍정적 답변율의 격차 역시 조사 대상 중 가장 컸다. 한국은 30~49세 연령대의 긍정적 답변율에서도 하위권을 기록했다. 78.38%가 긍정적인 답변을 했는데, 이는 조사 대상 36개국 중 터키(74.45%)를 제외하고는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한국의 자살률은 2003년 이후 12년 동안 OECD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자살사망률은 매년 증가해 2011년 31.7명까지 증가하고서 다소 줄어들긴 했지만, 작년 기준으로 인구 10만 명당 27.3명이나 된다. 특히 노인들의 고립은 심각하다. 노인 자살률은 인구 10만 명당 55.5명으로 전체 평균 자살률의 2배 수준이다. OECD 평균 자살률 12.0명과 비교하면 5배에 가깝다. 1인 가구는 올해 523만202가구로 집계됐고 그중 65세 이상 1인 가구가 144만2544가구로 전체의 약 25%에 달했다. 고독사를 뜻하는 무연고 사망자는 지난해 1245명이었고 그중 40∼50대 남성이 483명으로 38.7%를 차지했다.
이처럼 낮은 사회적 관계는 사회 통합을 저해하는 원인이 된다. 심한 사회 갈등으로 인해 통합도가 낮아서 사회적 관계가 약하다고 말할 수도 있다. 한국은 이미 양극화로 계층 갈등이 심각하고, 최근에는 청년 실업으로 인해 세대 갈등 조짐마저 보인다. 이런 건강하지 못한 사회적 관계가 장기적인 경기 침체, 고용불안으로 인해 더 악화하지 않을까 우려한다. 경제적 여유가 없을수록 자신의 주위와 불우한 이웃을 돌아볼 여지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곤경에 처했을 때 피붙이나 벗에게조차 의지할 수 없는 현실은 우리나라의 취약한 사회안전망, 낮은 복지 수준과 복지 사각지대를 고려할 때 쉬이 지나칠 문제가 아니다. 어려울 때 가족, 친구, 사회 중 어디에도 기댈 수 없다면 행복과 안정감을 느낄 사회 구성원이 얼마나 되겠나. 사회 불안은 심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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