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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하기 힘든 구조조정 대상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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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하기 힘든 구조조정 대상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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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6.08.08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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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32곳이 구조조정 수술대에 오를 기업으로 선정됐다. 이 중 상장사는 6개사(거래정지 2개사 포함)이며 한진해운, 현대상선, STX조선해양, STX중공업 등 이미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는 기업도 다수 포함됐다. 금융감독원은 '2016년도 대기업 신용위험 정기평가' 결과 32개 대기업이 구조조정 대상 업체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금융권에서 빌린 돈이 500억원 이상인 대기업 1천973개사 중 부실 징후 가능성이 보인 602개사를 평가한 결과다. 부실 징후는 있지만 경영정상화 가능성이 큰 C등급이 13개사, 경영정상화 가능성이 낮은 D등급이 19개사였다. A∼D등급의 4단계 평가 중 A·B등급은 정상기업이지만 C등급은 금융회사와 워크아웃(기업재무구조개선) 약정을 맺고 경영정상화를 추진해야 한다. D등급은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해야 한다.
구조조정 대상기업은 작년 정기평가(35개) 때보다 3개 줄었다. 통상 대기업 신용평가는 1년에 한 차례씩 하지만 한계기업이 급증한 작년에는 연말에 추가로 평가 작업을 진행했다. 지난해 두 차례 평가에서는 모두 54개 기업이 구조조정 대상으로 선정됐다.' 업종별로는 조선·건설·해운·철강·석유화학 등 5대 취약업종 기업이 17개사로 전체 구조조정 대상의 절반 이상(53%)을 차지했다. 조선과 건설업종이 각각 6곳이고 전자 5곳, 해운 3곳, 철강 1곳, 석유화학 1곳이었다. 그나마 업황이 좋았던 전자업종도 2년 연속으로 5개사 이상이 구조조정 대상으로 선정돼 금감원이 산업 리스크를 밀착 모니터링하기로 했다. 채권단과 조건부 자율협약을 진행해온 현대상선과 한진해운은 각각 C등급을 받았다. 법정관리에 들어가 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조선업체 STX조선해양과 STX중공업도 구조조정 대상에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현대중공업·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 등 '조선 빅3'는 나란히 B등급을 받아 정상기업으로 분류됐다. 구조조정 대상기업이 금융권에서 빌린 돈은 모두 19조5000억원이었다. 1년 전 정기평가 때보다 1.7배(12조4000억원)나 늘었다. 대형 조선·해운사가 대거 포함된 여파다. 은행들은 구조조정 대상기업에 빌려준 돈을 못 받을 가능성에 대비해 상반기 중 3조8000억원의 충당금을 쌓았다. 추가로 쌓아야 할 대손충당금은 은행 2300억원, 저축은행 160억원 등으로 많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다. 신용위험 평가에서 C·D등급을 받은 기업과 별개로 부실 가능성이 있지만 채권은행 지원 없이도 자체적으로 경영정상화가 가능한 기업은 26개사로 나타났다. 금감원은 B등급과 C등급 사이에 있는 이들 기업을 '자체 경영개선 프로그램 대상'으로 분류해 자구계획 이행 실적을 점검한다.
금감원은 '빅 스리'를 구조조정 대상에서 제외한 것은 이들 업체의 자구계획 수립과 대주주의 의지, 산업정책적 판단 등을 종합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은 당장 드러난 문제는 심각하지 않은 만큼 향후 면밀히 모니터하는 것을 전제로 구조조정 대상에서 제외한 조치를 수긍할 여지가 있다. 그러나 대우조선은 전임 경영진의 분식회계가 드러나 한꺼번에 5조5천억 원의 적자를 재무제표에 반영하는 '빅 배스(Big Bath)'를 단행한 데 이어 현 경영진도 지난해 영업손실을 1천200억 원 축소한 혐의가 드러나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사태가 이 지경인데도 대우조선 경영진과 대주주의 말만 믿고 자구계획 이행방안을 지켜보겠다는 금감원의 태도는 납득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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