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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경영·비리유발 거악 존재여부 밝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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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경영·비리유발 거악 존재여부 밝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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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6.08.23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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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부패범죄특별수사단은 22일 대우조선해양 경영비리에 연루된 의혹을 받는 홍보대행사 뉴스커뮤니케이션스 대표 박수환씨(58·여)를 소환, 조사했다. 재계 등에 따르면 박 대표는 1997년 뉴스커뮤니케이션즈를 세운 뒤 외국계 기업과 국내 대기업 홍보 대행업무를 맡아왔다. 특히 지난 수년 동안 재벌 총수 일가의 경영권 분쟁이나 금융·산업 분야 대형 송사에 관여하며 두각을 드러냈다. 박 대표는 조현문 전 효성그룹 부사장이 2013년께 친형인 조현준 사장 등을 상대로 고소·고발전을 벌일 때 조 부사장 편에서 언론 홍보를 담당했다. 박 대표는 조 전 부사장으로부터 두터운 신임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작년 롯데그룹 '형제의 난' 때도 재계에서 이름이 거론됐다. 박 대표가 데리고 있던 직원이 독립한 후 신동빈 회장과 경영권 분쟁을 벌이던 신동주 회장 측 홍보대행을 맡으면서, 당시 박 대표가 배후에서 영향력을 발휘하는 게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돌았다. 박 대표는 계열사 구조조정을 둘러싸고 벌어진 강신호 동아제약 회장과 차남 강문석 사장 간의 다툼에도 관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외환은행과 분쟁에 휩싸인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 삼성물산과 지분 다툼을 벌인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 홍보업무를 대행하는 등 대형 사건의 대언론 창구 역할도 맡았다. 당시 이 회사가 굵직한 사업을 따내자, 각계에 뻗은 박 대표의 인맥이 작용했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박 대표는 재계뿐 아니라 정관계, 법조계, 언론계 등에도 탄탄한 인맥을 구축해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2004년 이명박 당시 서울시장의 홍보업무를 맡은 것을 인연으로 이명박 정부 실세들과 교류가 많아지면서 이명박 정부 정관계 인사들과 두터운 친분을 쌓은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박 대표가 홍보대행사 일감을 수주할 때 대기업에 자신의 인맥을 적극 활용하고 유력인사들과의 친분을 과시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남 전 사장의 재임 시기이던 2009~2011년 대우조선은 뉴스커뮤니케이션스에 20억원을 지급하며 홍보 계약을 맺었다.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은 민유성 전 행장 시절인 2008년 이 업체와 새로 용역 계약을 했다. 검찰은 당시 잇따른 홍보 계약이 남 전 사장의 연임 로비와 연관돼 있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민 전 행장은 은행장을 그만둔 뒤 사모펀드 운영사인 티스톤파트너스와 나무코프 회장으로 있으면서도 홍보 계약을 체결했다. 홍보업계의 마당발로 꼽히는 박 대표와 계속 거래 관계를 맺어온 셈이다. 뉴스커뮤니케이션스가 대기업들에 홍보업무 제안서와 함께 배포한 추천인 목록에는 민 전 행장과 남 전 사장은 물론이고 전직 검찰 고위 간부와 유력 언론사 핵심 간부의 이름과 휴대전화 번호가 적혀 있다고 일부 언론은 보도했다. 이들 유력인사와 뉴스커뮤니케이션스, 대우조선 남 전 사장 사이에 비리 커넥션이 있었는지는 수사를 통해 규명돼야 한다.
박 대표의 이력과 역할이 이번 수사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엿보게 한다. 수사단은 지난 6월 초 대우조선 본사와 거제 조선소 등에 대한 압수수색에 들어갔다. 경영 부실 및 은폐 의혹 등이 제기돼 온 데 따른 것이었다. 전직 경영인이 주도한 천문학적인 규모의 분식회계, 횡령, 금품수수 혐의가 드러나기도 했는데 박 대표는 대우조선 경영자가 아니다. 검찰이 단순히 대우조선의 내부 경영비리 실태를 캐보자고 박 대표를 직접 소환한 것은 아닐 것이다. 그간 정관계 등 유력인사들이 대우조선 부실 경영의 배후에 있다는 소문은 끊임없이 나돌았다. 박 대표에 대한 조사는 복마전으로 불리는 대우조선의 부실 경영과 비리 행태를 유발한 거악의 존재 여부를 밝혀내는 단초가 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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