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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적 폭염.가뭄' 농촌지역 식수확보 '초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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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적 폭염.가뭄' 농촌지역 식수확보 '초비상'
  • 안동/ 장세진기자
  • 승인 2016.08.25 08: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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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록적인 폭염에 여름 가뭄이 겹쳐 경북 북부 농가에 비상이 걸렸다. 농민은 결실이나 수확기를 앞두고 비가 오지 않으면 농사를 포기해야 할 정도로 심각한 실정이다. 게다가 농업용수뿐 아니라 식수마저 고갈해 자치단체가 급수차를 이용해 물을 공급하는 곳도 생겨나고 있다.

◆메말라 죽는 농작물…속 타는 농민
 안동시 풍산읍 노리 2640㎡에 잘 자라던 땅콩이 대부분 말라죽었거나 죽어가고 있다.
 초록빛이어야 할 땅콩 잎은 절반 이상이 누렇게 말라 들어갔다. 더는 피해를 막기 위해 사나흘에 한 번씩 물차를 불러 물을 받는다. 물차는 대형 탱크에 물을 싣고 와 농가에 공급한다.
 그러나 땅콩은 모래성분이 많은 사질토(沙質土)에서 자라는 탓에 물은 아무리 부어도 눈 깜짝할 새 아래로 스며들거나 증발해 버린다.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땅콩을 수확해 얻는 소득보다 물값이 더 들어간다.
 인건비는커녕 물값도 건지지 못해 농사 포기를 심각하게 고민한다. 주변 다른 땅콩 농가도 같은 처지다.
 땅콩밭뿐만 아니다. 안동 등 경북 북부에서 마(산약), 생강, 우엉 등 뿌리 작물을 재배하는 대부분 농가가 유례가 드문 여름 가뭄에 허덕이고 있다.

◆비 얼마나 왔나…농업용수 확보는?
 안동시가 자체 집계하는 강수 자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안동에 내린 비는 17.7㎜에 그친다. 최근 3개월 누적 강수량도 평년의 78.1%인 369.3㎜이다.
 기상청 자료로도 안동에는 장마가 막바지인 지난달 16일 15.4㎜가 온 뒤 비 같은 비는 내리지 않았다. 의성군, 예천군 등 북부 대부분이 비슷하게 비가 내렸다.
 게다가 지난달 26일 이후에는 낮 최고기온이 33도를 넘는 더운 날씨가 하루도 빠지지 않고 계속됐다. 이달 11∼12일 최고기온은 37.8도까지 치솟았다.
 비가 오지 않는 날씨에다가 고온현상으로 농지 주변에 수분 증발을 앞당겼다.
 강수량은 평년보다 적지만 안동댐, 임하댐 등 주요 댐 저수량은 아직 양호한 편이다.
 지난 17일을 기준으로 저수율은 안동댐 56.7%, 임하댐 42.6%, 군위댐 42.6% 등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저수율은 각각 32.3%, 28.3%, 28.2%에 그쳤다. 지난해에는 봄 가뭄이 극심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저수율은 빠르게 낮아지고 있다.
 8월 10일 기준으로 안동댐 58.7%, 임하댐 43.6%, 군위댐 44.3%이다. 일주일에 1% 이상씩 저수율이 떨어지고 있다.
 농가에서는 봄 가뭄은 같은 해 농사에 영향을 준다고 한다. 여름 가뭄은 가을 이후 시작하는 2모작과 이듬해 농사에도 영향을 끼친다고 본다.
 또 천수답이나 고지대에 있는 밭에는 댐·저수지 물을 이용하기 힘들어 가뭄이 계속되면 댐 등에 수량 확보 여부와 관계없이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안동시 서후면에서 콩 농사를 짓는 김상석(56)씨는 “예전에는 태풍이라도 한 번씩 있었는데 올해는 그마저 없다. 하늘이 해결해주지 않으면 농사를 포기해야 할 판이다”고 걱정했다.

◆농업용수보다 더 급하다…일부 지역 식수난
 농업용수 확보보다 더 시급한 일이 있다. 안동 일부 지역에서 식수를 확보하지 못하는 곳이 생겼기 때문이다.
 안동시는 마을상수도 고갈 등으로 식수 확보에 차질을 빚는 시민이 40여가구에 80여명이 될 것으로 파악했다.
 풍산읍 만음리 일명 대추월 마을. 7가구 15명이 집집이 설치한 개인 우물(관정)을 이용해 식수를 충당했다. 그러나 가뭄으로 이 마을 우물은 대부분 말라버렸다.
 예안면 신남리 자운마을, 녹전면 매정리 담마 마을 등에 있는 마을상수도도 말라 운반급수가 아니면 식수를 해결할 수 없다.
 이 밖에 와룡면 가구·지내·산야리 일대 3가구, 임동면 박곡리, 북후면 옹천리 등에도 우물 등이 말라버리는 일이 이어지고 있다.
 안동시는 인구가 많은 마을 등에 짧게는 이틀에 한 번씩, 우물이 완전히 마르지 않아 형편이 조금 나은 곳에는 3∼4일에 한 번씩 2t짜리 또는 5t짜리 급수차를 동원해 물을 공급한다.
 안동시 관계자는 “가뭄으로 운반급수 요청이 많이 들어오고 있다”며 “조만간 비가 오지 않으면 산간 외딴 주택에 사는 주민 등은 식수 확보에 큰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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